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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인터뷰] 강 대리의 슬기로운 생활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6-02-01 조회수 4812

[릴레이 인터뷰]


강 대리의 슬기로운 생활


“통화 중이었어요, 죄송해요. 제가 인기가 좀 많아서. 하하”


세이브더칠드런 6층에는 늘 호탕한 웃음 소리로 주변 사람들까지 즐겁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름은 강슬기지만 그와 친한 직원들은 그를 ‘깡대리’ 혹은 그냥 ‘깡’으로 부릅니다. 다른 부서, 다른 층, 다른 지역에 있는 직원들과도 두루 친한 세이브더칠드런의 마당발이기도 합니다. 


릴레이 인터뷰 두 번째 순서로, 얼마 전 이중언어지원사업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의 홈페이지를 연 이후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새로운 막을 준비하고 있는 국내사업부 아동보호팀 강슬기 대리를 만났습니다.




엄마 나라 말을 통한 가족의 변화,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



Q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홈페이지를 얼마 전 공개했죠? 기분이 어떠세요? 


A 뿌듯하죠.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사업은 2010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이 해온 이중언어지원사업이에요. 엄마와 아빠나라의 전래동화를 이용해서 두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프로그램인데, 단순히 언어를 가르치는 차원이 아니라 엄마가 아이와 교감하고 상호작용하는 걸 돕도록 만들어진 사업이에요.(▶'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바로가기: www.sc.or.kr/happy2)


다문화 전래동화를 공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2015년부터 여성가족부에서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사업 모델을 이용해 이중언어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하지만 전래동화 콘텐츠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기에 누구든지 와서 전래동화 영상을 보기도 하고 인쇄할 수 있는 형식으로 전래동화 책과 부모 학습지도서, 독후활동 교재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공개했어요.


이 사업에서 엄마들이 가장 좋아했던 게 바로 저희 홈페이지에서 공개한 전래동화 교재였어요. 교재가 없었으면 어떻게 아이에게 말을 가르쳐야 할지 정말 몰랐을 거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구전 동화다 보니 자신이 살던 나라에도 이런 동화책이 잘 없대요. 할머니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먼 땅에 와서 책으로 만나는 것도 신기하대요.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를 통해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A 초기에는 어머니들이 ‘나의 모국어를 쓰는 게 아이의 정체성에 혼란을 주지 않을까?’, ‘아이의 언어 발달이 늦어지지 않을까?’하고 걱정하셨어요. 저희는 사업 평가 결과나 성공적인 다문화가정의 사례를 통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어요. 오히려 엄마가 자신 있는 언어로 아이와 소통하는 것이 자녀의 인지발달과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렸죠. 


또 다른 변화는 아이 할머니,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참여예요. 사업 초기만 해도 거의 없었는데 요즘에는 아이와 가족이 함께 엄마 나라 말을 배워요. 단어 카드 맞추기 게임 같은 것을 엄마가 판정을 보고 아이와 아빠가 같이 맞추는 거죠. 아이가 얼마나 신나서 하겠어요! 어느 날 찾아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도 함께하고 계시고. 진짜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변화죠.


지난해 전라북도에서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 때도 깜짝 놀랐어요. 저희 대회는 다른 이중언어 대회랑 목표가 달라요. 아이가 말하는 실력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라 엄마나 가족이 함께 나와서 같이 이야기를 만들어 가야 해요. 우리의 목표는 언어 교육이 아니라 언어라는 매개로 관계를 잘 맺는 것이니까요. 대회 당일 엄마, 아빠와 참여하거나 시부모님이 함께 참여하는 등 다양한 가족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한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직접 집에서 동화 속 인물로 옷을 만들어 입고 나오기도 했고요. 생각해보세요, 그걸 만드는 동안 가족들이 얼마나 재미있었겠어요? 실제로 오신 분들 중에 ‘상을 못 받아도 좋다, 즐겁다’하신 분들도 계셨어요.




내 아이에게 우리 말로 듣고 싶은 말: “엄마가 우리 엄마라서 좋아”


다른 나라 전래동화 중에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A 사실 다른 나라에서도 구전동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권선징악이죠. ‘은혜 갚은 까치’처럼 도움을 받았던 누군가가 은혜를 갚는 이야기가 다 있어요. 그게 까치가 아닐 뿐이고 주인공의 이름이 다르죠.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베트남 전래동화에 있는 ‘써드아’예요. 외모가 다른 사람에 대한 차별을 다룬 이야기거든요. 꼭 다문화를 염두에 두고 읽은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나와 다른 사람을 불편해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불편한 감정을 자신이 인지하고 있느냐는 중요한 것 같아요. 인지했다면 거기에 내가 열린 자세로 다가서야 할 테고요. 세이브더칠드런의 역할이 이런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아요. “왜 불편해?”라고 역질문하는 것이요. 합리적인 이유가 없이 불편해하는 경우가 상당한데 그걸 깨달을 때 사람들의 마음이 풀어지는 것 같아요.


 만약 강 대리가 외국 남자와 결혼하게 되어 그 사람이 사는 나라에 살게 되었다고 상상해보세요.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긴다면 아이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생각인가요?  


