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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놀이터를 지켜라 : 놀 권리 회복 캠페인 - 대한민국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실컷, 맘껏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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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동네를 들썩인 생일 잔치의 주인공을 소개합니다 작성일 : 2015-10-12 조회수 : 5575



온 동네를 들썩인 생일 잔치의 주인공을 소개합니다



“이리 건너 와봐!”

지난 10월 7일 경상북도 의성군 봉양면 도리원 마을. 유치원에 다니는 작은 아이부터 제법 청소년 티가 나는 초등학교 6학년까지 서른 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이 서로를 부르는 소리, 까르륵 웃어대는 소리가 가을 하늘 사이로 퍼져 나갔습니다. 지나시던 마을 어르신들도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놀 권리 회복 프로젝트 ‘놀이터를 지켜라’로 처음 만들어진 농어촌 놀이터 ‘도리터’가 문을 연 날이었습니다.




색다른 놀이터 ‘도리터’의 탄생 비화



도리터는 우리가 아는 놀이터와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미끄럼틀이나 시소를 볼 수 없는 대신 컨테이너 두 개 사이에 나선처럼 꼬인 철골 구조가 있습니다. 여기에 밧줄과 안전망이 얽혀 다양한 높낮이를 이룹니다. 이런 독특한 농어촌 놀이터는 왜, 어떻게 생겨난 걸까요?


세이브더칠드런이 농어촌에 놀이터를 짓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지난해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영월, 전라북도 장수, 경상북도 의성에서 만난 아이들 86명이 들려준 이야기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마을 지도자가 된다면?’이라는 질문에 4곳 아이들은 마치 짜기라도 한 듯 ‘친구들과 놀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농어촌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뛰어 놀 거라는 도시 사람들의 상상과 현실은 많이 달랐습니다. 이곳 아이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들를 곳도, 함께 모여 놀 곳도 없이 띄엄 띄엄 흩어진 집으로 돌아가 TV와 컴퓨터로 혼자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농어촌 놀이터 짓기 사업에서 아이들은 설계 과정부터 함께했습니다. 의성군에서는 놀이터가 문을 열면 가장 많이 찾을 도리원 초등학교 아이들 67명이 ‘우리가 바라는 놀이터’를 그림으로 그리고 놀이터 모델을 만들고 각자의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은 절대 평범하지 않고 ‘악어가 나올 것 같이’ 스릴 있으며 물 놀이도 할 수 있는 공간, 트램폴린처럼 출렁출렁 뛸 수 있는 곳, 오르고 뛰어 내리고 미끄러지고 숨으며 놀 수 있는 곳, 놀다 지치면 앉아 쉴 수 있는 의자가 마련된 공간을 바랐습니다. 여기에 부모님과 마을 주민들은 ‘농어촌은 촌스럽다’는 편견을 깨트릴 멋진 동네 자랑거리를 기대했습니다. 이런 다양한 바람은 농어촌 놀이터에 어떻게 담겼을까요? 의성군 농어촌 놀이터를 공동 설계한 건축설계사 오피스 53427 고기웅 소장이 답했습니다.


“여기는 미끄러지는 곳, 저기는 매달리는 곳이라고 정하지 않고 (아이들이 언급한) 여러 행동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서 원하는 대로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려 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부모님의 바람대로 전형적이지 않은 놀이 시설이 된 것 같아요.”

 



뛰고 오르고 미끄러지고... 아이들이 온몸으로 기뻐한 놀이터의 생일




아이가 태어나면 가장 기쁜 사람은 엄마와 아빠이기 마련입니다. 이곳 놀이터의 생일에도 그러했습니다. 의성군의 놀이터가 생기기까지는 많은 ‘부모’가 있었습니다. 농어촌 놀이터 사업을 진행한 세이브더칠드런이나 이를 후원한 기업 한솔제지와 한솔아트원제지뿐 아니라 놀이터를 세울 땅을 내어주고 앞으로 놀이터를 책임지고 운영할 의성군, 워크숍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도와준 도리원초등학교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보다 이 놀이터가 어떤 곳이 되어야 할지 고민하고 이날을 기다려 준 이들은 바로 이곳 아이들입니다. 이 지역 도리원의 놀이터란 뜻으로 ‘도리터’라고 이름 붙인 사람도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도리터에 들어서자 마자 그물을 타고, 사다리를 오르고, 안전망에서 미끄러지고, 구름 사다리에 매달렸습니다. 유연한 몸으로 구조물 사이 사이를 통과하고, 처음에는 올라가기 망설였던 구조물 꼭대기에도 올라 앉아 마을을 내려다 보기도 했습니다. 상기된 얼굴로 동생들과 어울려 놀던 심다연(13) 어린이는 말했습니다.

