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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장난이었는데, 이것도 사이버 불링일까요?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5-11-05 조회수 6470



그냥 장난이었는데, 이것도 사이버 불링일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스마트폰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하는 것을 좋아하는 16세 중학생입니다. 우리 학교에는 특이한 생일 축하 문화가 있는데요. 생일이 되면 생일인 친구의 엽사(‘엽기 사진’을 줄인 말, 인물이나 사물이 비정상적으로 나온 사진을 뜻함)를 찾아서 페이스북에 업로드 하거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모두 그 친구의 이상한 사진으로 바꾸는 특이한 생일 축하 문화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제 생일에 저와 친하지 않은 친구가 제 사진을 계속 확대해서 코랑 눈만 보이는 사진을 제 타임라인에 올렸더라고요. 친한 친구들이 장난으로 올렸을 때는 그냥 ‘뭐 다 하는 거니까’ 웃어넘겼는데, 저와 안 친한 친구가 그런 사진을 올리니까 기분이 나빴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그냥 안 친한 친구더라도 생일에는 그 친구의 못 나온 사진을 찾아서 올리거나, 없다면 이상한 사진에 합성을 해서라도, 그 친구의 SNS에 그 사진을 올리고 생일 축하 글을 썼던 기억이 났습니다. 생일 축하를 더 재미있게 하기 위해 친구의 엽사를 찾아서 올리는 문화, 이것도 사이버 불링일까요?”


이 이야기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중학교 학생들과 나누었던 사연으로, 실제 청소년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각색해 만들었습니다. 청소년 시기에는 친구가 가족만큼 소중해지고, 아이돌 가수가 우상처럼 다가옵니다. 풍성해지는 감정만큼 청소년들은 친구와 나눌 이야기가 많아지게 마련인데요. 그래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모바일 메신저나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사용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소통과 공감을 위해 시작했던 이런 서비스가 오히려 청소년의 마음을 아프게 할 때도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또래간 위협이나 괴롭힘을 뜻하는 사이버 불링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일상을 해칠 만큼 과도하게 스마트폰이나 게임에 몰입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여기에 대해 우리 청소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세이브더칠드런은 10월 13일과 21일, 31일 서울 경희중학교와 보성여자중학교, 마이크임팩트 엠스퀘어에서 토크 콘서트 ‘우리들의 스마트한 이야기, 톡소리 회담(이하 톡소리 회담)’을 열고 청소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우리들의 스마트한 이야기, 톡소리 회담

 


“이미 생일 축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라면 서로 재미있게 그날을 보내자고 한 일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 거잖아요. 그걸 다른 곳에 퍼가거나 악용하는 게 아니라면 사이버 불링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 같아요.”

“재미있자고 한 것이라도 정작 재미있다고 느껴야 할 사람이 기분 나쁘게 여겼다면 사이버 불링이 아닐까요?”


앞서 소개한 사연에 대해 보성여자중학교 학생들이 앞다투어 손을 들어가며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톡소리 회담은 패널로 나선 학생뿐 아니라 관중석에서도 발언이 이어졌던 토크 콘서트였는데요. 이 밖에도 ‘친구가 우스꽝스럽게 나온 사진을 즐겁게 나눠본 뒤 SNS에 올렸다가 다투었다’,‘SNS에 별 뜻 없이 올린 글 때문에 한 친구가 험담 거리가 되었다’ 등의 사례로 열띤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보성여자중학교에서 톡소리 회담에 참여했던 나효림(15) 학생은 “우리가 흔히 겪을 수 있는 사례들이 나오니 어떤 게 사이버 불링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사연에 공감도 많이 갔고요. 꼭 제 이야기 같았어요.”라며 웃어 보였습니다.


패널로 참여한 하유정(16) 학생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겪을 법한 친근한 사연 때문에 친구들도 공감하면서 생각해보았을 것 같아요. 사연을 듣다가 ‘이거 내 이야기인데’라고 조금 찔릴 것도 같고요. ‘엽사’ 사진 사연은 저도 좀 찔렸어요. 당해도 보고 제가 친구에게 해보기도 했거든요.”




