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외투를 꺼내 입듯…모자를 뜨죠
2016.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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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외투를 꺼내 입듯…모자를 뜨죠

10년 꾸준히 ‘신생아 모자’ 뜨는 김경미 씨와 함께하는 사람들



10년째 모자를 뜨고 있는 김경미 씨를 만난 곳은 김포소방서였습니다. 인사를 건네자, 옆에 서 있는 동료 대원 조현주 씨와 최자용 씨를 소개해줍니다. 둘은 경미 씨처럼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캠페인 시즌 1부터 참여하진 않았지만, 시즌 3부터 참여하고 있는 모자뜨기 열혈 팬입니다. 모자뜨기캠페인과 경미 씨의 특별한 인연으로 훈훈한 수다의 장이 열렸습니다.




모자뜨기캠페인 시즌1이 시작되던 2007년, 경미 씨는 ‘엄마’가 됐습니다. 모자뜨기 10년이 경미 씨에게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10년 유지 비결이요? 처음에는 방송으로 불쌍한 아이들을 보고, 저도 아기 엄마로서 한번 해 봐야지 생각했어요. 그다음 해부터 다른 분들과 같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 같아요. 이제는 겨울에 외투를 꺼내 입듯 겨울이면 그냥 자연스럽게 모자를 뜨게 돼요.”
“옆에서 볼 땐 10년 동안 꾸준히 모자 뜨기를 해왔다는 게 대단한 것 같아요. 지금은 매년 행사처럼 겨울이 되면 우리끼리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어?’ 이렇게 장난을 친단 말이에요.”

자용 씨가 맞장구를 치며 거들었습니다.


현재 현주 씨와 자용 씨를 포함해 김포소방서에 근무하는 대원 10명 정도가 모자뜨기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더 많은 사람이 참여했지만, 근무지 이동 등으로 참여 인원이 많이 줄어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모임이 계속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자용 씨의 뜨개 솜씨 덕입니다. 자용 씨는 모자 하나를 만들어도 모양을 내거나 방울을 달아 옵니다.


“그걸 보면, ‘아! 이게 굳이 이렇게 뜰 필요가 없구나.’ 하는 자극(영감)을 우리에게 주는 거죠. 예쁜 모자 보면 다른 대원도 더 예쁘게 뜨고 싶잖아요.”


경미 씨는 참여형 기부가 오히려 일반 자원봉사보다 접근하기 쉽다고 말합니다. 일반 자원봉사는 시간 제약이 있어 꾸준히 참여하기 힘든 문제가 있지만, 모자뜨기캠페인은 1년에 한 번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뜨개질을 못 해도 참할 수 있다며 그 역시 처음 모자를 뜰 때 어려워했었고, 현주 씨 역시 뜨개질을 못 했다고 했습니다. 현주 씨는 모자뜨기캠페인의 첫 경험에 대해 들려줬습니다.


"코는 빠졌는데 다 늘어나 있고,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니 줄일 수도 없고. 처음에 제가 뜬 모자를 보고, 이거 쓰고 따뜻하긴 할까 싶어서 ‘나 이거 버릴 거야.’ 그랬어요. 너무 못 떠서 미안했거든요.”


그때마다 경미 씨는 그런 현주 씨를 위로했습니다.


“‘구멍이 있으면 어때? 뜯어지지만 않으면 되는 거지. 크면 어때? 좀 나이 먹어서까지 쓰면 되지?’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지금은 완벽해요. 현주가 처음 뜬 모자를 쓴 아기가 자라 일곱 살 정도 됐을 텐데 모자를 전달받은 아이 중 제일 건강하게 자랐을 수도 있고…(웃음)”


뒤이어 상기된 목소리로 자용 씨가 말을 보탭니다.
“그리고, 경미 언니가 처음에 떠줬던 아이가 지금은 열살이 된 거잖아요!


글ㆍ사진┃이정림(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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