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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놀이터를 지켜라 : 놀 권리 회복 캠페인 - 대한민국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실컷, 맘껏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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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펀딩] 9화. 군수는 답하시오! 마이크 잡은 아이들 작성일 : 2015-08-12 조회수 : 6972



9화. 군수는 답하시오! 마이크 잡은 아이들



“학교 놀이터에 우리는 들어갈 수가 없어요. 병설 유치원 아이들만 쓸 수 있어요.”

“어느 학교인가요? 왜 못 쓰게 하는 거죠? 자세한 사정 좀 들려주세요.”


지난 달 28일 완주군. 초등학교 3학년 조장우 어린이가 말했고 박성일 군수가 답했습니다. 완주군의 지방자치를 책임지는 박성일 군수 옆에는 군 예산을 기획하는 정성모 군 의회 의장도 앉아 아이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었습니다. 아이들 뒤편에서는 군청 주무관이 손을 바삐 움직이며 아이들의 의견을 적어 내려갔습니다.





군수는 답하시오: 어린이들의 10가지 제안


이날은 세이브더칠드런과 완주군이 공동으로 진행한 ‘놀이터를 지켜라 어린이 옹호활동가 캠프’가 끝맺는 날이었습니다. 1박2일 간의 캠프에서 3~6학년 초등학생 39명은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동네 놀이터를 함께 평가해보고, 어떤 놀이 공간을 바라는지 구체적인 생각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아래와 같이 <어린이가 놀기 좋은 완주’를 만들기 위한 우리들의 제안 10가지>로 정리하여 군수와 군의회 의장에게 전달하였습니다. 



1. 다양하고 재미있는 놀이시설

2. 걸어서 갈 수 있는 가까운 놀이터

3. 연령별 수준에 맞는 놀이공간

4. 빗물 배수가 잘 되고 화장실이 있으며 시설관리와 점검이 잘 되는 놀이터

5. 밤에도 환하고 위험하지 않은 놀이터

6. 영화관, 카페, 음식점 등 다양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공간

7. 무료로 놀 수 있는 공간

8. 자동차로부터 안전하게 놀 수 있는 도로와 주차장

9. 자연, 동물과 어울릴 수 있는 놀이터

10. 와이파이가 터지는 공간


어떤가요? 당연해 보이는 요구도 있고 고개가 갸웃해지는 제안도 있을 텐데요. 아이들은 군수와 군의회 의장 앞에서 왜 이러한 조건이 완주를 ‘어린이가 놀기 좋은 곳’으로 만들지 하나 하나 설명했습니다.


놀 곳이 충분하지 않아요. 가장 가까운 놀이터도 걸어가기는 좀 위험한데 그렇다고 엄마한테 데려다 달라고 하기엔 가까운 거리라서 자주 못 가요.”

“놀이터가 대부분 어린 애들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에만 맞추어져 있어서 고학년인 우리가 놀기에는 너무 시시해요.

빗물 배수가 잘 돼야 해요. 비 온 다음날 축구를 하러 나갔는데 땅에 물이 고여있어서 축구를 할 수 없었어요.”

길가에서 놀 때 차들이 많이 다녀서 보호막이 있으면 좋겠어요.” 

“저희에게 놀이터는 뛰어 노는 곳만이 아니라 만남의 장소예요. 친구를 불러내거나 약속을 잡으려면 메신저로 연락을 해야 하는데 데이터가 끊기기 일쑤예요. 무선인터넷이 가능했으면 좋겠어요. ”



완주는 봉동읍과 삼례읍처럼 산업단지를 기반으로 대단지 아파트가 있는 도심 지역과 경천면이나 고산면처럼 농업이 주를 이루는 지역이 공존하는 마을입니다. 이에 따라 아이들이 느끼고 바라는 놀이환경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면 단위에 사는 아이들이 집에서 가까운 놀이터, 다양한 문화적 기회를 주로 이야기했다면, 도심 지역의 아이들은 ‘놀이터의 숫자는 많지만 막상 우리가 놀 곳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천편일률적이고 유아 중심으로 맞춰진 놀이터는 초등학생에게 시시하고 뻔한 공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이런 놀이터 대신 주차장과 도로에서 자동차가 오는지 예의주시하며 놀거나, 근처 도시인 전주로 나가 돈을 내고 트램펄린을 타며 논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아이들의 발표에 박성일 군수는 ”완주를 아이들이 놀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열쇠를 얻은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의견을 달라”고 답했습니다. 





변화는 가능하다: 안산에서 미리 보는 완주의 미래


아이들의 제안이 그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실제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세이브더칠드런의 답은 ‘예스’입니다. 이미 아이들의 제안을 바탕으로 놀이터를 개선해오고 있는 경기도 안산시가 그 미래를 보여줍니다.



안산시 단원구청과 세이브더칠드런은 단원구 내 지역아동센터들과 아동자치활동인 ‘차일드 클럽’을 3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참여한 아이들은 인근 놀이터를 탐방하고 주변 친구와 주민들에게 직접 설문조사를 하며 놀이터에 바라는 점, 고쳐야 할 점 등을 찾아냈습니다. 아이들은 이를 제안서에 담아 단원구청에 전달했고, 그 결과 페인트가 벗겨진 놀이 시설이 깔끔하게 재단장 됐고 모래 소독이 이루어졌습니다. 갈라진 우레탄 바닥도 새 것으로 교체되었고 아이들이 자주 넘어지던 배수구 주변 요철이 사라졌습니다. 


‘2015년에도 어린이들이 제시하는 개선사항은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권오달 단원구청장의 응답에 걸맞게 올해도 ‘차일드 클럽’ 아이들은 ‘유모차와 휠체어가 출입할 수 있는 경사로 설치’, ‘모래 소독 주기 확인표’ 등을 담은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완주군 아이들의 제안도 제안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완주군은 아이들의 제안을 검토하고 정책 반영 여부나 향후 활동 방향을 밝힐 예정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도 아이들의 제안과 완주군의 답을 담아 오는 8월 말 결과 보고서를 발간하고, 아이들의 제안이 이후 놀이공간 개선에 반영될 수 있도록 완주군과 계속 협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놀이터를 비롯해 주변 놀이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람은 아이들입니다. 그러나 단원구청장이 지적했듯 이제까지 이러한 공간은 “아동들의 공간임에도 아동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어른들의 시야에서 만들어지고 관리되어 왔던 관행” 속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완주와 안산에서 보듯 아이들에게는 ‘수혜자’ 이상의 능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을 발휘할 때 아이들은 ‘놀이터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기쁘다’고 말합니다. 


“놀이터의 좋은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우리의 눈으로 확인하고 함께 만든 제안서를 구청에 내고 나니, 마치 내가 우리 고잔동 친구들과 동생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터를 마련한 것 같아 자부심을 느꼈다.” (이다희, 2014년 안산시 ‘차일드클럽’ 참여 어린이)


아이들에게 놀 곳을 되돌려 준다는 것은 그저 물리적 공간을 허락하는 것을 넘어 아이들이 그 공간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실현하도록 돕는 것까지 포함하는 뜻임을, 우리는 아이들로부터 배웠습니다.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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