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8 (코트) ‘나도 학교가자’ 외쳤던 스쿨미 아이들의 변화 - 코트디부아르에서의 스쿨미 3년 (1)

세이브더칠드런이 아프리카의 여아 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스쿨미 캠페인’을 펼쳐온 지 3년이 되었습니다. 특히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코트디부아르는 스쿨미 프로그램이 2012년 처음 시작된 지역입니다. 이후 3년 간 학교와 지역사회, 아이들과 교사들을 통해 많은 변화가 일어난 지역이기도 합니다. 2015년 12월, 스쿨미 캠페인 팀은 의미 있는 이 지역을 직접 방문하여, 변화한 아이들과 학교, 지역사회를 만났습니다.



한국에서 겨울이 한창 시작되던 시기, 우리는 약 일주일간 코트디부아르에서 가장 번성한 도시인 아비장(Abidjan)을 방문했습니다. 아비장 근교에는 스쿨미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10개의 학교들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아이들과 선생님, 그리고 어머님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요푸공 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만난 적극적인 아동클럽(Child Club) 활동가들



가장 먼저 방문했던 요푸공(Yopougon) 지역의 시카소(Sikasso)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다양한 아동클럽(Child Club)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의 학교 동아리 모임이나 자치 활동과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클럽활동의 이름이나 활동 사항들은 조금 달라 보였습니다. 자치적으로 이뤄지는 클럽활동은 학교가 단지 학습을 위해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사회성과 자존감 등 여러 가지를 함께 배우는 곳임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발달에는 ‘읽고 쓰기’, ‘덧셈과 뺄셈’ 같은 기초 지식 외에도 ‘생각하기’, ‘자기 의사 결정하기’, ‘표현하기’ 같은 사고활동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스쿨미 프로그램이 지원되는 학교에는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여러 아동클럽들이 있습니다. 시카소 초등학교의 아동클럽은 활동 주제 별로 ‘독서 클럽’, ‘위생 클럽’, ‘평화 메신저 클럽’으로 나눠져 있었습니다. 모든 클럽의 학생들은 자신의 권리, 즉 아동의 권리를 배우고 스스로 깨달으며, 이를 주위의 친구들과 선생님, 부모님 등에게도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 시카소 초등학교의 ‘평화메신저 클럽’ 학생들. 회장인 ‘아푸’(가운데)가 자신들의 활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시카소 초등학교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평화 메신저 클럽(Peace Messenger Club)’의 임원들은 처음 하는 인터뷰일 텐데도 조금 쑥스러워할 뿐,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저를 마주했습니다. 이 클럽은 6학년 여학생 2명이 회장과 임원을, 그리고 4학년 여학생 1명이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지 물으니, 회장인 아푸(Affou, 11세)가 대답했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같은 반 학생들이나, 혹은 전교생들에게 아동 보호와 권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일이에요. 아동 보호법, 권리법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또 그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있어요.” 


▷ 자신들의 활동에 대해 막힘 없이 설명을 이어가던 평화메신저 클럽의 회장 '아푸'(오른쪽)


임원인 래티샤(Laetitia, 11세)는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클럽 활동을 하는 게 기쁜 일이라고 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다 문득, 정작 클럽활동의 주제인 ‘평화’라는 것이 자신들에게는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습니다.


“저희에게 평화는 마을의 평화에요. 
그것은 고귀한 것이고 서로를 구해주는 것이며 즐거운 것이라고 생각해요. 
더 이상의 전쟁, 무서운 무기가 없는 것이며, 모든 것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미쉘(Michelle, 9세)이 수줍어하면서도 차분한 목소리로 한 단어 한 단어를 천천히 대답했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도 그들의 바람대로 평화가 넘치는 세계, 전쟁이 없는 즐겁고 고귀한 세상이 이뤄지길 바랐습니다.


평화 메신저 클럽 임원들과의 인터뷰가 끝나갈 때쯤 학교에 종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아이들이 기다리던 점심 시간이 곧 시작됨을 알리는, 오전 수업 마감 종이었습니다. 그러자 또 다른 아동클럽인 ‘위생클럽(Hygiene Club)’의 임원들이 활동을 개시했습니다. 이들은 식사 전 비누와 적은 양의 물로 깨끗이 손을 씻는 일을 안내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일을 진행했습니다.




