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본지진] 고국의 비보, 그리고 전세계 친구들의 따뜻한 위로 |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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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1-03-15 조회수 71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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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유카 (세이브더칠드런 영국 자원봉사자) 행복한 금요일 아침이 영국에 온 이래 갑자기 가장 두려운 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일본 동북부 지역에 엄청난 규모의 지진이 났다는 말을 듣고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일본은 지진에 익숙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아마 반년이라도 일본에 머무른 적이 있다면 적어도 1번 이상은 지진을 경험했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번 규모의 지진은 한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3일이 지났는데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듯 합니다. 아마 피해지역 사람들은 계속된 여진으로 지금도 두려워하고 있을 겁니다. 저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친구가 지난 금요일, 제가 활동하러 왔을 때 소식을 전해주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제 여동생은 후쿠시마(Fukushima)에 살고 있습니다. 그곳은 지금 지진이 발생하고 핵 원자로가 폭발된 지역 중 한 곳입니다. 저는 절박한 심정으로 몇 시간 동안 여동생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본 정부가 만든 휴대전화 서비스인 100자 문자 메시지로 연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 여동생은 저희 엄마의 응급연락처 5개 중 하나로 등록이 되어있었습니다. 저는 엄마를 통해 제 동생을 찾았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연락이 닿지 않는 동안 저는 정말 걱정이 되었습니다. 제 동생은 지금 25살로, 최근에 결혼을 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결혼 1주년 기념일도 있어서 제 동생은 10일 간 도쿄(Tokyo)에 갔었습니다. 충격을 많이 받았지만, 다행히 제 동생은 괜찮습니다. 그리고 어젯밤 저는 동생과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제 동생은 여진이 계속돼서 꼭 배 안에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제 동생은 집주인 아주머니와 이층집에 살고 있었는데 지진으로 계단이 집의 중심부에서 떨어져 나갔고, 주차공간은 두 동강이 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물건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습니다. 제 동생은 휴대전화 응급상황 알림을 해일이 오기 10초 전쯤 받았습니다. 그래서 달려가 창문을 열고 탈출할 수 있는 길을 알아놓은 다음, 탁자 밑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탁자가 자꾸 움직여서 소파와 탁자 사이에 구부리고 들어갔습니다. 그러는 동안 숨어서 라디오 방송을 들었습니다. 동생은 지금 음식이나 물을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가게가 거의 문을 닫았거나 열었더라도 남은 물건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화선도 통화량이 너무 많거나 지진 이후로 계속 작동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트위터(Twitter)나 페이스북(facebook)으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며 소통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아동들은 휴대전화도 없고, 인터넷을 접속할 수도 없습니다. 금요일 오후에 지진이 발생한 사실을 고려해보면, 대부분 아동들은 학교에서 공부하느라 부모와 떨어져 있었을 것입니다. 아동들이 부모와 떨어져 얼마나 무서워했을까요? 저는 이번 지진을 지켜보며 초등학교 때 했던 과제가 생각 났습니다. 9월 1일은1923년에 일어난 관동대지진을 기억하는 재난위험경감 및 예방의 날입니다. 그 날에는 강도 높은 응급 훈련이 나라 전체 걸쳐 시행됩니다. 학교에서는 지진이 났을 때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 재빨리 탈출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그 날의 마지막 과제는 연락이 다 차단됐을 경우, 가족들과 “만나는 지점”을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제 친구는 이번 지진 때 이 과제가 정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가족들이 아주 오래 전에 서로 만나기로 정했던 지점에서 만났다는 겁니다. 일본은 오랫동안 큰 지진에 대비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규모의 지진과 해일은 그 누구도 당해낼 수 없습니다. 우리 가족이 무사하다니 저는 정말 행운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사람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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