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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바라본 체벌 이야기'⑤ -종교문화 속 체벌, 어떻게 바라볼까?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7-12-12 조회수 7654

                                                                                                                 

종교문화 속 체벌, 어떻게 바라볼까?
 ―'인문학으로 바라본 체벌이야기' ⑤ 구형찬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원


아동폭력을 심리, 여성, 역사, 문학, 종교 다섯 카테고리로 풀어내는 ‘인문학으로 바라본 ‘체벌이야기’ 다섯 번째 특강, 오늘은 구형찬(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원이 종교문화의 틀로 바라본 ‘체벌’을 우리 사회의 ‘폭력’, 나아가 최근에 심해지는 ‘혐오’, 우리 사회 내부의 문제와 연결지어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대중강연은 국내 아동보호 ‘한 아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했습니다.



왜 체벌은 당사자만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인가?
성서에서도, 혹은 종교 수련의 모습에서도 체벌은 낯설지 않습니다. 죽비로 내려친다든가, 수행을 하면서 자신의 몸을 벌한다든가, 혹은 이슬람교의 ‘샤리아’ 관습은 공개태형도 합니다.

종교문화는 이렇게 체벌과 관련돼요. 또 체벌과 종교는 유사점이 있어요. 합리적 계몽과 설득에 잘 반응하지 않아됴. “어휴, 그래도 체벌은 해야죠, 어휴 뭐 그냥 믿는 건데 어떡해. 이건 문화적 특수성이야. 문화적 전통이야.” 이렇게 말하고 “우리끼리 해결할게” 하거든요. 가정폭력이 일어나 아이들이 맞아도 경찰이 먼저 얘기하죠. “잘 좀 해결하시죠.”라고.



문화는 불변하는가? 체벌은 문화적 전통에 의해 정당화되는가
 경전과 교리로서 종교를 다 이해할 수는 없으니 저는 ‘종교문화’라는 개념을 쓸게요. 우리가 경험하는 문화적 현실을 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그거죠. 문화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의 매체인데 개체군적인 거다, 이런 거죠. 생물학적 개체들이 다양성과 차이를 가지는 거죠. 개체군적으로 말할 때 (개인차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은 김치를 좋아하죠, 하는 얘기가 말이 돼요.
체벌도 마찬가지예요. 체벌 당사자들이 어떻게 체벌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체벌하든 안 하든 생각도 안 해본 사람이 체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그 사회의 문화거든요. 왜 저 사회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체벌을 그렇게 하고 있는가, 이런 거를 묻는 방법틀로 ‘문화’를 말하는 거예요. 어떤 생각과 행동이 한 사회에 오래 지속하고 널리 퍼져 있어요. 개념에서의 역학조사를 하는거죠.  
그런데 전통이나 종교가 피난처가 될 때 그 해악은 큽니다. ‘이게 우리 전통이야. 우리 종교야’ 식이 돼죠. 고유한 특징, 특수성 이런 게 실제로는 사실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해줘요. 체벌도 누구한테 배워서 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아니에요. 내가 그 체벌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는 거거든요. 나한테 편하고 쉬운 생각이니까.


체벌문화, “네가 맞을 짓을 해서 맞는 거야”에서 과연 누가 화자인가
이건 맞을 짓이 있다는 거잖아요. 규칙이 있다는 거죠. ‘나도 안 때리고 싶어, 근데 어쩔 수 없어.“라고도 많이 하죠. 근데 저는 묻습니다. ”정말 안 때리고 싶어?“ 정말 때리는 방법만 있나요?

"널 사랑해서 때리는 거야"라고 (자녀에게) 말하는데, 아이가 위험한 짓을 해서 그렇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아이가 젓가락을 전기플러그에 꽂으면 강아지 전문가가 하듯 막아서거나 캡을 씌우면 되거든요. 근데 보통은 손등 때릴 회초리를 준비해놓죠. 이런 게 우리 문화에 있어요. 누군가 맞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게 있어요. 이걸 인정하는 게 되게 중요해요.



절대적 지시, 절대적 진리, 종교적 도덕, 어떻게 ‘절대권위’가 되는가
종교적 지식, 경전 이게 다 사회적 맥락이 있는 것이거든요. 저자들이 있고요. 저자를 몰라도 이건 누군가가 그 어떤 사회적 맥락에서 쓴 거예요. 종교에서 하지 말라는 거, 이거 정말 하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하게 되죠.

