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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대홍수 - 담당자의 생생한 현장이야기!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0-09-29 조회수 7283

 

현지시각 2010 9 12

파키스탄 대홍수가 발생한 신드(Sindh)지방에서의 무더운 일주일이 지나갔습니다.

저는 현재 이슬라마바드(Islamabad)에 있는 안전하고 쾌적한 제 숙소에 있습니다.

그러나 제 머릿속에는 현지를 방문하는 중에 새겨진 한 장의 사진이 떠나질 않습니다.

그 모습은 제가 시카르푸르(Shikarpur)지구의 소아과 병동으로 걸어 들어갈 때 새겨진 것이었습니다

낡고 헤어진 아동용 침대 하나에 아이와 함께 한 어머니가 두 명이나 누워있었습니다


사진/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전례없는 대홍수로 인해 아이들이 각종 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처음에는 사람들로 꽉 찬 병실 안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당시에 제가 방문한 병실에만 적어도 50명 이상의 아동과 어머니가 있었고, 옆쪽 병실에도 30명이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저의 시선은 어머니의 품에 안겨있는 한 아이에게로 옮겨졌습니다.

저 사람들에게는 어떤 음식을 제공하고 있습니까?라는 저의 질문에 병원장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병원은 사람들에게 아무런 식사도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병원에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는 재정이 없기 때문이죠.


사실 이 같은 상황은 파키스탄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일이 아닙니다
.
비록 의료진들이 아동환자를 치료하고 약을 처방해줄 수는 있지만, 끼니는 환자 가족이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병원이 만성적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 파키스탄 홍수는 각종 수인성 질병 및 악성영양실조를 일으켜 수많은 아동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저는 병실의 한 쪽 끝 모퉁이를 바라보았습니다. 그곳에는 뼈만 앙상하게 남은 한 아이가 어머니의 팔에 안겨있었는데, 그 모습은 마치 <내셔널 지오 그래픽>(미국의 지리학사진 월간지)에서 나오던 사진 같았습니다. 바로 금방이라도 부서질듯한 작은 몸에 머리만 불쑥 튀어나온 모습이었죠.

 

저는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먹는 거죠? 그들에게 물어봐 주시겠어요?

저는 이렇게 물으면서 근처 모퉁이를 가리켰습니다. 그곳에는 9살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소녀가 염분 투여기에 연결된 채 누워있었는데, 소녀의 광대뼈가 심하게 튀어나와 있었습니다.

 

병원장이 그 소녀의 어머니에게 질문한 후, 대답을 통역해주었습니다.

오늘은 아무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저는 지금껏 세이브더칠드런에서
2년 반 동안을 활동해왔지만, 수일 내에 죽을 수도 있는 아동을 실제로 마주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것은 세이브더칠드런이 극심한 상태의 아동을 찾아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아동이 고통을 겪는 이유가 불충분한 의약품이나 보건서비스 때문이 아니라 실은 먹을 식량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아동의 부모들은 물론 보건시설에서조차 알지 못했던 것이죠.

저는 제 지갑에서 10,000루피( 12만원)를 꺼내 병원장에게 주며 말했습니다.

이것은 개인후원입니다. 이것으로 모든 아동과 어머니에게 오늘 밤 식량을 주셨으면 합니다.

원칙적으로 세이브더칠드런은 사람들에게 단순히 현금을 지급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실제로 현금이 가장 시급한 곳에 지원되고 있는지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말 그대로 눈물을 억지로 삼키며 이 규칙을 깨버렸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 아이들이 적어도 하루는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그 날 오후, 저와 일행은 유니세프(UNICEF)에서 활동하는 한 의사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을 모았습니다. 만약 세이브더칠드런이 현지의료진을 교육하여 영양실조에 걸린 아동에게 공급할 식량을 잘 관리하도록 한다면, 유니세프는 이 지역에 고열량 보충식량을 공수해 주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세이브더칠드런에서 활동하는 한 영양전문의사가 다음날 이슬라마바드에서 비행기로 파견되었고, 3개 병원에서 현지의료진을 대상으로 12시간 상당의 식량공급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그 후 유니세프에서 약속한 대로 보충식량을 병원에 지원하였습니다.


사진/ 대홍수 이후 급증하는 아동의 영양실조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보충식량을 공급하는 일이 매우 시급하다.

 

이것은 하나의 작은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5년간 약 50만 명에게 구호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전례 없는 대홍수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2,100만 명 중 단 2%밖에 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몇 주 동안 세이브더칠드런과 또 전 세계의 정부 및 구호단체들이 아무리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할지라도, 어떤 아동은 제 시기에 구호의 손길을 받지 못할 거라는 사실이 제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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