물 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나 기울인 컨테이너 위를 올라갈 수 있는 것, 모래 놀이를 할 수 있는 곳처럼 우리가 낸 아이디어가 진짜 이루어졌다니 고마우면서 기뻐요. 행복해요! 나중에 여기에서 친구들이랑 술래잡기를 해보고 싶어요. 우리 나이가 되면 보통 ‘술래잡기는 시시해’라고 생각하지만 여기에서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물에 발이 빠진 친구를 놀릴 수도 있을 테고요!” 




온 마을이 들썩들썩, 중랑구 놀이터 백일 잔치




의성군에서 놀이터의 생일 잔치가 있었다면 지난 9월에는 서울 중랑구에서 놀이터의 백일 잔치가 있었습니다. 잔치가 열린 상봉어린공원과 세화어린이공원은 작년까지 폐쇄되어 있다가 ‘놀이터를 지켜라’ 캠페인을 통해 새로 문을 연 놀이터입니다. 6월 12일에 개장한 이 두 곳 역시 도리터와 마찬가지로 아이들과 주민들이 설계 단계에서부터 깊숙이 참여해 만들었습니다. ‘높고 기다란 미끄럼틀’, ‘뛰어놀 수 있는 빈 공간’, ‘아름다운 나무를 베지 않고 만드는 놀이터’와 같은 의견이 담겨 태어난 이곳 덕분에 아이들은 ‘노는 게 180도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이제 여기서 지옥 탈출 놀이도 하고 그네도 타고 놀아요. 하루에 3~4번도 와요. 학교 친구들 사이에도 입소문이 퍼졌어요. '거기 가자, 재미있어'라고요.”


중랑구 마을 활동가 이경진 ‘달팽이마을’ 대표도 놀이터가 생기고 나자 ‘아이들이 없는 짬을 만들어서라도 논다’며 놀이터에서 만난 아이들의 모습을 들려주었습니다.


“아침에 사무실로 나오면서 보면 아이들이 학교 가기 전에도 모여서 놀아요. ‘매일 와서 놀고 싶은데 학원에 가야 해서 자주 못 오는 게 아쉽다’고 하면서요. 등교 길에라도 잠시 와서 놀고 싶어서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만나 학교에 간대요.”




놀이터를 완성하는 생각: 놀이 시설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




놀이터가 생기고 바뀐 사람들은 아이들만이 아닙니다. 주민들을 중심으로 놀이터 운영위원회가 조직되었고, 매주 목요일이면 아이들과 함께 노는 놀이 운영 프로그램도 주민이 직접 진행합니다.


백일 잔치를 계획하고 준비한 사람들 역시 마을 주민이었습니다. 여기에 필요한 백일 떡과 두루마리 화장지도 만든 백일 케이크를 준비했고, 인근 사회복지관과 고등학교에서 팝콘 기계와 솜사탕 기계를 빌려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아이들은 돈 대신 놀이터 잡초를 5개씩 뽑아 간식 값을 마련했습니다. 잔치를 구경하러 온 어르신들은 아이들이 심어놓은 식물과 잡초를 구분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마을공동체에 속한 아이들은 잔치에 빠질 수 없는 축하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이경진 대표는 백일 잔치를 시작으로 중랑구 곳곳의 놀이터에서 잔치를 열어 모든 놀이터를 주민들의 공간으로 만들어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말했습니다.

“저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세화와 상봉어린이공원 2곳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중랑구에 있는 42개 놀이터를 만든 거라고 생각해요. ‘놀이터에 놀이 시설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라는 생각, ‘놀이터에 오는 사람이 놀이터를 지킨다’는 생각을 우리와 나누었으니까요.




앞으로도 세이브더칠드런의 ‘놀이터를 지켜라’를 통해 영월과 완주에 농어촌 놀이터를 지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주민의 공간으로 거듭난 중랑구 놀이터처럼 농어촌 놀이터에도 지역 어린이와 주민들로 이루어진 놀이터 운영위원회가 조직되어 놀이터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입니다. 특별히 농어촌 놀이터에서는 2년간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해 아이들이 더욱 풍성한 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도시와 농어촌에서 지역 아이들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놀이터, 앞으로도 기대해주세요!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  |  사진 정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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