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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도시’ 가 되어버린 예멘 사나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5-04-22 조회수 5191
모하메드 아와드(세이브더칠드런 예멘 사무소)

지난 3주간 계속된 분쟁 속에서 사나(Sana’a)에 살고 있는 예멘 주민들은 이곳을 유령도시라고 부릅니다. 매일 밤 공중 폭격의 위협으로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저희들은 이곳의 집들이 폐허가 되고 아이들과 주민들이 죽는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내 차례는 언제일까?’ 저는 이런 질문을 저에게 던지곤 합니다. 

아랍 국가 연합군의 예멘에 대한 대대적인 공중 폭격을 시작하면서 이곳의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포심과 예측만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폭격이 시작되기 전인 자정 무렵, 저는 살고 있는 집에서 부모님 댁으로 갔습니다. 서로 꼭 붙어 있으면서 어느 누구도 잃어버리는 것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도 “우리 가족은 모두 한 방에서 모여 있어야 한다. 서로 지켜주고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다 같이 죽거나 같이 살거나 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상 공격이 시작된 첫째 주에 인근 슈퍼마켓에 들르니 많은 주민들이 식료품을 사재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밀가루나 설탕 같은 기초 식량을 비롯해 식료품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도 며칠 전 목표 대상이었던 군사기지 인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내 집에 갈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다음날 사나 주변을 잠시 둘러보았습니다. 지금 이 곳에는 자동차와 사람이 하나도 없이 텅 비어 있는데 그 이유는 주민들이 도시의 다른 지역에서도 들릴만한 폭격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사나 지역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도시를 떠나서 아이들과 함께 외곽 지역으로 빠져 나갔습니다. 그들이 곧 돌아올 수 있다는 보장이나 희망도 없이 기약 없이 살던 집과 이웃을 떠나는 것은 매우 어려웠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떠난 뒤 남겨진 집들은 폭격으로 인해 문과 창문이 열린 채로 텅 비어 있습니다. 상점들은 거의 대부분이 폐쇄되어 있고 지금 사나는 오래 전부터 더 이상 사람이 남아 있지 않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정말 이곳이 제가 살던 도시이고 단지 몇 주 전만 해도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곳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거리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고 상점, 학교, 대학과 관공서들은 모두 잠겨있습니다. 현재 이곳은 버려진 도시가 되었습니다. 공중 폭격이 시작된 이후,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후에 바깥 출입이 가능할지 확신하지 못한 상황이라 일단 식량을 대량 사재기했습니다.

폭격 이후로 두 번째 주에는 극히 일부의 사람들만 일터로 돌아갔습니다. 생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작은 상점을 운영하는 모하메드 아메드 씨도 “사는 게 더 어려워 졌어요. 이제 사무실을 곧 닫아야 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당분간 연료 부족 현상도 계속 될 것입니다. 자동차 연료나 하루 6시간 정도의 전기공급을 위한 소규모 발전기를 돌리는 데 필요한 40리터 정도의 기름을 사기 위해서 이곳 주민들은 최소 이틀 간은 주유소 앞에서 줄을 서야 합니다. 
 
저는 지난 주 세이브더칠드런 가족센터 중 한 곳에 매일 참여하고 있는 리바(16)라는 아이를 만났습니다. 사나 지역의 위기 상황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해야 하는 가족센터에서 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리바의 집이 있습니다. 그 아이는 “이곳 가족센터는 제 집과도 같아요. 저는 여기서 친구들을 만나고 숙제도 했거든요.“ 이라고 말하며 몇 초간 멈칫하더니 저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도대체 왜 저렇게 사람들이 싸우는지 알고 계세요? 아이들이 많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그저 아이일 뿐인데요. 제 친구 모두 무사했으면 좋겠어요.”

요즘 이사나 일부 지역에서는 일주일에 3번 정도만 물이 공급됩니다. 주민들은 모두들 긴장 상태에 있고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이 이곳의 주민들에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또 일어났다는 사실이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나에 살고 있는 제 동료 말릭은 며칠 전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낙관적인 마음 가짐을 유지하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예요” 


번역 김지연 (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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