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하단바로가기
열기
HOME > 기관안내 > 세이브더칠드런이야기 > 나눔이야기

기관안내

후원하기

나눔이야기

글조회
세이브더칠드런, 찾아가는 아동권리놀이학교 : 권리야 놀자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0-08-24 조회수 7098

' 자연과의 공존, 때 묻지 않은 순수함…' 일반적으로 농촌하면 떠오르는 말들이다.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귀농을 선택하는 일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농촌이 가진 특별한 매력 때문이 아닐까. 아름다운 터전, 농촌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 중앙아동권리센터 대학생 아동권리전문가 교육팀이 2010년 8월 2일 경상남도 합천 대기마을을 찾았다.

권리와 놀기, 그 설레는 첫 만남

왼쪽) 캠프 첫 날, 캠프 교사들이 아이들의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오른쪽) 각 모둠 조들이 권리가 무엇인지를 배우는 프로그램에 임하고 있다.

캠프 첫날, 오후 12시경이 되자 대기마을농촌체험관으로 아이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시끌벅적 환한 웃음소리에 조용했던 체험관이 활력을 찾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등록을 마치고 난 후, 준비된 컵과 이름표를 받고 제자리를 찾아갔다. 
오후 1시경, 아직 어리둥절한 아이들과 처음 보는 선생님들의 어색함 속에 아동권리놀이학교 입학식이 시작되었다. 합천대기마을 아동권리놀이학교에는 총 36명의 아동들이 참가했다. 아동권리놀이학교는 아동 스스로가 가진 권리를 알고, 권리의 주체자로서 모두가 존중하고 나누며 살아야 함을 인식, 실천하고자 교육하는 것이 목적이다.

“여러분, 아동은 어떤 존재일까요?”
“아동은 약하기 때문에 보호받아야 해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황소영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이 조그마한 목소리로 대답하기 시작한다. 각 모둠 교사들은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권리가 무엇인지 묻자, 대부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우리 사회에서 활발하게 실시되고 있지 않은 교육인 만큼, 아이들에게 낯선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진행자 황소영 선생님은,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며 따라서 아동들도 권리를 요구하는 주체자가 될 수 있음을 설명했다. 이어 각 모둠 조끼리 유엔아동권리협약의 4가지 기본권(생존, 보호, 발달, 참여)을 클러스터 카드를 이용해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조원들은 헷갈리는 카드를 두고 어떤 기본권에 해당되는지 서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모습은 사뭇 진지해 보였다.


왼쪽) 4조 윤찬희 모둠 교사가 4가지 기본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 2조 윤자은 모둠교사가 아동권리조항과 그림카드의 짝 맞추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첫 날 저녁에는, ‘하나 되는 우리 조’라는 시간을 통해 준비한 조 이름, 조 구호, 조 율동을 선보이며 조별로 친목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어색했던 첫 만남을 뒤로 하고 선생님과 학생 모두 하나가 되어 귀엽고 때로는,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줬다. 이어진 첫 날의 마지막 프로그램인 ‘폭풍우 치는 밤에’라는 영화 상영을 통해 아이들은 주인공들이 존중받지 못한 권리가 무엇인지 나름대로 분석하고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졌다. 하루 종일 계속된 교육이라 피곤했을 법도 한데, 강철 체력의 아이들은 지친 기색 없이 첫 날의 프로그램을 멋지게 마무리 했다. 

권리는 우리 모두에게 있는 소중한 것이에요.

다음 순서는 ‘내 주머니 속 권리 찾기’, 아이들은 책, 식물과 같은 사물, 그리고 장애인과 외국인도 그들만의 권리를 가지고 있어 내 권리 뿐 아니라 다른 것들의 권리도 존중되어야 함을 배워 나갔다. 이어 집과 학교에서 본인이 어떤 권리를 존중받고 있는지 벽돌카드에 작성하며 벽돌집을 완성시키는 작업이 계속됐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던 ‘자신의 권리’를 일상생활에서 찾아보고, 그 방법을 표현해 나가기 시작했다. 소극적이었던 아이들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 날 오후, 수련관 뒷 편에 위치한 수영장에서 아이들은 물놀이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왼쪽) 캠프에 참여한 한 아동이 집에서 존중받고 있는 권리를 기록한 벽돌의 모습
오른쪽) 집과 학교에서 존중받고 있는 권리를 적어 완성한 벽돌집의 모습

농촌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놀이시설인 만큼,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놀고, 즐겼다. 이 시간만큼은 교육팀 선생님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과 재밌게 시간을 보냈다.

물놀이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어진 ‘지구마을 친구들의 권리 찾기’ 프로그램, 이 시간은 3초마다 한명씩 죽어가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생일 파티를 해주는 ‘EVERYONE 캠페인'(지구촌 5세 미만 영유아 살리기)을 진행했다. 아이들은 다른 나라 친구들을 위한 생일 케잌을 정성껏 꾸민 후, 축하 노래를 부르며 시에라리온 아이들(포토존)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왼쪽)  'EVERYONE 캠페인'에 동참한 어린이와 선생님들의 모습
오른쪽) 4조가 그린 지구마을 친구들의 생일 케이크와 편지

그리고 어느새 마지막 밤, 캠프화이어의 시간이 다가왔다.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 운동장에 모여 손을 잡고 서서 그 동안 함께했던 프로그램을 이야기하고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부모님들이 준비해주신 구운 감자와 옥수수를 먹으며 각 조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있기도 하고, 다른 조 선생님들과 장난치는 모습도 보였다. 풀잎 내음이 은은하게 풍기는 대기마을에서의 마지막 밤은 모두에게 짧고, 또 아쉬운 채로 지나갔다.


