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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②] 어느 곳에 살아도, 어떤 말을 써도, 건강할 수 있는 미래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5-01-08 조회수 5359



[기획특집②] 어느 곳에 살아도, 어떤 말을 써도,
건강할 수 있는 미래



세이브더칠드런의 라오스 루앙프라방 기초보건사업 현장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소수민족으로 사는 어머니와 아이들. 누구보다도 보건서비스가 절실하지만 은유적으로나 말 그대로나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그러나 세이브더칠드런의 라오스 루앙프라방 사업장에서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증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으~앙!”


11월 19일 라오스 루앙프라방 주 깊숙한 시골 마을의 큐라이 초등학교에서 아기의 울음소리가 터졌습니다. 교 앞마당에 차려진 이동진료소에서 홍역 에방접종이 한창이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어른들이 학교 기둥을 등지고 선 아이의 키와 몸무게를 잽니다. 간호사는 이 수치를 나이와 성별에 따른 발달 그래프와 비교해 아이가 영양을 잘 섭취하고 있는지 가늠해보고, 아이와 부모에게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일러줍니다. 영양실조가 우려되는 아이는 계속 돌볼 수 있도록 따로 이름을 적습니다. 교실 하나는 임산부를 위한 방으로 바뀌었습니다. 조산사는 임산부의 배 둘레를 재고 아기 심박 소리를 들어보면서 아기와 엄마의 건강 상태를 살폈습니다. 의사와 상담할 수 있는 간이진료소도 차려졌습니다.




산길로 물길로 찾아가는 이동진료소



이동진료소가 열린 큐라이 마을은 구름이 내려다보이는 산중 마을입니다. 루앙프라방은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루앙프라방시를 벗어나면 큐라이 마을처럼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곳 주민들이 병원을 가려면 오토바이를 타고 산길로 나서야 합니다. 이마저도 건기에만 가능합니다. 우기가 되면 흙길은 진흙탕으로 바뀌어 자동차도 사람도 마을에 갇히기 때문입니다. 이동진료소는 이 같은 산간마을에 보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이 라오스 정부와 함께 시작한 활동입니다. 건기에는 마른 흙길로, 우기에는 그나마 나은 도로와 배를 타고 병원과 보건소가 닿기 힘든 마을로 향합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이동진료소는 마을 주민들의 일일 보건 학교가 되기도 합니다. 외부와 교류가 적은 산간마을에서는 기초보건지식마저 새로운 정보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큐라이 초등학교 인근에 사는 핀캄(32) 씨도 생후 11일이 된 막내와 함께 교육에 참여했습니다.

“시기에 맞춰 아이에게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는 점, 생후 6개월까지는 모유만 먹여야 한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교육영상은 3개 언어로 방영합니다. 루앙프라방에는 라오스에 가장 많은 라오 룸족 외에 크무족과 몽족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용 포스터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 글을 못 읽더라도 뜻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동진료소의 의료진 6명 중 3명은 이 마을에 가장 많은 크무족 출신이어서 주민이 자신의 언어로 증상을 설명하거나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엄마와 아기를 위한 ‘원스톱 병원’


루앙프라방의 남박과 응오이, 비엥캄 지역을 관할하는 각 지역 병원에는 다른 병원 건물과 분리된 모자보건센터가 있습니다. 루앙프라방 기초보건사업을 맡고 있는 카만 씨(박스참조)는 이곳을 엄마와 아기를 위한 ‘원스톱 병원’이라고 소개합니다.


어머니가 아기와 함께 병원을 방문하면 산부인과와 소아과, 검진실, 약국을 오가며 대기하고 진료받길 반복해야 했던 기존 병원과 달리 이곳에서는 입원과 출산, 건강검진, 예방접종, 가족계획 상담까지 한 번에 받을 수 있습니다.


“보건전문가가 없는 보건소는 총알 없는 총”

- 세이브더칠드런 라오스 루앙프라방 사업장 기초보건사업 담당자 카만 씨



루앙프라방 사업장의 기초보건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2010년부터 시작된 루앙프라방 기초보건사업은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어 보건소를 짓고 여기에 필요한 장비, 의약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 조산사 등 보건인력에게 훈련을 제공하기도 하고 이동진료소와 보건생활습관 개선 캠페인, 보건소 운영을 하기도 합니다. 2014년부터는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지원을 받아 루앙프라방 내 응오이 지역과 비엥캄 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했습니다.



보건사업을 정부와 함께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초보건체계를 세우는 일은 세이브더칠드런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이를 운영할 궁극적인 책임은 라오스 정부에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보건소를 세운다 하더라도 그곳에 의사와 간호사, 조산사를 파견하는 것은 정부입니다.

보건전문가가 없는 보건소는 총알 없는 총과도 같습니다. 때문에 세이브더칠드런은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정부가 제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함께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일하면서 어느 때 보람을 느끼시나요?


사업을 막 시작할 무렵에는 마을에 가면 보건소도, 마실 깨끗한 물도, 보건인력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깨끗한 물이 있고 주민들이 보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 참 뿌듯합니다. 저 역시 응오이 지역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 보건서비스를 받을 데가 없어 죽을 고비를 넘긴 적도 있었죠. 그러나 이제 응오이 지역에도 보건소가 생겼고 의사가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 후원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세이브더칠드런 직원으로서만이 아니라 라오스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 분 한 분이 모아주신 돈임을 늘 마음에 새기며 후원금 한 푼 한 푼을 주민을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가장 작은 보건소, 지역사회 보건 자원봉사자



여전히 갈 길은 멉니다. 마을마다 보건소를 세우고 보건인력을 파견하는 일을 하루아침에 이룰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공백을 함께 메워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지역사회 보건 자원봉사자입니다. 주민 중에 지원을 받아 선발하는 자원봉사자는 기초훈련을 거친 뒤 마을에서 걸어다니는 작은 보건소가 됩니다. 해열제와 거즈, 체온계, 설사할 때 먹는 수분보충염 등 기초 약품을 가지고 다니며 주민, 특히 임산부와 어린아이들의 건강을 살핍니다. 상황에 따라 간단한 처치를 하거나 보건소로 안내하고, 마을 사람들이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하도록 조언하는 것도 이들의 역할입니다. 마을에 누가 임신을 했는지, 누가 태어났고 죽었는지, 사망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 보건소에 알리기도 합니다. 이 같은 자원봉사자의 활약은 기초보건체계를 모세혈관처럼 마을로 이어줍니다. 10년 째 자원봉사자 활동을 해온 차농 씨는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로 ‘마음이 시켜서’라고 답했습니다.


“우리 마을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기뻐요. 마을 사람들이 건강하다면 나에게도 행복한 일이니까요.”


닿기 힘들고 다양한 민족이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라오스 루앙프라방. 결코 쉽지 않은 조건이지만 지역 주민, 특히 어머니와 아이들을 위한 보건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과 이에 따른 성과는 조금씩 쌓여가고 있습니다. 보건소 4곳이 새로 생겼고 조산사 29명이 훈련을 마치고 보건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약 50명이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을 받아 조산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발걸음 하나 하나가 향하는 곳은 2000년에 국제사회가 약속했던 새천년 개발목표가 지향했던 미래, 어느 곳 어떤 가족에게서 태어나는 아이도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미래입니다.



글&사진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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