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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같은 손으로 전하는 ‘열두 달’ 이야기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8-02-09 조회수 8062



고사리 같은 손으로 전하는 ‘열두 달’ 이야기
- 10년 이상 후원자에 전하는 후원감사선물, 아동 손글씨 탁상 달력 제작기



‘2017년도 이제 한 달 밖에 안 남았어!’라며 푸념하듯 책상 위 달력을 넘기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18년 2월입니다. 우리는 새해를 맞이하며 으레 새해 달력을 먼저 챙깁니다. 아마, 새해 달력을 펼쳐보며 아직 다가오지 않은 설레는 미래를 꿈꾸기 때문 아닐까요? 달력 얘기가 나온 김에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미래를 선물한 따듯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동 손글씨 달력 어때요?


“우리 제발 ‘예쁜 쓰레기’는 만들지 말아요.”
‘예쁜 쓰레기’라는 말은 보기에만 좋고, 실용성이 전혀 없는 그런 의미 없는 물건은 만들지 말자며 우스갯소리로 나온 얘기였습니다. 2017년 6월 세이브더칠드런 직원들이 모여 말 그대로 머리를 쥐어짰습니다. 10년이상 후원한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할 방법이 없는 지 고민하며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지 고된 회의를 반복했습니다.
“1년 내내 후원하는 분이 사용할 물건이면 좋겠어요.”
“달력 어때요? 탁상 달력!”
“좋은 생각인데요? 최소한 1년 동안 책상 위에 놓여있을 테니”
“한 번 보고 말거나, ‘예쁘다’하고 말지는 않겠네요.”
“근데, 저 같은 경우는 달력에 특별한 의미가 있거나 예뻐야 책상에 놓고 사용하거든요.”
아이들이 직접 쓴 손글씨로 달력을 만들면 어떨까요? 직원들이 국내와 해외 사업장 출장 길에 직접 아이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그린 디자이너 윤호섭 선생님이 계시는데, 매년 손글씨로 달력을 제작하고 계세요. 그분께 자문을 구해 보는 것도 좋겠네요.”

“우리 한번 해볼까요?”


그렇게 아동 손글씨 탁상 달력 제작이 시작됐습니다.


10년 이상 후원감사선물, 세이브더칠드런 2018 손글씨 달력



2018 세이브더칠드런 ‘손글씨 달력’ 파헤치기!


손글씨 달력은 10년 이상 후원하신 분들께 전하는 세이브더칠드런 후원감사선물입니다. 전 세계 세이브더칠드런 활동지역 아동의 사진과 벌이고 있는 사업, 아동이 직접 손으로 쓴 날짜, 손 글씨를 직접 쓴 아동이 사는 지역, 나이, 이름이 세세하게 기록된 후원자를 위한, 후원자만의 달력입니다. 손글씨 달력에는 후원아동과 세이브더칠드런이 활동하는 지역아동의 다양한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손글씨 달력’을 간단히 소개하고 있으며, ‘손글씨 달력’ 만들기에 참여해준 전 세계 모든 아동을 모두 소개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달력 만들기에 참여한 아동 중 자신이 쓴 손글씨가 달력에 실리지 않아 실망했을지 모를 그 마음을 헤아려 작은 위로도 전했습니다.


 해당 월 손글씨를 쓴 아동 이름과 나이, 사는 지역 정보를 보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참여 아동이 사는 지역에서 세이브더칠드런 활동과 사업에 대한 정보를 알기 쉽게 풀어 설명했습니다.



아동에게 일어난 변화, 후원자님 덕분입니다!


자신이 쓴 손글씨를 들고, 환하게 웃는 아이


우리(세이브더칠드런)가 국내 및 해외 사업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만나 전 세계 아동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그것이 후원자님의 후원으로 가능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현장에서 직접 아이들 손길이 닿은 글씨가 후원자님께 전해지는 게 의미가 깊겠다'고 생각해 그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기획했어요.”


손글씨 달력 제작 담당자(이효진 과장)에게 제작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을 물었더니 돌아온 답변입니다. 손글씨는 세이브더칠드런이 활동하는 지역 아동을 중심으로 수집했습니다. 당연히 자발적으로 참여를 원하는 아동만 달력 만들기에 참여했습니다.


아동참여동의서 내용을 잠비아 사업장 직원이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효진 과장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부탁했습니다.


