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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성기훼손, 도려지는 것은 여자아이들의 몸만이 아닙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5-01-30 조회수 13276



여성성기훼손, 도려지는 것은 여자아이들의 몸만이 아닙니다



지난 1월 26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는 이집트에서 한 의사가 과실치사 및 여성성기훼손죄로 징역 2년 3월을 선고 받은 일이 실렸습니다. 지난해 이 의사가 13세이던 여자 아이 소하이르 알바타의 성기를 떼어내다 아이가 숨졌기 때문입니다. 신문이 이 사건을 주목한 이유는 여자 아이가 목숨을 잃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집트에서 여성성기훼손죄가 생긴 2008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이 죄를 적용해 내린 유죄 선고였기 때문입니다.


여성성기훼손(FGM: Female Genital Mutilation)은 문화•종교적 관습 등 비의료적인 목적으로 여성의 성기를 일부 또는 전체를 떼어내거나 훼손하는 일을 뜻합니다. 이러한 일이 주로 일어나는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는 ‘여성 할례’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5살도 채 되지 않는 아이들의 살을 도려내고 있습니다. 


2월 6일은 이러한 여성성기훼손을 근절하기 위해 지난 2012년 유엔이 지정한 ‘세계 여성성기훼손 철폐의 날’입니다. 1979년 유엔 산하 기구인 세계보건기구가 처음 여성성기훼손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이래 국제사회는 꾸준히 이 문제를 다뤄왔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공헌한 한 소말리아 여성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패션모델이자 유엔 특별인권대사이고 여성성기훼손의 피해자였던 와리스 디리입니다.




‘사막의 꽃’ 와리스 디리가 들려주는 여성성기훼손




소말리아의 유목민 소녀에서 패션모델이 된 와리스는 여성 잡지와 TV 토크쇼 등을 통해 여성성기훼손에 대한 경험과 의견을 용기있게 고백했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렇지만 특히 여성성기훼손이 이루어지는 지역의 문화에서는 ‘여성의 성’은 공개적으로 드러내기 매우 어려운 주제입니다. 때문에 피해 여성의 목소리가 거의 없이 통계와 차가운 사실로만 있던 이 주제에 와리스의 솔직한 경험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후 유엔 특별인권대사로 임명된 와리스는 여성성기훼손을 포함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담은 책 ‘사막의 꽃’을 펴냈습니다.


“소말리아에서는 여자의 다리 사이에 나쁜 것들이 있다고 믿는다. 그 믿음에 따르면 여자의 성기는 태어날 때부터 있지만 청결하지 않다.

“엄마는 내가 할례를 받는 문제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할 수 없었다. 여자인 엄마에게는 결정권이 없었다.

“남자들은 할례를 받은 아내를 원한다. 엄마들은 그 요구에 응하여 딸들에게 할례를 받게 한다. 그러지 않으면 영영 남편을 구하지 못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할례를 받지 않은 여자는 불결하고 방탕하여 아내로 적절하지 못하다고 여겨진다.


- 책 <사막의 꽃(와리스 디리, 캐틀린 밀러, 이다희 옮김 섬앤섬, 2004)> 중에서


이 책에서 언급하듯이 여성성기훼손은 잘못된 믿음과 불평등한 여성의 지위, 사회적 인식이 얽혀 일어나고 있습니다. 여성성기훼손이 주로 일어나는 29개 국가에서만 1억 2500만 명의 여성이 성기가 도려진 채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 10년 동안 약 3000만 명의 여자 아이들이 새로운 피해자가 될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조사 대상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이주한 사람들이 행하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피해를 입는 여자 아이들과 여성은 훨씬 늘어날 것입니다.




도려지는 것은 여자 아이들의 몸만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여성성기 훼손에 대해 명확하게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해만 끼칠 뿐이다(No health benefit, only harm)’이라고 밝힙니다. 여성의 정상적인 성 세포를 도려내거나 훼손함으로써 여자 아이나 여성의 자연스러운 신체 기능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여성성기훼손을 당한 여성은 단기적으로 극심한 고통과 충격, 과다한 출혈, 파상풍이나 패혈증 등의 감염, 소변이 배출되지 않는 등의 문제를 겪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가디언>이 보도한 사건의 여자 아이나 와리스의 언니 할레모처럼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고통은 이어집니다. 지속적으로 방광에 감염이 발생하거나 심한 경우 불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출산 때 합병증을 얻거나 태어나야 할 아기가 제때 태어나지 못하고 사망할 위험도 높아집니다. 

그러나 여자 아이들이 받는 피해는 비단 신체적 고통만이 아닙니다. 아직 성기를 훼손 당하지 않은 여자 아이들은 성기가 본래 태어난 몸을 ‘청결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몸을 부정해야 하고, 훼손 당한 아이들은 와리스가 “나는 힘없는 어린아이와 다름없이 수동적인 입장에서 고통을 감내하며 조용히 살아가는 법을 깨달은 것이다”라고 고백한 것과 같이 자신의 삶에 대한 주도권을 잃을 수 있습니다.



여자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발걸음


앞서 이야기한 여성성기훼손의 여러 사회적 배경 때문에 이를 근절하는 데도 다양한 차원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여자 아이나 어머니가 여성성기훼손에 반대한다 하더라도 여자 아이와 여성의 의견이 존중 받지 못하고, 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전통과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계속된다면 여성성기훼손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세이브더칠드런도 아이들과 여성뿐 아니라 지역 정부와 각국 중앙 정부, 종교 지도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지원하면서 사회적 인식을 바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피해 아동과 여성에게 보건의료 지원과 함께 사회심리 상담을 제공하는 한편 52개의 여성 자조 그룹에 재무 능력이나 생계수입 창출을 지원하여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러한 지위를 바탕으로 이곳 여성들은 여성성기훼손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직접 내고 있습니다. 또한 세이브더칠드런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할례자’ 700여 명은 여성성기훼손 중단을 선언하고 지역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바꾸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종교 지도자와 함께 성기훼손이 잘못 알려진 것과 달리 종교적 가르침이 아님을 알리고 있습니다.
 


세네갈과 감비아, 말리, 기니 등 서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아이들의 자치 활동인 아동클럽을 통해 아이들이 성과 여성성기훼손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나아가 이 예민한 주제에 대해 부모와 지역사회 어른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시에라리온 3개 지역에서 18세 미만 아동의 여성성기훼손을 금지하는 공식 조항을 이끌어낸 세이브더칠드런을 비롯해 유엔 등 여러 단체의 활동으로 이제 아프리카 16개 국가에서는 여성성기훼손이 금지되었습니다. 그러나 7년 만에 유죄 선고가 내려진 이집트처럼 아직 근절되지는 않았습니다. <가디언>이 만난 소하이르의 한 이웃 역시 “우리는 (여성성기훼손을) 계속 할 것이다. 우리의 할아버지들이 그래왔듯 우리도 그럴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세이브더칠드런은 여성성기훼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주민들을 만나고 정부 관계자를 설득하는 과정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동시에 여자 아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알고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또 그 의견이 사회로부터 존중 받을 수 있도록 여자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넓히는 데도 힘쓰고 있습니다.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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