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캠페인 (참여|캠페인)

겨울, 따뜻할 소정

실제 사례를 재구성했으며 아동의 인권 보호를 위해 대역을 섭외했습니다.
단 아동의 할머니와 주거·생활 환경은 실제 상황을 촬영했습니다.

열한 평,
작은 복도식 아파트.
볕 잘 드는 아담한 집.

이혼 후 연락이 끊긴 엄마와 집을 나간 아빠.
한 살 때 오빠와 함께 할머니에게 맡겨져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열네 살 소정.

찬 바람 부는 아침,
얼어붙은 정류장.
소정의 시린 겨울이 다시 시작되는 곳.

소정이 옷걸이에 걸린 외투는
지하상가에서 샀던 5만원짜리 코트와
오빠가 오랫동안 입던 낡은 패딩 점퍼.

지금껏 옷 한번 사달라는 말 없이
“그냥 오빠가 입던 거 입으면 돼.”

오늘도 소매가 반질반질한 패딩 점퍼를
체육복 위에 둘러 입고 등교합니다.

두 사람의 수급비는 단돈 50만원.
관리비 6만3000원을 낼 여력이 없어서
구청 직원에게 도와달라고 사정했던 그날.

“할머니, 우리 이제 어찌 살아요?”
“우지 마라, 우리 살길 또 생긴다.”

사실 그때,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는 할머니.
“그래도 내가 죽는 한 있더라도
우리 소정이는 다 키워놓고 가야지…”

“아프다고 병원 가면 한 달 생활비가 없어집니다.
가슴에 혹이 있다는데 검사비만 30만원이랍니다.”

아픈 몸 홀홀히 부여잡고
힘겹게 장 보러 가는 할머니.

소정이 소고기 한번 맘껏 먹여보는 게 소원이지만,
고깃값 한번 물어보고는 이내 걸음을 돌립니다.

“왜 이리 비싸냐고 물어봤더니 정육점 주인이
‘소고기 사드신 지 오래되셨나 봐요’ 하더라고…”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물어봐도
“괜찮아, 할머니 돈 없잖아…”
다 쓴 교통카드만 조심스레 내미는 소정이.

고작 만원밖에 충전해주지 못해 미안한 할머니.
“만원 충전해도 버스 몇 번 못 탑니다.
그래도 만원이 우리한테는 큰돈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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