왼쪽) 각 조의 아이들과 선생님이 한 명씩 나와 캠프파이어의 밤을 밝혀주고 있다.
오른쪽) 숯을 모두의 놀잇감으로 만들어버렸던, 아이들과 선생님의 모습

마지막, 그 아쉬움을 뒤로하고…

캠프의 마지막 날 오전, 사회자 유동현 선생님은 과일 모양의 작성지에 인권이란 무엇인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이것들이 모여 인권나무가 완성될 것임을 설명했다. 이에 아이들은 너도나도 손을 들며 작성지를 더 달라고 요청했다. 인권을 다양한 사물로 표현하고 싶다는 게 이유다. 캠프 첫 날, ‘권리’가 무엇인지 갸우뚱하던 모습과는 확실히 대조적이다. 이러한 아이들의 정성과 열정으로 인권열매는 알록달록 예쁜 모양으로 완성되었다.

이후, 권리아줌마(UN아동권리위원회 이양희 위원장)에게 편지를 쓰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아이들이 권리를 당당하게 요구하는 첫 발걸음을 뗀 것이다. 아이들의 편지는 후에 UN아동권리위원회에 실제로 전달된다. 프로그램 후, 다수의 아이들이 이 시간이 뜻 깊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편지에는 지역사회에서 자신들에게 침해되는 권리, 또한 그것들이 더 낳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요구와 더불어 자신의 속마음을 진솔하게 적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사진) 완성된 인권나무 앞에서 사진 찰칵!
 

이제, 캠프의 모든 일정이 끝나고 마지막 졸업식의 순서가 다가왔다. 강선희 합천 꿈꾸는지역아동센터장의 졸업축하 인사를 거쳐 어느새 선생님과 아이들의 작별의 시간이 가까워졌다. 캠프 참가자 들의 눈가에 맺힌 촉촉한 이슬과 함께,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교육은 추억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최고의 사랑은 그 추억을 공유하는 것이라는 데 감동의 울림이 있다.

추억 만들기를 진행했던 3일 간 아동 권리의 실현을 위해 노력한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모니터링연구팀, 대학생자원봉사자, 그리고 36명의 아이들, 이들에게는 소중한 기억과 후에 그것을 공유할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이 가슴 속 깊이 자리 잡지 않았을까.

***

[스페셜 : 학부모와의 인터뷰]

이번 합천아동들을 만나게 된 것은 땅의 여자라는 영화 때문이다. 세이브더칠드런 중앙아동권리센터 오선영 팀장이 [땅의 여자] 시사회에서 강선희 합천 꿈꾸는지역아동센터 사무국장을 만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녀들의 노력으로 합천에서의 신나는 아동권리놀이학교가 열린 것이다. 아동권리놀이학교가 한창이던 때, 잠시 합천에서 아동들의 삶을 바꾼 이들을 만났다.


http://www.earthwomen.co.kr/

Q : 농촌 아이들의 생활은 어떤가요?

A : 농촌의 아이들은 학원이 없어 공부방에서만 수업하는 게 전부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와 공부방을 오가며 공부도 하고 특기적성 교육도 병행하고 있죠. 이 과정에서 가장 안타까운 건, 문화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이예요. 다양한 체험을 하는 도시 아이들에 비해 여기는 직업군도 다양하지 않아 삶을 바라보는 데에 스스로 한계를 짓
는 것 같아요. 희망이 없는 거죠.

Q : 요즘 농촌에서 다문화, 조손가정이 많은데 합천은 그 비율이 어느 정도 인가요?

A : 3분의 1이 조손가정과 다문화가정으로 이루어져있어요. 다문화가정은 의사소통으로 인한 문제, 조손가정의 아이들은 언어소통은 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와 의견소통이 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아요. 매사에 위축되어 있는 아이들이 자기주장이 당당하게 나올 리 없죠. 그것이 우리가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권리교육을 환영한 가장 큰 이유에요.

Q : 그럼,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제도적인 정책이 실현되고 있지 않나요?

A : '농촌=고령화'라는 인식이 많아 노인들을 위한 정책은 계속 나옵니다. 그러나, 적은 수의 아이들을 위한 복지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할 정도에요. 미래의 유권자인 아이들을 위한 정책이 절실하다고 생각해요. 방학 때, 아이들을 위한 체험의 기회를 만들어 준다던지,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에게는 어머니 나라의 자긍심을 키워주는 교육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Q : 어머님들이 폐교를 농촌체험캠프의 장소로 만들었다는 점이 놀랍고 대단하신데 운영하시면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은 무엇입니까?

A : 우리가 이런 캠프장소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교육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껴요. 여기서 실시하는 공부방을 통해 아이들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도 우리에겐 행복이죠. 우리가 아이들에게 바라는 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일을 택하는 것. 그 직업이 농부건 경영인이건 상관은 없어요. 다만, 우리 고장을 사랑하고 이 터전을 기반으로 바르게 성장해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 글 :  윤자은 (세이브더칠드런 제 1기 대학생 아동권리전문가)
- 사진 : 전영현

 

게시글 윗글 아랫글
윗글 파키스탄 대홍수- 홍수 피해지역에 인명구조단을 파견하다!
아랫글 니제르 식량위기 상황보고 #14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