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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아이들을 헌신적으로 돕고 있는 하딜의 이야기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3-08-19 조회수 6293

구호단체의 활동가들을 기리는 세계인도주의의 날
- 시리아 아이들을 헌신적으로 돕고 있는 이라크인 하딜의 이야기


매년 8월 19일은 세이브더칠드런과 같은 구호단체의 활동가들을 기리기 위해 유엔이 정한 세계인도주의의 날입니다. 전 세계 120여 국가에서 활동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가는 1만 2,500여 명. 한 명 한 명이 아동을 위한 변화를 만들겠다는 사명을 품고 헌신과 열정을 다해 일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중에서도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에서 소외된 이라크 사막 한 가운데의 작은 난민촌, 알오베이디에서 시리아 아이들을 돕고 있는 한 활동가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가 고향인 28살의 하딜. 그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보호 담당자로 일하기 위해 고향에서 450km나 떨어진 사막 한 가운데, 알카엠(Al Qaim) 지역 난민캠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시리아 난민 2,000여 명이 생활하고 있는 이곳 난민캠프의 최초의 여성 직원입니다.

전도유망한 심리학자였던 하딜은 9개월 전, 여느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일을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경력을 포기하고 가족과 친구들 곁을 떠나 매우 위험하고 견디기 어려운 곳을 찾아가기로 한 것입니다. 밤낮의 기온차가 극심하고 시시때때로 모래폭풍이 몰아치는 척박한 사막이 그녀가 선택한 곳이었습니다.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제 심장을 뛰게 만들었거든요. 사실 바그다드에서 더 좋은 조건의 직장을 제안 받기도 했어요. 가족과 친구들도 모두 그곳에 있고요. 하지만 아동 보호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결국 저를 이곳으로 이끌었지요.”

하딜이 이렇게 뜨거운 열정을 지닌 데는 어릴 적 난민이었던 자신의 경험도 한 몫 했습니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우리 가족은 전쟁의 위협을 피해 시리아에서 1년 정도 살았어요. 그곳에서 지내는 동안 난민 아이들에게 특별하고 세심한 보호와 관심이 얼마나 필요한지 절감했지요. 10년 전 시리아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듯이 저도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의 빚도 있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그들을 돕고 싶어요.”



사진/ 알오베이디 난민캠프에서 아동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하딜                           


잊혀진 난민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서부에 자리한 알안바르(Al Anbar) 주는 서쪽으로는 시리아와 요르단, 남쪽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사막 지대인 이 곳은 이라크에서 가장 큰 주임에도 거주하는 사람은 가장 적습니다. 사막 기후에 익숙한 이라크 사람들조차 견디기 힘들 정도로 혹독한 기후 때문입니다.

바그다드에서 유프라테스 강을 따라 차로 7시간 가량 달리면 알카엠이라는 작은 국경 마을에 도착합니다. 시리아 국경과 매우 가까운 이 곳에는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알오베이디(Al Obeidy)라고 불리는 난민 캠프가 있습니다. 14만 여 명이 생활하고 있는 요르단의 자타리(Za’atari) 난민캠프와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입니다. 하지만 이곳에도 2,000명이 넘는 시리아 난민들이 생활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아동입니다. 국경을 따라 비슷비슷한 난민캠프가 모여 있다 보니 알오베이디 난민 캠프는 필요한 관심이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에서 난민 생활을 하고 있는 시리아 국민이 200만 명, 미처 시리아를 떠나지 못한 사람들도 수백만 명에 이르다 보니 알오베이디 같은 작은 난민촌은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에서 밀리기 일쑤입니다.

하딜은 말했습니다.
“많은 시리아 국민들이 위험을 피해 고향을 탈출했지만 그들이 정착한 이곳 알카엠 지역도 더 나을 것이 없어요. 이들 중에는 피난 중 가족과 헤어져 다시 연락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아요. 이제는 국경마저 폐쇄돼버려 다시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마저도 거의 사라졌어요.”

“매우 끔찍한 상황이지요.”
세이브더칠드런은 알 오베이디 난민 캠프에서 구호 활동을 필치는 몇 안 되는 단체 중 하나입니다. 하딜은 지난 9개월 동안 세이브더칠드런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처음 난민 캠프에 도착했을 때만해도 상황이 정말 좋지 않았어요. 매우 더럽고 곳곳에서 쓰레기 냄새가 났거든요. 처음에는 이런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의 건강 상태가 가장 걱정됐어요.  캠프 내 난민들을 위한 지원도 거의 없다시피 했고요.”

