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24 (코트) 스스로 변화하는 아이들 - 코트디부아르에서의 스쿨미 3년 (2)
세이브더칠드런이 아프리카의 여아 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스쿨미 캠페인’을 펼쳐온 지 3년이 되었습니다. 특히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코트디부아르는 스쿨미 프로그램이 2012년 처음 시작된 지역입니다. 이후 3년 간 학교와 지역사회, 아이들과 교사들을 통해 많은 변화가 일어난 지역이기도 합니다. 2015년 12월, 스쿨미 캠페인 팀은 의미 있는 이 지역을 직접 방문하여, 변화한 아이들과 학교, 지역사회를 만났습니다.




코트디부아르 소데팜(Sodepalm)지역의 레부투(Leboutu)학교에 들어서자 마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이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갑작스런 비에 우리는 당황했지만, 학생들과 선생님, 학부모님들은 손님이 오니 환영의 비가 온다며 기쁘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비가 잦아들자, 우리는 교장실로 안내되었습니다. 그곳에는 학생들을 대표해 8살의 아카(Ackah)가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사무실 내에서 자리를 잡자, 아카는 선생님과 함께 준비한 환영사를 읽어 내려갔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일행을 환영하며, 덕분에 아동보호와 아동권리에 대해 배우고, 문제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 것에 감사를 전했습니다.



학생들을 대표해 환영인사를 낭독한 아카. 수줍어하며 인사를 읽어 내려갔지만, 눈빛에는 방문한 외국인들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했다.




아이들의 놀라운 몰입과 열정이 담긴 연극 한 편



교장실 옆 교실에서는 아동권리연극 <우리 어린이들에게 권리를!>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 극으로 아이들은 전국대회에서 상을 받았다고 했습니다비록 정식 무대가 아닌 칠판 앞에서 특별한 무대 장치도 없이 진행되었지만, 배우로 참여한 10명의 아이들은 놀라운 몰입도로 온 몸과 마음을 담아 연기했습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연극 속 사례들은 생활 속 친구들의 이야기이며, 가정에서,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제의 현실이었습니다. 연극이란 형식을 통해서 표현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뛰어난 연기력에 더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스스로 풀어냈다는 것과 변화에 대한 소망을 함께 담았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긴 여운을 남겼습니다. 



연극의 줄거리: 한 여자아이가 집에서 빨래며, 청소 등의 일을 강제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다른 여자아이는 나이 많은 아저씨에게 강제로 결혼을 강요받는 상황이다. 이러한 것들을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이 모인 공간에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학교에 갈 아이들이 당면한 이런 불행한 상황에 대해, 아이들이 모두 함께 어린이의 권리를 되찾게 해달라고 힘을 모아 외친다.



특히 기억에 남는 대사는 조혼의 위험에 처한 아이가 울먹이며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내가 화나는 것은 왜 어른들은 자기들도 어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 못하는가야
어른들은 우리를 존중하지도 않아.

우리 아빠는 나를 자기보다도 나이 많은 아저씨와 결혼 시킨대

난 학교에도 다닐 수 없고 너희랑 어울리지도 못하잖아.


엄마, 저도 아직은 어려요. 친구들과 뛰어 놀고 싶다고요

이미 부인이 3명이나 있는 남자와 왜 결혼시키려 하는 거죠?

난 결혼하기 싫어요. 학교에 다녀서 나중에 이 나라의 훌륭한 여성이 되고 싶어요.”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여러 사례를 연극으로 꾸미고,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를 펼치는 참여 학생들. 진지한 연기에 경건함마저 느껴졌다.



다음은 연극을 마무리하는 아이들의 마지막 외침입니다. 그들의 마음을 담아 그대로 번역했습니다.

 

들어주세요. 우리의 숭고함을 들어주세요!

들어주세요. 우리가 받는 비난, 불관용, 폭력 그리고 부당함을 들어주세요!

들어주세요. 세상에 외쳐주세요. 우리는 어린이, 횃불을 밝히는 어린이랍니다.

인류의 고결함을 밝히는 별이랍니다. 저희는 희망 그리고 사랑입니다.

비방과 욕설에서 구해주세요. 그만, 이제는 그만. 학대는 그만, 그만, 그만!


들어주세요. 귀 기울여 들어주세요.

학대하지 마세요. 더 이상 어른들의 사리사욕의 희생자이기 싫답니다.

국민 여러분과 국가여, 들어주세요.

어린이들의 권리와 숭고함을 짓밟지 마세요. 우리의 공평함을 약탈해가지 마세요.

우리가 바로 미래의 촉매역할을 할 부시통이니까요!”

연극을 마무리하는 아이들의 마지막 외침

 

 

 

연극이 끝난 후, 참여자 중 한 명인 록산느(Roxane, 10)에게 연극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물었습니다.


 

연극을 좋아해요. 연극을 하면 많은 것을 배우거든요

연극이 의미하는 대로 아이들은 존중 받아야 하고 또 언제나 보호 받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많은 것을 읽고 외우는 건, 참 유익한 것 같아요.”



읽고 쓰기를 좋아해서 학교에서 진행하는 연극까지 참여하는 록산느. 시 짓기에도 재능이 있어서 전국대회에 학교 대표로 참가했다.

 


이런 활동을 보면서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고, 서로 느낀 점을 공유하고, 어른이나 지역 사회로의 목소리를 전파하는 아동참여형 활동이 왜 많아지고 활발해져야 하는지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이 수혜의 대상이 되기 보다는 변화의 주체적인 참여자가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아이들을 통한 아이들의 변화, 그 현장을 보고 나오면서 오늘 만난 이 아이들의 미래를 설레며 그려보게 되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에서는

스쿨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다양한 아동클럽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동이 자신의 권리를 깨닫고 동료, 선생님, 부모님들 같은 주변 사람들의 인식을 주체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아동클럽은 다양한 주제의 교육을 받지만, 공통적으로 아동권리 및 아동보호, 참여, 그리고 클럽활성화와 운영에 관한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각 클럽의 특성에 따라 특성화된 교육도 실시합니다. 


코트디부아르의 대표적인 아동클럽활동

- 독서클럽: 아동권리에 대한 인식증진 활동과 더불어 도서관(Book Bank)을 관리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쉬는 시간에 책을 읽는 것을 활성화하기 위한 활동도 전개합니다. 

- 평화메신저클럽: 평화, 사회적 연대(단결), 시민권, 차이(다름) 존중의 문제에 대해 동료 학생들과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인식증진 활동을 실시합니다. 

- 위생클럽: 교내 위생시설(급수대, 화장실 등) 유지 및 관리를 책임지며, 화장실과 수도시설의 올바른 사용, 바람직한 위생습관에 대해 동료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식증진 활동을 전개합니다. 이를 통해 수인성 질병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금, 스쿨미 캠페인을 후원하세요.
여자아이들이 교육받을 당연한 권리를, 보장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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