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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놀이터를 지켜라 : 놀 권리 회복 캠페인 - 대한민국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실컷, 맘껏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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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에서 놀자! 작성일 : 2015-10-16 조회수 : 5106



다시, 길에서 놀자!



덕수궁 앞 세종대로, 놀이터가 되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요. ‘가서 놀아보자’라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아이들이 먼저 저기 가서 놀겠다고 하더라고요.”

“스스로 무언가에 나서는 일이 별로 없는 아이인데 이건 아이가 먼저 하고 싶다고 했어요.”


하이서울페스티벌이 열린 지난 10월 4일 세종대로. 자동차가 사라진 까만 아스팔트 도로에 아이들은 자석에 끌리는 쇠처럼 두 눈을 반짝이며 다가왔습니다. 또래 친구들이 모여 폴짝이고 재잘대기 시작하자 점점 더 많은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잡아 끌었습니다.


아이들을 불러 모은 이곳은 아동 놀 권리 회복 프로젝트 ‘놀이터를 지켜라’ 캠페인을 진행해온 세이브더칠드런과 바닥 놀이를 개발하고 확산해온 벤처기부펀드 C-Program, 놀공발전소가 함께 만든 놀이 공간 ‘놀이터를 지켜라 × 바닥 놀이 프로젝트: 만나면, 놀이시작!’이었습니다. 놀이터라지만 트램폴린이나 미끄럼틀, 시소 같은 놀이 기구는 없었습니다. 대신 형형색색 테이프가 선이 되고 칸이 되어 아이들이 뛰고 멈추어야 할 곳을 가리켜주었습니다. 이 중에는 광주와 김해의 초등학교 아이들이 직접 개발한 놀이도 있었습니다(관련 글: 우리가 출동하면 놀이터가 생긴다 ▷). 화려한 영상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아이들이 이 간단한 장치만으로 재미있게 놀았냐고요? 현장에서 만난 한 부모님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열심히 노는 것을 오랜만에 봐요. 진지하게 놀이에 빠져든 모습에 ‘우리 애가 맞나?’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어요.”


엄마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을 지켜보았던 C-Program의 엄윤미 대표 역시 “몰입해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기운에 매번 놀란다”며 말했습니다.


“세종대로에서 바닥 놀이터를 처음 접한 아이들이 낯선 친구와도 스스럼없이 잘 어울려 놀았어요. 그러니 ‘요즘 아이들은 이러 저러해서 못 놀아’라고 섣불리 단정짓기 보다 아이들이 제대로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놀 곳이 사라진 거리, 잃어버린 바깥 놀이



술래잡기, 땅따먹기, 고무줄 놀이, 오징어 놀이, 신발 지키기... ‘놀이터를 지켜라 × 바닥놀이 프로젝트: 모이면, 놀이시작!’을 찾은 아이들을 뛰노는 모습을 보며 부모님이 머리 속에 떠올렸을 놀이일 텐데요. 이 아이들의 부모만 해도 어려서 이런 놀이를 곧잘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놀이터만이 아니라 골목길과 마을 공터에 분필이나 무른 돌로 금을 긋고 놀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노는 게 점점 낯선 일이 되고 있습니다. 자녀와 함께 이곳을 찾았던 최선주 씨도 이런 점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아이들이 밖에 나와서 논 적이 많지 않은데 이렇게 노니 정말 즐거워하는 것 같아요. 평소에는 저희 아이들이 실내에서 놀거든요. 놀이터에 가도 유아용 시설이 위주라 초등학교 아이들이 놀 곳이 없는 것 같아요. 이런 바닥놀이를 만들 수 있는 준비가 갖추어지면 집 근처에서 해보고 싶어요. 안 그래도 큰 아이한테 친구들이랑 해보라고 말하고 싶었거든요.”


그날 저녁 하이서울페스티벌과 함께 세종대로의 놀이터는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세이브더칠드런과 C-Program, 놀공발전소는 이 놀이터가 끝이 아니라 하나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따로 또 함께 다양한 형태의 놀이 공간이 학교와 동네 안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놀이터를 지켜라’와 ‘바닥놀이 프로젝트’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아이들에게 골목을 돌려주자, ‘나가 놀기(Playing Out)’!


우리보다 앞서 동네에 놀이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국 남부 브리스톨에 사는 주민 앨리스 퍼거슨과 에이미 로즈입니다. 이 둘은 ‘우리가 어려서 동네에서 놀며 느낀 기쁨과 배움을 우리 아이들도 누려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살던 거리에서는 밖에서 나와 노는 아이들을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젊은 부부와 아이들이 많이 살았지만 집 앞 도로에 자동차가 수시로 다녔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연스레 앨리스와 에이미는 ‘차가 다니지 않는다면 아이들이 놀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고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이웃을 만나 설득한 뒤 일정 시간 자동차 출입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2009년 6월 1일 도로를 막고 첫 ‘나가 놀기(Playing Out)’ 시간을 시작했습니다. 차가 다니지 않는 길가에 아이들은 자전거와 공, 분필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이웃 친구들과 함께 놀이를 만들어 놀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신난 사람은 아이들뿐 아니었습니다. 부모도, 아이가 없는 주민들도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을 구경하고 차를 마시고 처음 보는 이웃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이웃 길 주민들은 어떻게 하면 ‘나가 놀기’를 할 수 있느냐고 물어왔습니다. 현재 브리스톨에서는 시의회의 지원으로 앨리스와 에이미가 사는 길가뿐 아니라 총 6곳의 도로에서 일주일에 3시간 동안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자동차 출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와 같은 움직임은 브리스톨을 넘어 옥스퍼드와 런던, 영국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정말 이렇게 환경이 바뀌면 아이들이 더 잘 놀까요? ‘나가 놀기’가 이루어지는 동안 아이들의 행동을 분석한 브리스톨 대학교 연구결과는 ‘그렇다’입니다. 아이들은 ‘나가 놀기’ 시간의 70% 동안 바깥에 나와 놀았습니다. ‘나가 놀기’를 하지 않는 브리스톨 다른 지역의 비슷한 연령 아이들이 같은 시간을 밖에서 보내는 비율은 약 20%밖에 되지 않습니다. 또 ‘나가 놀기’ 때 노는 아이들은 이 시간의 약 1/3을 활발한 신체활동으로 보냅니다. 이는 실내에서 머물 때보다 6배나 많은 시간입니다.


최근에는 터키의 이스탄불도 에센네르 지구의 한 거리를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으로 지정했습니다. 도시가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곳이 줄어듦에 따라 아이들이 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었습니다. 미국 씨애틀에서도 ‘나가 놀기’처럼 사전 신청을 받아 일정 시간 자동차 출입을 제한하는 ‘놀이 거리(Play Street)’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역시 아동 친화적인 도시가 되기 위한 활동 중 하나로 주택단지의 공공 공간을 아이들이 놀기 좋은 곳으로 바꾸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도로는 달리는 자동차에, 골목길은 주차된 차에 공간을 빼앗긴 우리 아이들에게도 집 앞 골목이, 마을 빈 터가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를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은 지역사회와 함께 공공 공간을 아이들의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길을 모색하는 한편, 놀이터 관련 법령이 놀이 시설이 아닌 놀이 ‘공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정책 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동네에서 걱정 없이 뛰어 놀 수 있도록 ‘놀이터를 지켜라’의 발걸음을 응원해주세요.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  |  사진 조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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