“제가 현지 사업장으로 출장 갔을 때 1에서 30까지 아이들에게 직접 써달라고 했어요. 틀려도 그대로 달력에 쓸거니 틀렸다고 다시 쓸 필요 없다고 했죠. 아이들이 글자 쓰기 편하게 A3크기로 양식을 만들어 세이브더칠드런 국내사업장(지역아동센터, 어린이집)에 전달했고, 해외사업장(우간다, 네팔, 방글라데시, 잠비아)으로 출장 가는 직원들에게 부탁해 해외아동 손글씨를 받았어요. 국내와 해외 사업장에는 똑 같은 양식을 전달했죠. 아이들이 자기 이름을 모를 땐 직원들이 써주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했어요.”


왼쪽은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아동에게 나눠준 손글씨를 쓸 수 있는 양식이고, 오른쪽은 손글씨가 달력으로 만들어진 모습



단 한 명의 아이 마음까지… 모두 담아주세요.


달력제작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 못한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국내와 해외아동이 직접 쓴 손 글씨들이 정말 사랑스러웠습니다. 어떤 손글씨는 전문가가 디자인한 것처럼 소위 말하는 ‘디테일’이 살아있었습니다.
“이거 진짜 애들이 쓴 거 맞아?”
“하나같이 글씨가 정말 예뻐.”
“아이들이 써준 숫자를 전부 다 써서 달력을 만들고 싶어요.”
“그러게요, 글자 선정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더 어렵네요.”
“무엇보다 참여한 모든 아이가 속상할까 조금 걱정이 돼요.”
“그렇다고, 참여한 아이들의 모든 글씨를 다 쓸 수 없으니”
“정말 못 고르겠어요. 디자이너 선생님께서 골라주세요. 저희(세이브더칠드런)는 전문가 판단을 믿고 따르겠습니다. 대신 이번에 참여한 국가 한 곳과 단체는 꼭 넣어주세요. 어느 한 국가나 한 단체 아동들에게만 집중해선 안 돼요.”


국내아동들이 직접 쓴 손글씨 모음


해외아동들이 직접 쓴 손글씨 모음



달력이 나왔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은 달력이 완성되자마자, 제일 먼저 달력 만들기에 참여한 모든 아동에게 손글씨 달력을 전달했습니다. 아이들 반응이 몹시 궁금했습니다. 특히, 화제를 모았던 손글씨는 5월과 8월입니다. 화제를 모은 이유가 더 재미있습니다. 5월은 진짜 어린아이가 쓴 글씨 같아서 귀엽다는 반응이었고, 8월은 정식 서체로 등록해도 될 정도로 손글씨가 예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어떤 후원자님은 자신의 SNS에 “내 생일이 5월 26일인데, 달력에 5월 56일로 쓰여 있어서 내 생일이 5월 56일이 됐다.”는 말로 귀엽다는 표현을 대신했습니다. 



노승원 어린이의 천진난만한 손글씨로 화제가 된 5월 달력



장윤 어린이의 자로 잰 듯 깔끔한 손글씨로 화제가 된 8월 달력


이 외에도 많은 후원자님이 SNS로 직접 달력을 찍은 사진과 함께 아동에게 고마운 메시지를 전해주셨습니다.


10년 이상 후원하신 분들이 직접 SNS에 게재한 글과 사진(후원 감사증서와 손글씨 달력)



8월을 선물해준 장윤 어린이


“진짜요? 정말 기뻐요. 저한테 디자인에 소질 있다고 해주시고, 제 글씨 칭찬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8월 달력 글자를 써준 장윤 어린이에게 전화해 달력을 받은 후원자분들이 세이브더칠드런 SNS에 남긴 칭찬을 전하자 수줍어하며 좋아합니다. 수화기 넘어 표정을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조금 떨리는 목소리에서 기뻐하는 모습이 느껴집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윤이가 많이 바빴을 텐데 어떤 마음으로 달력 만들기 참여를 결심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우리 센터나 다른 나라에 사는 친구를 위해 후원에 참여해준 만큼 보답하고 싶어 참여 신청했어요. 제가 원래 캘리그래피를 좋아해요. 좋아하는 거 하면서 선물도 해드릴 수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예쁘게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썼어요. 사실 다른 애들도 저랑 비슷하게 했거든요. 애들도 충분히 잘했는데 달력에 실리지 못한 것 같아 정말 아쉬워요. 같이 참여한 친구들에게는 ‘너희들도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예전 학급문예지에 반 전체 아이들 글이 실려도 문예지를 받아 들면 내 글만 실린 것처럼 떨리곤 했는데 여러 나라 아동이 참여한 달력에 내 글씨가 실렸다면 그 기분이 어떨까요? 그 달력을 두 손에 꼭 쥐고, 글자가 실린 달을 바라볼 때 마음은 또 어떨까요?