▷ 아이들이 위생클럽 학생들의 안내를 받으며 줄지어 손을 씻고 있다. 물통과 비누를 준비하고 친구들이 질서를 지키도록 안내하는 것도 위생클럽 아이들의 활동이다. 




노래로도 배우는 즐거운 아동클럽활동


위생클럽 회장인 클라라(Clara, 11세)는 자신들의 활동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매 시간마다 학교 교정과 학급의 휴지를 줍는 등, 깨끗하게 청소하는 일이에요. 
이렇게 청소하면 각 학급의 아이들이 병에 감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거든요.”



▷ 위생클럽 임원들. 위생클럽 활동을 할 때는 언제나 방수처리가 된 빨간 조끼를 함께 입는다. 친하게 포즈를 취해보라는 말에, 서로의 어깨에 팔을 두르곤 멋쩍은 듯 웃었다.



그 외에도 학생들 스스로의 몸이 깨끗하도록 챙기고, 학교 담을 닦는 등 다양한 곳에서 좀 더 깨끗하고 청결한 환경이 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학교 내에서 위생클럽 임원으로서 바꾸고 싶은 다른 것은 없는지 물었습니다. 


"낡은 교실 벽이나 칠판도 교체하고 싶어요.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더 좋아지도록요."



▷ 시카소 초등학교의 낡은 칠판. 한국에서 사용하는 식으로 칠판지우개를 사용하지 않고 물에 적신 걸레가 사용된다. 칠판지우개를 따로 구비하기 어렵기도 하고, 기온이 높고 건조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몸을 잘 씻기’의 중요성을 노래로도 배우고 있다며, 저학년 아이들이 율동과 함께 노래를 불러 주었습니다. 노래의 가사는 단순했지만, 아이들은 신이 난 듯 즐겁게 반복해 불렀습니다.

▷ 시카소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선생님의 지도에 맞춰 ‘손 씻기’의 중요성에 대한 노래를 율동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깨끗하고 싶다면, 스스로 잘 씻어야 해요~
손도 입도 귀도 씻어요~
손도 팔도 발도 씻어요~


아이들의 밝고 당찬 모습에 미소가 절로 났습니다. 



여아교육의 성과를 몸소 보여준 교장 선생님


스쿨미는 아프리카의 열악한 교육환경에 대한 지원, 그 중에서도 특히 많은 장애를 겪고 있는 여아들의 교육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시카소 초등학교 곳곳을 둘러본 방문시간이 끝나갈 무렵, 학교를 안내해 주었던 모니크(Monique, 55세) 교장 선생님이 여자아이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자신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여성으로서 이 학교의 교장 직을 맡고 있습니다. 
코트디부아르의 교육부 장관님도 여성입니다. 
우리 여성들도 남성들만큼 중요한 사람이고, 
당연히 여자아이의 교육도 남자아이의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아들이 교육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저도 남성들과 경쟁하여 이 자리를 맡았습니다. 
제가 선출된 분명한 가치와 이유가 있습니다."



▷ 시카소 초등학교의 모니크 교장선생님이 스쿨미 캠페인 런칭행사에서 이화여대 학생들이 아프리카 여아들에게 전하는 응원 메시지를 쓴 ‘칠판노트’를 전달 받았다. 이에 그녀는 스쿨미 캠페인의 취지에 고마워하며 여아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교장 선생님은 여아들도 동등한 기회를 받을 수 있다면, 분명 미래에 주요한 인재로 자랄 수 있으며, 맡은 일을 잘 할 수 있는 역량들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후원자와 한국의 스쿨미 캠페인 참여자 분들에게도 인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책과 급식실, 그리고 수도시설을 갖출 수 있게 해주신 점에 대해 감사 드립니다. 
아이들의 교육, 특히 보다 많은 여아들의 교육에 관심을 주신 것에 깊은 고마움을 느낍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16-2018년에도 코디부아르에서 스쿨미 캠페인 프로그램을 이어갑니다. 학업이탈이 많은 초등학교 4,5,6학령기의 여자아이들이 학교에 머물며 배움을 이어가도록 지원하여, 더 많은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게 합니다.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가족과 사회의 인식개선을 도와, 아이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게 합니다. 
삶을 가꾸는데 도움이 되는 지식과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스스로 미래를 개척할 힘을 갖게 합니다. 


지금, 스쿨미 캠페인을 후원하세요.
여자아이들이 교육받을 당연한 권리를, 보장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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