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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똑같은 사람 이니까요!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4-07-29 조회수 8011



우린 모두 똑같은 사람 이니까요!



전주 덕진초등학교 6학년 1반 교실. 여느 때와는 조금 다른 수업이 시작됐습니다.
교과서도, 정답도 없는 이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유일한 한 가지는 바로 다름의 가치를 존중할 줄 아는 열린 마음입니다.

이 수업은 세이브더칠드런과 전북교육청이 지난 5월부터 전라북도 50개 초등학교에서 함께 진행하고 있는 다문화 인식 개선 교육입니다. 지난 5월 세이브더칠드런의 다문화교사 양성 교육을 받은 100명의 초등학교 선생님들을 시작으로 전북도내 많은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다문화 인식 개선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실제 교육이 이뤄지는 현장을 찾아 교육을 받은 아이들의 마음 속에서 어떤 변화들이 시작되고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이날 덕진초등학교 6학년 1반에서 진행된 수업은 고학년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심화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이미 진행된 기본교육을 통해 다문화에 대한 소양을 키우고 문화평등성을 배운 아이들은 심화교육에서는 차별과 편견을 줄여나가고 다양한 문화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는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됩니다.



시끌벅적 토론 속 자라나는 문화감수성

'고학년-심화교육' 프로그램의 특징은 아이들이 거의 모든 활동을 토론을 통해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토론을 통해 아이들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 중 '누가 대한민국 사람'인지 의견을 나누고, 우리나라를 대표할 '문화특공대원'을 선정하기도 합니다. 조별로 진행된 수업시간 내내 아이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교실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 활기찬 목소리에 이른바 '모범 답안'은 없었습니다. 누가 대한민국 사람인지 토론하는 시간에는 모두 다 대한민국 사람 이라고 대답한 친구들이 더 적어 보일 정도였습니다. 귀화한 사람이요! 북한 사람이요! 아이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거침없이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틀렸다고 야단치지 않습니다. 그렇게 거침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는 과정 자체가 아주 중요한 경험이니까요.





이렇게 활발한 토론의 분위기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특공대원'을 선정하는 시간을 통해 그 진가가 발휘됩니다. 아이들은 미국에서 온 판소리 전문가, 방글라데시에서 온 소상공인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10명의 후보자 중에서 3명의 문화특공대원을 선발합니다. 똑같은 문화특공대원을 선정한 조는 한 곳도 없었습니다. 다른 조 친구가 발표할 때마다 여기저기서 어, 우리랑 똑같네! 우리는 다른 사람 했는데 와 같이 평가도 이어집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이 다른 조의 발표를 과연 제대로 듣긴 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어른들의 괜한 걱정이었나 봅니다. 아이들이 말한 소감을 한 번 들어보실까요?

"사람마다 장점이 있고 문화가 다 다르다는 것을 알았고요, 문화특공대원을 뽑으면서 여러 문화의 다른 점을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조마다 뽑은 사람들이 저희가 뽑은 사람들이랑 달랐는데 뭐랄까……서로 다른 기준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차별하지 말자’는 걸 배운 거 같아요!

심화교육의 마지막 조별 활동은 '다문화단어카드' 배열하기 입니다. 아이들은 각 조별로 남자-여자, 부자인 사람-가난한 사람, 백인-흑인과 같이 짝지어진 10쌍의 단어카드를 받습니다. 그리고 이 단어카드를 상하관계 또는 수평관계로 배열하는데요, 처음 아이들의 대답은 정말 다양했습니다. ‘남자-여자’를 상하관계에 놓기도 하고 ‘잘 생긴 사람-못 생긴 사람’ 카드를 상하관계에 놓기도 했습니다.




각 조별 의견을 나눈 뒤 차별과 편견으로 속상해하는 어느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다문화단어카드를 다시 배열해보았습니다. 대다수의 조가 누가 정답이라고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단어카드를 모두 수평관계에 배열했습니다. 물론 아닌 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대부분이 나와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거나,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는 큰 의미에 공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공감은 아이들에게 생활 속 작은 실천에 대한 다짐으로 녹아 들고 있었습니다.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내 주변 친구들부터 돌아보겠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문화 인식 개선 교육이 결국 다양성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권 교육' 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

기본교육과 심화교육을 모두 마친 덕진초등학교 6학년 1반 아이들,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요?


김태선 어린이 : 다문화단어카드 배열하기가 제일 재미있었는데요, 저는 상하관계가 있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모두 수평관계라고 한 아이들이 있었잖아요. 저랑은 의견이 달랐는데 친구들이 말한 의견도 괜찮은 것 같아요. 그 동안은 친구들하고 의견이 다르면 말싸움을 하곤 했는데 이 수업을 듣고 나서 말싸움을 줄이고 더 친하게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서희 어린이 : 소심해서 말을 잘 안 하는 친구들도 있으니까 자주 말 걸어서 친해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차별 받는 아이들은 구석에 숨어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데 제가 그런 아이들을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강유림 어린이 : 문화특공대원 선발하기가 제일 재미있었어요. 친구들이랑 같이 협동해서 세 개만 고르는 과정이 진짜 제가 심사위원 된 것 같았고 기분 좋았어요. 특공대원으로 김치에 관심을 갖게 된 외국인을 뽑은 조가 있었는데요, 저는 그런 생각을 한번도 못했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김치니까 외국 사람들도 당연히 좋아하겠지 생각했는데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았고 그 조 의견도 진짜 좋았어요.






선생님의 이야기

이번 수업이 아이들에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던 데에는 아이들을 가장 잘 아는 담임 선생님이 직접 수업을 이끌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이끌어냈던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이끌어 준 6학년 1반 김학희 선생님은 이 프로그램의 강점으로 '자료의 통일성'을 꼽았습니다. 그 동안은 다문화 인식 개선 교육용 자료가 따로 없어 선생님들이 재량껏 진행하다 보니 관심도에 따라 수업의 편차가 심했다고 하는데요, 기본교육과 심화교육을 모두 진행한 김학희 선생님의 소감을 들어보았습니다.





기본교육 할 때는 아이들이 평소에 많이 듣던 내용이다 보니 장난도 많이 쳤었는데요, 기본교육이 끝나고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느낀 점들을 생각할 시간이 있다 보니까 오늘 심화교육 할 때에는 조금 더 집중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저희 반에 다문화 배경을 가진 아이가 있는데요, 그 아이가 다문화단어카드 배열하면서 미국하고 일본이 평등하다고 이야기할 때 아이들이 비아냥거리거나 약 올리지 않고 공감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기특하고 고맙다고 생각했어요.

초등학생들은 발달과정상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많이 하게 돼요. 그런 부분들을 제가 혼내기보다는 발달과정의 하나로 이해하고 대신 사람의 가치가 동등하고 인권이 소중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게 노력했어요.

그 동안 다문화 인식 개선 교육이라고 해서 통일된 게 없었고 선생님 재량에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준비가 부족하거나 관심이 없는 선생님이 하게 되면 다문화 인식 개선 수업이 주입식 수업이 될 수밖에 없죠. 소통도 안 되고요. 그런데 이렇게 통일된 교재와 프로그램으로 교육하게 되면 학년별로 개연성도 있다 보니 교육의 효율성이 더 높아지고 효과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이들이 수업시간 내내 가장 많이 한 말은 바로 똑같은 사람 이었습니다. 당장 이 말의 의미가 피부로 와 닿지는 않더라도 이 말의 의미와 가치를 바로 알고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은 훨씬 더 의젓하겠죠. 초등학교 다문화학생 비율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전북에서 다문화의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아질 그날을 기대해봅니다.





글 & 사진 신은정(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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