지난 몇 달 동안 하딜은 난민 캠프 내 상황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면밀하게 조사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가 이곳에 도착한 이후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어요. 최근에 새로 생긴 난민 캠프로 옮겨 일하고 있는데 그곳도 상황이 나쁘기는 마찬가지예요. 겨울 동안 천막이 훼손된데다 오염까지 돼 아이들에게 호흡기 질환을 퍼트리고 있어요.”

난민 캠프 아이들에게 일상을 되돌려 주기 위한 걸음
시리아 분쟁은 아이들에게 끔찍한 상흔을 남겼습니다. 내전으로 목숨을 잃은 아동이 7,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고문과 성폭력, 구타와 같이 끔찍한 아동 학대에 대한 이야기도 여기저기에서 들립니다. 하딜은 시리아 아동들에게 심리사회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아이들은 이미 큰 상처를 입었지만 그런 상처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해요. 하지만 아이들의 행동이나 그린 그림들을 통해 그 어떤 아이도 겪어서는 안 될 일들을 그 아이들이 겪었음을 분명히 알 수 있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친화공간(Child-Friendly Space)’에 왔던 한 여자아이가 기억이 나요. 이곳에 오고 처음 몇 달 동안 그 아이는 자신의 집을 무너뜨린 전쟁과 무기만 계속 그렸어요.”

전쟁을 겪은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하딜의 처방은 아이들이 다시 일상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친화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고 있어요. 이곳에서 아이들은 활발하게 신체 활동을 할 수도 있고, 그림이나 사진, 말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지요. 기본적인 아동권리를 배우고 컴퓨터 교육도 받는 등 일반적인 교육 수업도 있어요. 아이들 스스로 위생이나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돕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활동 중 하나예요. 최대한 아이들이 일상 생활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별도로 지원하고 있어요.”  

하딜은 이러한 활동들이 난민 캠프 생활에 적응하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믿습니다. “아동친화공간에 온 다섯 살 여자 아이가 있었어요. 활동에 참여하지도 않으려 하고 가만히 혼자 있었어요. 시리아에서 큰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것이 분명해 보였지요. 담당 직원들은 그 아이가 별도의 공간에서 혼자 조용히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어요. 2개월이 지난 뒤 그 아이는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다른 아이들과도 잘 어울리고 여러 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의 프로그램과 활동은 아동을 위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가족에게도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부모는 자녀가 아동친화공간에 있는 동안에는 자녀 걱정에서 잠시 벗어나 생계 문제 등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많이 받아요. 부모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자녀이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거든요. 부모님들에게는 아이들을 안전한 아동친화공간에 보내는 것이 또 다른 피난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저희가 그룹 인터뷰 때 만난 한 가족은 네 명의 자녀 모두가 아동친화공간에 다니고 있었어요. 그들은 자녀들을 돌봐줘서 고맙다고 말했어요.”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하딜은 굳은 사명감에도 불구하고 알카엠에 오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고 털어 놓았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어요. 저희 아버지는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 항상 지지해 주셨고 이번의 제 선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어요. 하지만 어머니와 자매들은 가지 말라며 저를 극구 말렸어요. 이곳 상황이 너무 위험한 터라 걱정을 많이 하셨거든요. 알카엠이 있는 알안바르 주는 다니기 위험한 곳이기 때문에 가족들이 저를 보러 오지도 못하고 있어요.” 

같은 이라크 땅이어도 집을 떠나서 사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여기서 사는 건 결코 만만치 않아요. 바그다드에서 살던 때와는 완전히 다르거든요. 이곳 지역 사회도 마찬가지고요. 예를 들면, 바그다드에서 살 때 저는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지 않았지만, 이곳에서는 반드시 해야 해요. 이곳 활동은 지역사회의 지원 없이는 힘들기 때문에 지역의 관습을 존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거든요. 그럼에도 이곳 난민캠프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은 참 뜻 깊은 일이에요. 우리는 하나, 하나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그러니 이러 저러 힘든 일들도 견뎌 낼 가치가 충분해요.”

하딜은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에게서 희망의 빛을 발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이들이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쉽게 사라지지 않을 변화를 이루어내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매우 행복해요. 많은 아이들이 시리아로 돌아가서 선생님이 되거나 아동들을 위한 활동가, 또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자원봉사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어요.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몰라요. 미래에 대한 희망을 느낄 수 있거든요.”


번역: 김지연(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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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구호 상황에서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의 헌신과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에 많은 관심을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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