A 네, 당연히 해야죠! (어떤 동화를 읽어줄 건가요?) ‘바보 온달’이요. 다른 동화는 사실 전하는 메시지가 비슷한데 바보 온달은 지혜로운 여성이 가지는 힘을 그리잖아요. 그걸 들려주면서 ‘평강 공주는 엄마 같은 사람이다, 너도 엄마 말을 잘 들으면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말해줘야죠, 하하!


 그렇다면 아이에게 한국어로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뭐예요?  


A “엄마 정말 예쁘다?” 하하.  하지만 제가 가장 감동 받았던 말은 그거였던 것 같아요. “엄마가 우리 엄마라서 좋다”. 나중에 자식을 낳으면 그 말을 듣고 싶어요. 그럼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어머니에게 자주 그런 말씀을 드리시나요?


그런 말은 안 하지만 '엄마를 정말 존경한다'는 말은 여러 번 했어요. 베풀기를 즐기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어렸을 때는 외동딸인 저보다도 남을 아끼는 것 같아 불만인 적도 있었지만, 그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나눔을 실천하는 일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제가 고등학생 때 진로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많이 준 것 같아요. 우리가 서로 나누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지만 생활 속에서 진짜 실천하는 건 어려운 일이잖아요. 



명품 가방 들고 큰 돈으로 여러 사람 먹여 살리는 것도 재미 있겠지만…



그래서 사회복지학을 선택하신 거군요?


A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봉사활동을 많이 했어요. 뿌듯하잖아요. ‘이게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이다’고 생각했어요. 봉사활동을 하면서 친해진 복지관 선생님께서 ‘앞으로의 꿈이 무엇이냐?’ 물으셔서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학도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잖아요, 돈. 하하. 내 생활은 가능할까? 제때 퇴근할 수 있을까? 제가 돈을 엄청 벌어서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며 큰 돈으로 이 사람 저 사람 먹여 살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건 단기간일 것 같더라고요. 장기적으로는 내가 가진 힘으로 나누어야 하지 않을까, 그게 맞지 않을까?


다양한 사회복지 영역에서도 아이들에게 관심을 둔 이유는 뭐예요?


A 아이들이 태어날 때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잖아요. 어떤 나라에, 어떤 부모님, 남자로 태어날지 여자로 태어날지도 아이가 정하는 게 아니잖아요. 자신이 선택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시작점이 너무 다른 것 같아요. 어떤 곳에서 출발하든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러려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배우고 싶었죠.


세이브더칠드런에는 어떻게 오셨어요?


A 공릉종합사회복지관에서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하다가 4학년 마지막 학기에 기회가 생겨 자연스럽게 그곳에서 일하기 시작했어요. 참 재미있었어요. 마음의 문을 열지 않던 아이들도 오랫동안 만나니까 달라지더라고요. 아직까지 연락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그곳에서 3년 정도 일하다가 세이브더칠드런으로 왔어요. 지역사회의 변화도 즐거웠지만 조금 더 큰 규모로 일해보고 싶었어요. 제가 처음 맡은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사업은 전국단위로 운영된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었죠. 더 많은 아동들의 무대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게 지원했어요. 



마당발이 밝히는 인맥 만들기 비결 



자타공인 세이브더칠드런의 마당발이에요. 비결이 뭔가요?


A 제가 말이 많긴 하지만 상대에게 물어보는 것도 많아요. 친해지는 비법은 진짜 질문이에요.  여기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첫 번째 질문이 “왜 세이브더칠드런에 왔냐”에요. NGO말고, 비영리기구 말고, 왜 ‘세이브더칠드런’이냐고요. 많은 사람들이 “쟤는 뭐지?”하면서 신기해하는 것 같아요. 우리 단체에 없던 캐릭터니까. 그런데 질문을 통해서 의외로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고 친해지는 사람들도 있어요. 사람과 맞춤형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게 친해지는 비결 같아요. 사람들을 관찰하다가 며칠 안 보이면 “왜 안 나왔냐?” 꼭 물어보면서 집착하고. 사람들이 집착하는 거 좋아해요, 하하! 관심이니까요.


앞으로 후배가 더 많아질 텐데 어떤 직원, 어떤 선배로 기억되고 싶나요?


A 긍정적으로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반대 의견을 말할 때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사람. 좋은 질문을 던져서 자극을 줄 수 있는 사람이요. 저나 저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무뎌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릴레이 질문] '나에게           란?'


Q 나에게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란? 

제 첫째 자식. 물론 저 말고 여러 많은 분들과 함께 만든 사업이지만요. 이제 난민아동지원사업이 제 둘째 자식이 될 거예요.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네요.


나에게 동료란? 
진짜 없어서 안 될 존재. 혼자 일할 수 없어요. 저도 동료들에게 자극이 되고 싶지만 동료들로부터 좋은 자극을 얻고 싶어요. 


나에게 세이브더칠드런이란? 
제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저의 무대 



 고우현 (커뮤니케이션부)    사진 김하윤 (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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