[세계의 현장에서] 난민 위기 최전선에서 보내는 편지
2017.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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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위기 최전선에서 보내는 편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지?’ 바다에서 구조된 아이를 볼 때면 스스로 끝없이 묻는 말입니다.


이번에는 17살쯤 되는 소년 알리가 선상 치료실에 들어왔습니다. 몇 시간 전 바다 위에서 구조된 알리는 영양실조로 경련이 나고, 말도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알리가 다친 다리를 가리켰습니다. 다리에는 리비아에서 받은 고문으로 생긴 상처가 있었습니다. 알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작은 퍼즐 하나가 풀렸습니다.


오늘 아침 누군가 “뭔가 보이는 것 같아!” 하고 외쳤습니다. 쌍안경을 들자 수평선에 아주 작은 점 하나가 보였고 그 점은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습니다. 우리는 동이 트자마자 수평선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점에 가까이 다가가자, 사람으로 빽빽하게 차 있는 고무보트의 윤곽이 선명해졌습니다. 고무보트 공기는 빠지기 시작했고, 아무도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에게 접근 승인을 받고, 조잡한 보트에 옹기종기 타고 있는 100명도 넘는 사람을 수색구조선 보스 헤스티아(Vos Hestia) 호에 태웠습니다. 네 명 중 한 명은 아이였습니다. 그날 늦은 시간까지 알리를 포함한 100명을 더 구조선에 태웠습니다.


최근 지중해에서 NGO들이 생명을 구하는 방식에 의혹이 생기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구조된 난민과 이주민의 사진을 보면서 “저 사람 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지?” 하고 묻습니다. 우리가 문제라는 얘기나 밀수업자들과 결탁한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인신매매범이나 밀수업자들과 결탁하지 않습니다.


또 오직 공해상에서만 구조합니다. 우리는 다른 NGO 구조선,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와 협력해 곤궁에 빠진 난민과 이주민을 찾습니다. 그러나 사실 운이 좋아야 구조가 되고, 이 운은 소수의 사람에게만 찾아옵니다. 올해만 벌써 1,0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지중해를 건너려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매일 지중해에 실존하는 익사의 위험으로부터 사람을 구하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언제 호출이 올지 모른 채 우리는 매일 밤 언제든지 일어날 준비를 하고 잠자리에 듭니다. 우리의 단 하나의 사명은 폭력, 학대, 극도의 빈곤을 피해 달아나는 사람들, 특히 아동을 구하는 것입니다.


지중해를 건너는 이들 가운데는 아동 수천 명이 있고, 어떤 아동도 더 나은 미래와 안전을 찾으려는 노력에 사형선고를 받아서는 안 됩니다. EU가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난민과 이주민들을 위해 안전하고 합법적인 루트를 제공하기 전까진, 사람들은 계속해서 유럽에 도착하기 위해 그들의 목숨을 걸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같이 사람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를 묻습니다. 이 질문의 정답은 폭력, 빈곤 그리고 착취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 난민구조선은 2016년 9월 처음으로 출항한 뒤, 재정비 기간을 거쳐 2017년 4월 다시 구조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아동과 난민 약 4,300명을 구조했으며 2017년까지 약 9,300명 구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질리언 모예스 Gillian Moyes (세이브더칠드런 선상 수색구조팀 리더)

번역 및 정리 김도화(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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