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16 (우간다) 교실 바닥에서 어둠과 배고픔에 잠이 들던 아이들


2014년 우간다의 나팍지역(Napak District) 나코레토 초등학교(Nakoreto Primary School)와 로코디오코디오이(Lokodiokodioi Primary School)를 방문했을 때, 우리는 특이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학교 건물 자체는 비교적 건실한 외관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한 교실은 닫힌 창문으로 인해 암흑에 뒤덮여 있었습니다. 어둠에 눈이 좀 익숙해지자, 여느 교실과는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교실 여기저기엔 생활 옷가지가 흩어져 있었고 천장 대들보에는 아이들의 신발이, 구석엔 사물함으로 보이는 철제함과 모기장을 친 잠자리들이 있었습니다.



▷ 자는 동안 누군가 가져갈까 봐 교실 천장에 가지런히 올려놓은 운동화들. 가난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맨발로 다니는 상황이라 자신의 신발을 지키기 위해 아이들이 꾀를 낸 듯 하다.



▷ 2014년 기숙사가 생기기 전, 교실 구석 바닥에서 숙식을 하며 학업을 이어가고자 했던 아이들의 공간. 안전 때문에 철문으로 창을 막아 어둠만 있는 이곳에서, 아이들은 내일의 수업에 참석하기 위해 밤을 보냈다.


대부분의 교실은 철제 창문을 닫으면 밤처럼 어두운 암흑 교실이 됩니다. 하지만 다행히 이 학교의 한두 교실은 세이브더칠드런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태양열 전기가 공급되고 있었습니다. 전등을 켜자 교실 안을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창문은 안전을 위해 모두 철문으로 되어 있었고 잠금 장치까지 완전히 잠긴 상태였습니다. 이렇게 어둡고 마실 물도 없는 열악한 상태에서, 여학생들은 안전을 걱정하며 잠을 자야만 했습니다.  학교에서 잠을 자는 아이들 중에는, 멀게는 왕복 12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매일 통학해야 했던 아이도 있었습니다. 거칠고 마른 들판은 날카로운 가시덤불이 지천에 깔려 있어 튼튼한 신발이 없는 아이들은 발과 종아리가 상처투성이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여자아이들은 먼 거리를 걸어 학교에 오다가 좋지 않은 일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학교에 머무르는 것을 택했던 것입니다. 

몇 번 학교에 빠지게 되면 수업을 따라잡기 힘들어지고 그러면 자연스레 학교를 중단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집에서만 생활하게 되는 소녀들은 14살 밖에 안 되는 나이에도 소 몇 십 마리에 조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자아이들은 학기가 진행되는 3개월 동안 학교의 교실 한 켠에서 밤을 보내고 학기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갑니다. 이를 허락한 부모의 마음도 대단하지만, 아이들이 이렇게까지 학업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그들이 가진 힘이자 우리에게 보여주는 희망이었습니다.

그래서 세이브더칠드런은 학교에 기숙사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곳에서 미래를 꿈꾸고 노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습니다. 

프로그램을 시작한 후 1년 여, 다시 찾은 학교에서 보게 된 아이들의 새 보금자리는 아이들이 시설을 아껴 사용해서 인지 깨끗하고 튼튼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 2015년 여아들을 위해 마련된 기숙사에서 아이들은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학업을 이어갈 수 있다. 이제 이 공간에서 아이들은 꿈을 향한 꿈을 꾼다.


로코디오코디오이 초등학교의 교장선생님은, 기숙사가 생긴 후 학생들의 등록률도 높아지고 나눠준 모기장 덕분에 말라리아에 걸리는 학생 수도 현저히 줄었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학교가 세워진 후 가장 많은 학생들이 졸업시험에 통과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교실 바닥에서 어둠과 배고픔에 잠이 들던 아이들이 지금은 안전한 기숙사에서 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의 수는 점점 더 많아지지만, 기숙사는 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스쿨미 캠페인은 이런 아이들의 꿈이 하나라도 좌절되지 않도록, 
후원자 분들과 함께 노력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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