생생한 사연의 시작, 청소년 62명의 진솔한 이야기

 


톡소리 회담에서 만난 청소년들이 입을 모아 한 이야기는 ‘내 이야기 같아요’인데요.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청소년의 마음은 청소년 스스로가 가장 잘 아는 법입니다. 톡소리 회담에 앞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남녀 청소년 62명을 만나 디지털 미디어를 사용하는 환경과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친구들이 종종 저격글(상대의 이름은 밝히지 않지만 다른 사람도 짐작할 수 있게끔 누군가를 비방하는 글)을 SNS에 올리는데, 그런 이유를 알고 보면 지나가다 부딪혔는데 사과를 하지 않은 것처럼 사소한 경우가 많아요.”

“나를 싫어하는 친구들이 단체 채팅방에서 나에 대해 험담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비단 세이브더칠드런이 만난 청소년뿐 아니라 이 시대를 사는 청소년이라면 낯설지 않은 이야기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 ‘사이버 불링’이나 ‘사이버 폭력’을 떠올리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사이버 불링의 의미를 알면서도 자신에게 혹은 친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사이버 불링임을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로 함께 사이버 불링에 대해 이야기해볼 수 있는 자리로 톡소리 회담을 준비했습니다. 청소년 62명의 이야기는 각색을 통해 ‘내 이야기’ 같은 사연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따뜻한 엄지와 똑똑한 검지를 가진 청소년 세대를 꿈꾸며

 



이제 청소년에게 모바일 메신저나 SNS, 온라인 게임 등 사이버 세상은 숨쉬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숱한 정보와 교류가 온라인 상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사이버 불링이나 중독이 생긴다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빼앗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가 교통사고를 없앨 수는 없지만 교통 규칙을 세우고 안전교육을 해서 사고를 예방하듯,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할 때도 이용수칙을 함께 만들고 교육하는 건 어떨까요? 어쩌면 변화무쌍한 디지털 세계에서 규칙을 만드는 일은 교통 규칙보다 훨씬 복잡할 것입니다. 그래서 문제를 터 놓고 이야기를 나누어 합의하고 해결책을 찾는 일이 더욱 필요할 지 모릅니다.


“나만 모르는 이야기가 단체 채팅방에서 오고 갈까 봐 불안해서 자꾸 확인하게 돼요.”

“장난이라고 내가 이상하게 나온 사진을 친구가 올리면 기분이 나빠요.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웃으니까 괜찮은 척 웃어 넘기기도 했어요.”


톡소리 회담을 진행하며 만난 청소년들이 들려준 마음입니다. 또래 친구들의 마음을 만나면서 청소년들은 ‘나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이야기를 꺼내놓기도 했고, 알게 모르게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주었을 상처를 떠올리며 뜨끔해하기도 했습니다. 이현수(16) 학생은 “사이버 불링의 심각성을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동안 내가 어떻게 SNS나 메신저를 썼는지도 돌아보았어요.”라며 톡소리 회담에 참여한 소감을 들려주었습니다. 김예린(16) 학생은 “메시지를 보내기 전에 10초만 멈추고 내가 쓴 글을 다시 읽는다면 사이버 불링을 예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스마트폰 이용수칙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톡소리 회담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디지털 세대답게 SNS를 통해 친구들에게 ‘사이버 불링을 예방하기 위한 나의 다짐’을 친구들에게 알리면서 사이버 불링을 예방하는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경희중학교와 보성여자중학교에서는 사이버 불링을 예방하기 위한 5행시, 손가방과 달력, 포스터 등을 만들며 톡소리 회담에서 나온 이야기를 되짚어 보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이를 통한 배움을 실천으로 옮기는 청소년들이 만들어갈 사이버 세상. 그곳은 지금보다 조금 더 따뜻하고 풍성하지 않을까요?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 |  사진 조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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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과 함께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소중하게 사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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