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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병원, 사라진 의사...사선(死線)의 기로에 선 아이들 ①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4-03-11 조회수 8573

지난 2011년 3월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고 3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내전이 사람들의 관심에서 희미해져 가고 있는 동안 지금까지 적어도 120만 명의 아동이 시리아를 떠나 난민이 되었고, 시리아 내에서 인도주의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아동은 4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랜 내전에 신음하고 있는 시리아와 시리아 아이들의 참상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의료체계의 붕괴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10일, 치명적인 대가: 시리아 내전 3년이 아이들의 생명에 미친 영향 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의료 인프라에서부터 예방접종까지, 무너지고 있는 시리아의 의료체계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모두 3회에 걸쳐, 이 보고서에 담긴 내용들을 여러분에게 전달합니다. 고통 받고 있는 시리아에서 가장 어린 세대가 보내는 호소에 귀를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16살 샤디(가명)는 마을이 폭격을 당할 때 파편에 맞았습니다.

마을에 있던 임시 진료소 직원의 응급처지로 간신히 목숨은 구했지만, 샤디는 걸을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척추에 박힌 파편이 신경을 누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샤디는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화장실 가기나 옷 입기 같은 간단한 일도 가족의 도움 없이는 할 수 없게 돼 버렸습니다. 의사들은 샤디의 부모님에게 척추에 박힌 파편만 빼내면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수술 장비가 없어 샤디는 수술을 받지 못하고 휠체어를 타고 다니고 있습니다.



                             사진/ 폭탄 파편이 척추에 박혀 걷지 못하게 된 샤디의 휠체어. 의사는 “파편만                         
                        빼내면 걸을 수 있지만 수술할 장비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내전 이전, 시리아는 의료체계가 잘 갖춰진 나라였습니다. 대학들은 우수한 의사들을 배출했고, 국내 필요 의약품의 90% 이상을 자체 생산하면서 50개 나라에 수출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내전 이후 3년의 시간은 이 모든 수치들을 거꾸로 돌려놓았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내전 이후 시리아 내 병원의 60%, 기초 의료시설의 38%가 파괴되거나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의약품 생산도 70%가 감소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시리아를 떠나거나 사망, 투옥되면서 의료인력 부족도 심각해 인구 250만의 도시 알레포의 경우 5000명이던 의사가 내전 이후 36명으로 줄었을 정도입니다.



          사진/ 시리아 소년 11살 카림(Karim, 가명)이 모스크에서 기도하던 중 일어난 폭발로 심한 화상을 입어            
                 야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 폭발로 12명이 숨지고 카림을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다쳤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남아 있는 의료시설도 장비와 약품이 크게 부족하고 의료 인력과 심지어 환자들도 전쟁의 위험에 안전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렇다 보니 시리아에서는 다음과 같은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 가정집 지하실 등이 임시 진료소로 사용
- 제대로 수술하면 나을 수 있는 부상인데도 수술을 하지 못해 팔다리를 아예 절단
- 깨끗한 물이 부족해 소독, 세척을 하지 않은 붕대를 사용
- 검사를 거치지 않은 혈액으로 수혈

마취제가 없어 차라리 수술 전에 막대로 때려서 기절시켜 주기를 바라는 환자가 있는 것이 의료체계가 붕괴된 시리아의 현실입니다.

이렇게 끔찍하리만큼 열악한 상황은 어린 아이들이라고 해서 피해가지 않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일하고 있는 한 병원의 환자 중 24%가 14세 미만의 아동이었습니다. 어린 환자들의 상당수가 폭탄으로 인한 화상이나 골절, 파편이나 총알이 몸에 박히는 부상을 입고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Handicap International'이라는 단체가 내전과 관련된 부상자 913명을 인터뷰해 발표한 최근 보고에 따르면 60%인 540여 명이 폭탄류의 무기로 인한 부상자였고, 이중 거의 20%에 달하는 100여 명이 아동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내전의 한 쪽 그늘에, 내전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잊혀진 어린 사상자들이 있습니다. 바로 암이나 간질, 천식, 당뇨병, 고혈압, 신부전증 등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내전 이후 수 천명의 만성질환 환아들이 치료약을 구하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14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오마르(가명)처럼 말입니다.

내전이 일어나기 전 11살 이던 오마르는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내전이 일어나고 첫 해 동안은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잇따른 교전과 도로 차단으로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종양이 자라면서 혈관을 막았고 왼쪽 다리를 무릎 밑과 위, 두 번이나 잘라야 할 정도로 상태는 나빠졌습니다. 


이웃 나라의 병원으로 데려가려고 오마르의 아버지는 위험을 무릅쓰고 아들을 업고서 국경을 넘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치료가 너무 지연돼 오마르는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사진/ 한 어린 시리아 소년이 이제 텅 비어버린 아버지의 약국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3년 동안의 내전으로        
                  시리아 내 병원과 약국, 보건소 등 의료기관의 상당수가 파괴되었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 의사는 집에서 만든 신장 투석기를 자동차 배터리를 사용해 작동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주일에 5일이나 7일, 여섯 시간씩 투석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은 이 장치를 사용해 위험한 상황일 때도 안전한 장소로 옮겨 다니며 투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궁여지책이 언제까지 통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시리아 아이들은 이미 사선을 걷고 있습니다. 의료체계가 붕괴되고 있는 시리아는 가장 가능성이 많은 미래 세대를 통째로 잃어버릴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대가 만들어갈 미래를 잃어버리는 것은 단순히 시리아만의 비극은 아닐 것입니다.


글/ 신은정(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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