근데 분석해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정서적인 개, 합리적 꼬리’ 이런 건데 정서, 감정이 먼저 앞서고 합리적 설명은 뒤에 따른다는 거예요. 체벌만 갖고 얘기하면, 종교적 지식이나 가르침 때문에 애들을 때리는 게 아니고 애들을 때리고 싶어서 때린 다음에 종교적인 것으로 합리화한다,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는 거거든요.

체벌의 직관을 합리화하는 경전 구절이 굉장히 선별적으로 인용된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때리는 직관이 너무 강한데 그 직관을 합리화할 수 있는 구절을 발견하면 되게 반가운 거예요.

기독교 예만 들어 죄송합니다. 경전주의나 문자주의를 기독교인이 많이 하니까 예를 들기가 좋아서 그래요.(모두 웃음) 종교인이 아닌 사람은 다른 걸로 합리화해요.

즉, 체벌금지담론도 현대 체벌문화의 일부라고 봅니다. 체벌금지에 관심이 있다면 우리가 체벌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는 얘기예요. 우리 체벌문화 속에 체벌을 정당화하는 사람도 있고, 체벌을 금지하자는 사람들도 있다는 거예요. 개체론적 관점에서. 이게 우리 현실이다….


절실하기 않기 때문에 사회가 고민하지 않는다, 인간현상의 문제를 고민해야
현재 우리 사회는 체벌금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너도 애 키워봐라, 안 때릴 수 있나, 하는 식이죠. 사실은 왜 때리면 안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겁니다.

법적규제도 중요하나 최종목표는 아니죠. 법은 체벌억제, 체벌금지 대상도 규정해요. 즉 이게 아니면 빠져나갈 수 있는 여지가 따르고, 틈새가 많이 생겨요.



종교와 체벌은 세계적인, 지속적인 문화현상 그리고 인간현상으로 봐야 

인간은 사회구조, 위계구조를 만드는 동물이죠. 사회구조와 위계질서를 만드는 동물이고요. 그래서 영장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한테 제가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다른 동물들도 체벌을 해?” 그랬더니 그 사람들 하는 얘기가 “체벌? 체벌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애들을 때리지.” “훈육하려고 때리는 거야? 교육하려고?” 그랬더니, “아니, 화나서 때리지.” 그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이게 되게 중요한 문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영장류는 훈육 목적의 체벌을 안 한대요. 인간도 혹시 화나서 때리는 거 아닐까, 훈육목적이라고 하는 거는 인간이 말을 잘하니까 갖고 오는 게 아닐까, 그런 의심이 좀 들었어요, 저는.


체벌문화와 종교문화 모두 의사소통과정의 산물
인간은 모두 다양해요. 연령대에서도 다양하고, 신체구조, 인지특성, 정서메커니즘 모두 달라요. 아동, 노인, 성인 모두 자기 연령의 경험, 인지특성을 가진 완전한 존재인 거죠. 이걸 그대로 보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야 사람에 대해 좀 알 수 있어요.
근데 성인이 아동보다 잘하는 게 있어요. 뭐냐면 차이와 다양성을 이해하는 걸 더 잘해요. 또 잘하는 게 있는데, 때리고 정당화하는 걸 잘해요.(모두 웃음) 근데 보통 차이와 다양성 이해는 노력이 필요하거든요.

이런 문제를 좀 고민할 수 있으면 좋은데 사회 다수가 이걸 중요하다고 생각 안 해요. 차이와 다양성 교육, 양육과 부모되기, 함께살기, 이런 게 잘 되면 좋은데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모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야 이 문제가 힘을 받을 것
누구나 체벌에 대해, 종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념적 지향은 종교 내부의 문제지만 문화적 현실은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체벌로 바꿔도 마찬가지예요.
보통 우리는 어떤 종교가 개입하면 그 종교 욕하느라 정말 중요한 현실을 잘 못봐요. 그럴 필요 없이 누구든지 얘기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하고 들여다보면 많은 것이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체벌을 둘러싼 문화적 현실을 비평하기 위해 부모나 교사일 필요는 없습니다. 좀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당사자가 될 때, 어떤 당사자냐면, 체벌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당사자인거죠. 그러면 누군가의 생존과 사회적 존속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이하 중략)


* 위 콘텐츠는 <세이브더칠드런 인문학으로 바라본 '체벌'이야기> 강연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정리  이선희(커뮤니케이션부)  사진  김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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