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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만 뚫린 감옥… 시리아 봉쇄지역에서의 삶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6-03-09 조회수 5303



하늘만 뚫린 감옥… 시리아 봉쇄지역에서의 삶



내전 5년을 앞두고 성사된 시리아 휴전 협정으로 총성과 폭발음은 멎었지만 시리아 사람들은 매일같이 전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쟁 당사자들 간의 힘겨루기로 지역 전체가 봉쇄돼 밖으로 나갈 수도, 안으로 들어올 수도 없는 처지에 놓인

봉쇄지역 주민들은 하루하루 죽음과 마주하며 살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시리아 내전 5주년을 앞두고 만난 한 봉쇄지역 거주 주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두려움 마저 마비돼 버렸어요. 이제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죽을 차례를 기다리며 살고 있습니다."


창살없는 감옥에 살고 있는 이들의 삶은 어떤 모습인지 시리아 봉쇄지역 안에 살고 있는 한 구호단체 직원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해당 구호활동가의 안전을 위해 글쓴이의 이름과 소속을 밝히지 않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시리아 모아드하미야(Moadamiya)는 이제 유령 마을이 돼 버렸습니다. 해가 지면 누구도 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낮에도, 반드시 밖에 나가야 하는 일이 아니면 거의 나가지 않습니다. 바깥은 온통 쓰레기 천지입니다. 너무나 많은 건물과 집, 학교가 파괴됐습니다.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지만 옮길 곳도, 태울 연료도 없습니다. 최소 4만 5천명이 저처럼 이곳에 갇혀있습니다. 이 중 절반이 아동입니다.


창살 없는 감옥과 같은 이런 봉쇄 상태는 지난 3년간 계속됐습니다. 그동안에는 제한적이나마 바깥 세상과의 드나듦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면적인 봉쇄가 시작된 지난 12월 이후로 이곳 주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각국 정당들이 제네바에 모여 시리아와 우리의 운명에 대해 논의한다고 합니다. 봉쇄 상태를 하루빨리 끝내주십시오. 부분적인 구호물자 수송만을 허가하는 반쪽 짜리 협의가 아니라 우리의 목을 죄는 이 올가미를 완전히 벗을 수 있는 합의안을 도출해 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지금 우리는 연료도, 가스도, 전기도, 전화도 없는, 바깥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은 아이들입니다. 너무나 많은 아동이 전쟁으로 부모를 잃었습니다. 저는 매일같이 전쟁의 공포와 충격, 추위, 배고픔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만납니다. 아이들은 계속되는 전투기 소리와 폭발음, 미사일 소리에 겁에 질려있습니다. 10대들은 미래가 없다는 사실에 극도로 절망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상황을 어떻게 묘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죽기 직전의 상황에 놓여 있는 것 같은 모습입니다.


어른들 역시 전쟁이 두렵습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하루하루 살아내기에 급급합니다. 95%의 사람들은 실직상태입니다. 아이들은 꿈에서도 먹을 것을 찾습니다. 굶주린 아이들은 엄마를 조르고, 엄마들은 자고 일어나면 아빠가 맛있는 음식을 잔뜩 가져오실 거라고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애를 씁니다. 배고프다고 우는 아이 앞에서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이 또 뭐가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우유를 구하는 일도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봉쇄지역 안으로 우유가 들어오는 길 자체가 막혀있기 때문입니다. 병아리콩이나 렌틸콩처럼 밀수된 식량은 1킬로그램당 10달러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웬만한 사람은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가격입니다. 모아드하미야에서만 벌써 11명이 영양실조로 사망했습니다.


의료상황도 재앙 수준입니다. 계속되는 전쟁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성 질병과 열악한 생활 환경으로 인해 병을 얻은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만성 질병을 위한 의약품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가벼운 전염병 치료에 필요한 약도 구하기 어렵습니다. 남아있는 의사의 수는 손에 꼽을 정도고 필수 의약품은 벌써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치료를 받기 위해 이곳을 떠날 수도 없습니다. 제왕절개 수술이 필요한 임신부는 검문소에서 몇 날 며칠을 대기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안전한 곳에서 아이를 낳기 위해 이곳을 떠나려는 간절한 기다림입니다. 하지만 몇몇은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결국 검문소 근처 아무데서나 아이를 낳고 맙니다.


제가 일하는 단체는 아동을 위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이곳에서 조금이나마 평범한 일상을 느낄 수 있도록, 부모들도 잠깐의 휴식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대부분은 학교에 가기를 두려워합니다. 학교가 언제 공격을 받아 무너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간다 해도,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책 반입조차 금지돼 있기 때문입니다. 교실은 수업하기 불가능 할 정도로 춥습니다.



제가 일하는 건물도 춥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사무실을 데울 연료조차 충분치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따뜻해지려면 밖에서 주워온 쓰레기와 플라스틱, 책상과 의자를 태워 모닥불을 만드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기를 바라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재단을 통하거나, 개인을 통하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물건을 밀수해 들어오기 위해 엄청난 위험을 감당해야 합니다.


모아드하미야와 다른 시리아 봉쇄지역 아동들을 이런 환경에 계속 내버려둘 수는 없습니다. 포탄이 쉴새 없이 터지는 곳에서 먹을 것도, 불빛도 없는 곳에서 한 세대의 아이들을 자라게 할 수는 없습니다.


봉쇄를 하루빨리 중단해 주십시오. 학교와 민간 거주 지역에 대한 공격도 즉각 중단해 주십시오.

아이들의 빼앗긴 미래를 되찾아 주십시오. 여러분께 간곡히 요청합니다.




시리아 난민 현황 (2016년 2월 24일 기준)


시리아 난민 수

아동 244만 8761명 포함 471만 8230명


시리아 내전 피해 아동 수

750만 여 명


시리아 내전 사망자 수

25만 여 명


인도적 지원 필요 인구

1350만 여 명


붕괴, 파손 되거나 임시 대피소로 사용되는 학교 비율

시리아 내 전체 학교의 25%



세이브더칠드런의 시리아 난민 지원 활동 (2016년 2월 24일 기준)


세이브더칠드런 지원 난민 수
아동 244만 여 명 포함 약 385만 명 (레바논, 요르단, 이라크, 이집트, 시리아)


교육
-청소년 친화공간 운영 및 교육 프로그램 제공
-"Back to School" 활동 진행
- 학용품, 책가방, 등록금 등 지원


아동보호
-아동친화공간 설치 (이동식 아동친화공간 포함, 시리아 내 16곳 설치)
-놀이활동 및 아동 심리정서치료 지원
-아동부모센터 운영 등


보건영양
-영유아 영양식 프로그램 운영
-A형 간염 및 소아마비 백신 제공
-1차 진료소 및 24시간 임산부 치료소 운영 등


임시거주지 및 비식량물자(Non Food Items)
-겨울 옷가지 및 담요 제공
-방한용품 지원
-위생키트 지원
-임시거주지 제공 및 낙후 거주지 수리 지원 등


식량 및 생계 지원
-현금지원 활동
-시리아 북부지역 농업 지원 활동 개시
-대규모 식량 지원 활동 (예. 요르단 자타리 캠프에 월 500톤 규모 식량 지원) 등


위생
-보건위생 인식개선 교육 실시
-상하수도 시설 개보수 및 화장실 설치
-식수 지원 등


글ㆍ정리 이나미 (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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