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하단바로가기
열기
HOME > 기관안내 > 세이브더칠드런이야기 > 나눔이야기

기관안내

후원하기

나눔이야기

글조회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6-06-21 조회수 4467


어머니의 이름으로…



내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만 주고 싶은 것. 세상 모든 엄마들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엄마들은 아이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안전한 환경을 찾아 가진 전부를 팔고 삶터를 떠나 바다와 대륙을 건넙니다.

아직 어린 아기와 미래를 향한 불안한 희망을 등에 짊어진 채로 말입니다.


아이를 위해 기꺼이 ‘난민’이 된 세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임신 8개월째인 에스파는 지난 두 달 간 네 명의 자녀와 함께 그리스 아테네의 버려진 체육관에서 지냈습니다.

딱딱한 체육관 바닥에 누운 만삭 임신부의 몸을 지켜주는 건 얇은 담요 한 장이 전부입니다.


가시철사와 콘크리트로 둘러진 담벼락 위에 햇살이 내리 쪼입니다.
이 곳에서 지내고 싶어도 자리가 없어 들어오지 못하는 난민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사실만이 유일한 위안거리입니다.
체육관 안에 미처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은 담벼락 밖 거대한 천막에서 지냅니다.



그리스에 버려진 난민과 이주민은 5만 7,000명이 넘습니다. 지난 3월, 발칸반도 국가들이 국경을 닫아걸면서 난민들은 공식•비공식 난민 캠프 여기저기 흩어져 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거의 아무런 정보도 없는 채 말입니다.


에스파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교사로 일했습니다. 평범하던 일상이 깨진 것은 순식간이었습니다.

“옷감과 직물을 파는 여성들을 위한 단체를 운영했었어요. 4개월 전에 남편이 무장단체에 의해 죽임을 당했죠.”


“남편을 죽인 사람들은 나에게 자기들을 위해 봉사하라고 했어요.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차라리 떠나자고 결심했죠. 이미 남편을 잃었는데 더 이상 가족을 잃을 순 없었어요.”




살마 역시 세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향을 떠났습니다. 살마의 고향은 분쟁세력의 갈등으로 봉쇄 상태에 놓여있었습니다.

식량과 의약품 등 물품은 물론이고 사람의 출입조차 통제됐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 배를 주리는 나날이 계속됐습니다.

큰 아들은 강제로 징병돼 총을 들었습니다.


살마는 살던 집을 원래 가격의 10분의 1 수준인 6,000달러에 팔았습니다.

유럽으로 떠나기 위한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배를 타는 건 내 인생 최악의 경험이었어요. 1시간 30분이 지나니까 엔진이 꺼지더라고요. 이게 끝이로구나 생각했죠.

딸아이를 안고 잠을 재웠어요. 죽음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죠.

어떤 상황에서 죽게 되는지 아이가 보지 않게 하려고 했어요”



배가 뒤집히자 살마의 가족은 해안가를 향해 팔로 노를 저었습니다. 헤엄친 거리만 수 백 미터.


“꿈 같았어요. 해안가가 눈 앞에 있었죠. 아들이 말했어요 ‘우리 이제 안전한 것 같아요’. 살아 있는 게 맞는지 정신이 돌아오지 않았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 안전하게 여기 있다는 거예요. 포탄 공격을 걱정하지 않고 잠들 수 있죠”


살마의 가족은 지금 그리스 레스보스 섬 난민 캠프에 머물고 있습니다.




살마나 에스파와 달리, 홀로 그리스에 닿은 어머니도 있습니다. 하야는 이미 독일에 도착해 있는 아들에게 가는 중입니다. 북부 그리스 캠프에서 국경이 다시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다른 난민들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진흙탕 위에 겨우 친 텐트가 집이 된 지도 수 개월. 텐트마저 없는 사람들은 공터에서 밤 이슬을 맞습니다.

텐트 하나에서 온 가족이 잘 수 없어 며칠 째 뜬눈으로 밤을 지새는 어머니들도 있습니다.

작은 모닥불을 켜놓고 먹을 수 있는 것이면 뭐든지 모아 요리를 하는 사람들과 쓰레기 더미를 헤집으며 노는 아이들. 해가 저무는 난민 캠프의 풍경입니다.



하야의 직업은 기자였습니다. 무장단체가 이라크에서 벌이는 잔혹한 행위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저널리스트가 되는 건 제 오랜 꿈이었어요. 이라크에도 여성 저널리스트는 많지만 되기는 쉽지 않죠. 가족들이 저의 꿈을 응원하고 지지해줘서 가능했어요.”


하야의 기사가 보도된 지 얼마 후, 그녀는 협박 편지를 받았습니다.

“편지를 받자마자 17살 아들에게 이라크를 잠시 떠나있으라고 했어요. 저는 어떻게든 남아있으려고 했죠. 하지만 저들은 한밤중에 우리 집에 불을 지르더군요. 떠날 수 밖에 없었어요.”




하야는 하루빨리 독일로 가 아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아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무슨 직업이든 상관 없어요. 그렇지만 가능하다면 기자 일을 계속 하고 싶어요.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소망이니까요.”




그리스에 갇힌 수 많은 난민과 이주민 중에서도 여성과 아동은 가장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먹고, 잠자고, 화장실에 가고, 씻고,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당연한 일상이 이들에게는 지속적인 고난입니다.

폭력과 착취, 학대의 위험에서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그리스에서 여성과 아동에게 필수적인 보호와 지원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동친화공간을 비롯해 임산부들의 수유공간 및 신생아 보호 공간 확보를 위해 엄마아기공간을 운영하며 아기를 위한 영양과 보건 정보도 제공합니다.


수유를 하지 못하는 임신부와 아기에게는 정밀 진단을 통해 아기에게 맞는 영아용 조제분유를 제공합니다. 홀로 여정을 떠난 아동을 위한 보호소를 제공하고 이들에게 적절한 심리정서 치료와 교육 프로그램도 지원합니다.



전 세계 난민 6,530만 명. 전 세계 인구 113명이 난민이거나 실향민입니다. 그리고 이 중 절반이 넘는 51%는 아동입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어머니의 이름으로 자신을 희생하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당장의 수혜자 수에 집착하기 보다, 난민들의 소박한 꿈에 전 세계가 공감하는 날을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이나미 (커뮤니케이션부)










게시글 윗글 아랫글
윗글 심리치료가 빛나는 순간, 이들이 있었다 — 박지연 심리치료사 인터뷰
아랫글 '소원의 나무'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