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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놀이터를 지켜라 : 놀 권리 회복 캠페인 - 대한민국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실컷, 맘껏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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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펀딩] 6화. '잘 노는 아이'를 키우려면 온 나라가 필요하다 작성일 : 2015-07-22 조회수 : 7432



'잘 노는 아이'를 키우려면 온 나라가 필요하다



서준이와 지애 이야기


여기 서준이와 지애가 있습니다. 두 아이의 가정 환경은 비슷합니다. 서민 주택가에 살고 있고, 부모님은 주말에도 일하거나 쌓인 피로를 푸느라 아이들을 위한 시간을 내기 어렵습니다. 


서준이네 동네엔 깨끗한 공공 놀이터가 있습니다. 서준이는 학교가 끝나면 매일 이곳을 찾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놀이터 둘레의 트랙을 따라 돌기도 하고, 두 손을 놓고 타는 연습도 해봅니다. 오늘은 ‘지옥탈출’ 놀이를 하며 술래를 따돌리려고 용기를 내어 평소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가보기도 했습니다. 



지애네 동네엔 마땅히 놀 곳이 없습니다. 집 앞 골목에선 주차된 차에 부딪히거나, 시끄럽다며 어른들에게 혼나기 일쑤입니다. 갈 곳이 없어 마트에 가지만, 어슬렁거리지 말라며 금새 직원에게 쫓겨 나옵니다. 결국 집에서 핸드폰 게임을 하거나 친구들과 채팅을 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성장에 영향을 끼치는 놀이격차


서준이와 지애, 비슷한 가정 환경이지만 전혀 다르게 놉니다. 지애의 부모도 여느 부모처럼 자녀가 안전하고 재미있게 놀길 바라지만, 부모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놀이 기회에도 사는 곳이나 가정 형편, 연령, 성별, 장애 등에 따라 차별이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놀이격차는 쉽게 지나칠 일이 아닙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공중보건학과 앤드류 카진스키 교수 등의 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1km 이내에 놀이터가 있는 곳에 사는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5배 더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집 근처에 놀이터나 공원이 없는 아이들은 아동비만 발생 가능성이 29% 정도 높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아이의 성장에도 영향을 끼치는 놀이 격차를 해소하고 균등한 놀이 기회를 제공하는 것, 바로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일이지요.




합법적으로 없어질 뻔한 아파트 놀이터


그러나 현실에선 얼마 안 되는 아이들의 공용 공간인 놀이터를 홀대하고 없애려는 시도가 되레 두드러집니다. 지난해 여름, 150세대 이상 주택단지를 건설할 때 어린이 놀이터를 짓도록 한 의무규정을 없애려 했던 정부의 시도가 그 한 예입니다. 

정부의 이 규정 개정을 막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은 의견서를 제출하고 국회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그 결과 규정 개정안은 철회됐지만, 사회의 공공 공간을 함께 쓰는 여러 연령대의 사용자 중 아이들에 대한 고려가 지나치게 야박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의 공간에 대한 홀대 가시화 



아이들의 공간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정부의 행정은 올해 초 놀이터의 무더기 폐쇄로 다시 드러났습니다. 1화에서 말씀 드렸듯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의 안전관리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놀이터들이 올해 1월 한꺼번에 폐쇄된 것이죠. 지금도 (6월초 기준) 전국 1,067개의 놀이터가 폐쇄된 상태입니다.

왜 이렇게 한꺼번에 폐쇄된 걸까요? 낡고 위험한 놀이기구들이 많다는 문제도 물론 있지만, 안전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놀이기구가 단 한 개만 있어도 전체 놀이터를 폐쇄했기 때문입니다. 행정은 편리할지 모르나 주 이용자인 아이들 입장에선 부당한 조치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놀이터 일제 폐쇄 직후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와 의회에 제안서를 보내 ‘공동주택 내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놀이시설 개선사업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폐쇄된 놀이터들이 주로 오래된 영세주택단지 내에 있다고 해도 정부가 나 몰라라 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2013년 유엔아동권리위원회도 일반논평을 통해 “놀이시설에 대한 접근이나 놀이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부족한 빈곤 아동을 위해 국가가 특별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꼭 기구가 있어야 놀이터일까? 



이번 기회에 놀이터의 개념도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현행 법은 놀이터를 ‘놀이시설’이라고 부르는데, 법이 정한 놀이시설은 ‘놀이기구가 설치된 놀이터’입니다. 기구를 설치하지 않고 그루터기 등 자연물이나 옮길 수 있는 물건들을 활용하여 노는 빈 공간은 놀이시설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놀이공간의 정의를 ‘시설’에서 ‘터’, 즉 공간의 개념으로 바꾸지 않는 한 창의적이고 새로운 유형의 놀이터는 좀체 만들어지기 어려울 것입니다.

놀이터의 개념이 ‘시설’에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은 뉴스펀딩 연재물에 댓글을 단 독자들의 다음과 같은 의견에서도 드러납니다. 

* 요새 놀이터에 가보면 쓰레기나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는 것을 흔히 보게 됩니다. 아이들 노는 곳에 어른들의 몰지각한 행동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라구요(SJ님)
* 치안도 불안하고 더럽고(spdlql님)


세이브더칠드런이 만난 학부모들 역시 놀이터에 가기를 꺼리는 이유로 기구가 좋다 나쁘다 이전에 차량이 질주하는 놀이터 앞 도로, 놀이터를 배회하는 노숙인, 치안과 관리문제 등을 꼽았습니다. 
자동차의 안전뿐 아니라 도로 상태, 신호체계, 운전법규를 모두 고려해야 교통 안전이 가능해지듯, 놀이터의 안전 역시 기구뿐 아니라 공간과 주변 환경, 관리방식까지 모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죠. 세이브더칠드런은 국회와 협력하여 이러한 방향의 정책 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꼭 기구가 있어야 놀이터일까? 



새로운 시도와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올해 봄, 정부는 아동 놀이정책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지난 5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어린이는 차별 없이 놀이 지원을 받아야 한다’ 등 5개 항목으로 이루어진 어린이 놀이헌장을 만들었습니다. 서울시도 ‘동네에서 가장 좋은 곳에 놀이터를 두겠다‘ 등 6개 원칙을 담은 어린이 놀이터 함께 만들기 약속을 제정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 모든 과정에 자문과 협의의 파트너로 참여해왔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죠. 그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맘껏, 실컷 놀 수 있으려면 온 나라가 필요합니다. 동네방네 뛰놀며 즐거웠던 경험, 우리를 키워주었던 그 경험을 오늘의 아이들에게도 온전히 전하고 보장해주는 것, 그것이 어른과 국가의 책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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