“다른 나라 아이들이나 다른 지역 아이들이 쓴 글씨에서도 제 마음처럼 선물하기 위해 썼다는 게 신기해요. 투박해도 달력에 적힌 글자 하나하나에 그 마음이 잘 담겨 있는 거 같아요.”


장윤 어린이가 쓴 손글씨 원본 모음



아이들은 무엇을 배웠는가?


Q. 안녕하세요, 공미란(사회복지사) 선생님. ‘혹시 손 글씨 쓰게 한다고 아이들 고생시킨 건 아닌가’라며 내심 걱정하는 분이 있었어요. 아이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선생님께서 이런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세이브더칠드런 본부를 비롯해 산하기관 직원들까지 모두 기본적으로 아동권리교육을 받고, 민감하게 반응하다 보니 당연히 아이들의 의견을 우선 시 하며 따르고 있어요. 처음에 센터장님께서 아이들에게 왜 손 글씨를 쓰는지 달력 작업을 하는 이유를 설명했고 동의하는 아이들만 작업에 참여할 수 있게 안내했어요. 그래서 참여하고 싶지 않은 아동이 애쓰며 손 글씨를 쓰는 일은 없었어요.


Q. 선생님 말씀하시는 내용을 들으면 달력을 만드는 과정에 아이들이 직접 참여한 것이 교육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제 생각이 맞나요? 그렇다면, 어떤 점이 아이들 교육에 참 좋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무엇보다 아이들 성취도가 높아진 것 같아요. 달력에 본인들이 쓴 글자가 모두 실린 건 아니지만, 본인들이 노력한 부분이 어떤 결과물로 나온 것에 성취감을 느끼는 거 같아요. 어떤 작업을 시작해 본인 힘으로 결과물을 만들고 제출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이란 걸 배운 거죠.


Q. 아이들이 달력을 받았을 때 반응이 몹시 궁금합니다. 성취감을 느낀 만큼 기대도 컸을 텐데, 달력에 자기 작품이 실리지 않아 실망한 아이들에게 뭐라고 이야기해주셨나요?
A. 처음에는 아이들이 누구 작품이 실릴까 엄청 궁금해하며 달력을 기다렸어요. 처음에는 자신들 작품이 실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실망했는데 해외 친구들과 유치원에 다니는 더 어린 친구들도 달력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했고, 그 친구들에게도 기회를 준 거라고 설명하니 이해하더라고요.


Q. 달력을 받아 든 아이들 반응이 궁금해요.
A. 아이들 모두 달력을 받고 기뻐했어요. 특히, 윤이 글씨가 실렸다는 걸 알고 더 좋아했죠. 어떤 아이는 “아까워서 달력에 메모를 못 하겠어요.”라고 말하기도 하고, 달력에 삐뚤빼뚤 귀엽게 적힌 글자를 보면서 “정말 실수해도 괜찮았네요.”라 말하기도 하더라고요. 아이들 말처럼 달력에 정말 아이들이라 쓸 수 있는 귀여운 실수들도 그대로 녹아 있잖아요.


Q. 마지막으로 달력을 받았을 때 선생님도 남다른 기분이 들었을 거 같아요.
A. 아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글씨 쓰는지 그 과정을 지켜봐서 그런지, 아니면 아이들의 노력과 손때가 묻은 작품이라는 생각해서 그런지 “받으시는 분은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이들은 온 마음을 다해 고사리 같은 손에 고마움을 담아 정성스럽게 한 자 한 자 손글씨를 썼습니다. 어른들이 맞이할 2018년을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말이죠. 

여러분은 2018년을 맞이하며 책상 위에 놓인 다이어리에 얼마나 많은 계획을 써놓고 실천하셨나요? 작심삼일도 가지 못한 계획이 있다면 ‘까치까치설날’인 어제는 잊고, 아이들의 따듯한 마음을 생각하며 ‘우리우리 설날’을 맞이해보면 어떨까요? 1월은 지났지만, 2018년은 이제 막 시작이라는 점, 아직 설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 강유리(10살) 어린이가 손글씨와 함께 그린 새해 인사 그림



  이정림(마케팅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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