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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 7년, 전쟁의 기억밖에 없는 아이들
긴급구호
2018.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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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 7년, 전쟁의 기억밖에 없는 아이들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지 만 7년이 지났습니다. 시리아는 사실 이렇게 신문 국제면에만 헤드라인으로 실리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시리아’ 하면 전쟁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떠오르는 곳도 아니었습니다. 끔찍한 유혈사태 소식이 아니라 역사적 중요성과 아름다운 경관으로 나라 이름이 더 잘 알려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난 7년,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세이브더칠드런은 사진가 크리스 드 보데(Chris de Bode)와 함께 요르단 캠프에 살고 있는 7세 시리아 난민 아동 46명의 초상사진(School Portrait)을 촬영하고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 아이들은 수천 명의 시리아 난민 아동 중 요르단에서 유치원을 다닌 아이들로 시리아 내전이 발발할 때 태어나 전쟁의 기억밖에 없는 아이들입니다.





전쟁이 시작할 때 태어나 이제 갓 여덟 살이 된 아이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대부분 고향 시리아에서의 기억이 없습니다. 루라(Rula)도, 마이(Mai)도 주디(Judi)도 시리아에 대한 아무런 기억도 없다고 합니다. 할머니와 사는 카말(Kamal)은 할머니로부터 시리아에 대한 어떤 얘기도 듣지 못했고, 라드완(Radwan)도 집에서 가족과 시리아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현실에서 좋아하는 것들을 찾습니다. 요르단 캠프가 있는 도시 자카(Zarqa)에서 마이는 공원에 가는 걸 좋아하고, 푸아드(Fouad)와 자인(Zein)은 식당에 가는 것을 즐깁니다. 주디는 이웃들과 친구들을 가장 좋아합니다. 아이들은 꿈도 키웁니다. 루라는 영어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타렉(Tareq)은 치과의사가 되는 것을 꿈꿉니다.



이 아이들은 모두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원하는 유치원에서 학교에 다니는 데 필요한 읽는 법과 산수 등을 배웠고, 사진에 나온 모든 7살 아이들은 이제 요르단 정부가 지원하는 정식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복합활동센터(multi-activity centres), 미취학아동센터(Early Learning Centres), 이동식 아동친화공간(mobile Child Friendly Spaces) 등을 통해 아이들이 안전하고 학교에 다닐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힘썼습니다. 아이들에게 빵과 같은 음식도 제공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히 주변 국가로 피난해 상대적으로 안전해진 아동도 있지만, 여전히 수많은 시리아 아동이 잔혹한 전쟁으로 살해, 상해로 인한 장애, 피난에 노출돼 있으며 교육과 의료서비스, 구호단체의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시리아 내전 7년을 맞아 지난 13일 포위 지역인 동구타와 시리아 서북부의 구호직원, 아동, 부모, 의사, 교사 등 수십 명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새 브리핑 <시리아 위험 지역에서 온 목소리(Voices from Syria’s Danger Zones)>를 발표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전쟁으로 찢겨나간 시리아 주변 지역을 사로잡고 있는 무처벌의 문화와 폭력을 멈추고 국제인도법 위반에 대한 감시와 책임을 강화해 아동을 향한 전쟁을 멈추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2017년 하반기, 매일 최소 37명의 민간인이 폭발성 무기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공습과 폭격이 집중된 동구타를 비롯해 북부 이들리브, 홈스, 남부 요르단 인접지역 등에 2017년 4곳의 ‘완충지대’가 설정됐음에도, 시리아 전역에 걸친 사망자 수가 이전보다 45%가 증가했습니다. 이는 수년래 가장 높은 수치로, 완충지대 설정을 비롯해 시리아 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조치가 완전히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네 곳의 완충지대가 설정되면서 시민들은 안전한 장소를 제공받고 분쟁이 종식될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피난처 제공은커녕 오히려 이들 중 일부 지역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완충지대 중 하나인 동구타에서는 2월 말 2주 동안에만 600명이 사망했고 2,000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아이들은 지하와 임시 피난처로 내몰리고 있으며, 이곳에서조차 폭격과 포격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폭격은 일상적인 공포로, 동구타 지역 세이브더칠드런 파트너 단체의 한 직원은 “폭발의 위력으로 2, 3층에서 그대로 바닥에 나가떨어진 사람들도 있다”며 “이들 중에는 여성과 아이들도 있었는데, 뼈가 산산조각 나버렸다”고 증언했습니다.



많은 수의 시리아 아동은 음식이나 의료서비스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인 환경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상처나 질병을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습니다. 또, 심각한 독성 스트레스(toxic stress)로도 고통받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만난 동구타의 한 선생님은 아이들이 수업 중 배고픔에 쓰러지는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식료품값이 치솟으면서 학부모 일부는 아이들에게 하루씩 번갈아 가며 밥을 먹일 수밖에 없다고 답했습니다. 한때 시리아의 곡창지대였던 동구타는 포위당한 이후, 빵 가격이 주변 지역보다 16배나 상승했습니다.



아이들은 어디선가 큰 소리가 들리면 극심한 공포에 빠지거나 악몽으로 잠을 자지 못합니다. 한 어머니는 “비행기가 오면 막내딸이 발작을 일으키고 불안해하다 발작을 일으키고 의식을 잃는다”며 전투기에 대한 두려움을 전했고 한 구호직원은 한 번도 사과를 보지 못해, 사과를 두려워하는 남자아이를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먹을 것이 떨어질 것을 대비해 빵을 숨기는 것도 아이들에게 일상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파트너 단체들은 동구타를 비롯한 시리아 전역 그리고 주변 국가들에서 전쟁으로 찢겨나간 아동의 삶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초, 동구타 지역의 가족들에게 추위를 견딜 수 있는 담요와 따뜻한 겨울옷을 나눴고, 요르단과 같은 주변 국가에서는 시리아 난민 아동들이 아이답게 지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아동친화공간에서 아이들이 배우고, 놀고, 친구를 만들 수 있게 돕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과 함께 아동보호나 교육, 건강이나 영양 지원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시리아 아동들의 기대를 너무나도 오랫동안 져버렸습니다. 300만 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전쟁 말고는 아무것도 모른 채 자라고 있고, 최근 휴전에 대한 약속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여전히 집과 학교, 병원에서 폭격을 당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시리아 아이들이 이러한 고통을 겪는 것을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에게는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습니다. 아이들을 상대로 치러지고 있는 이 전쟁을 멈추고 즉각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해주세요. 


세이브더칠드런 브리핑에 따르면 완충지대가 공표된 후 시리아 전역의 상황은 다음과 같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 민간인 사상자 45%까지 증가: 2017년 하반기에 시리아 전역에 걸쳐 폭발성 무기에 의해 매일 최소 37명 사망했습니다. 이는 같은 해 상반기 대비 45% 증가한 수치이자, 지난 수년 내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2018년 들어서는 더욱 악화돼 2월 말 단 2주 동안 동구타 지역에서만 600명이 사망하고 2,000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 시간 당 아동 250명까지 피난하는 기록적인 피난 수준: 이는 완충지대 발표 후 60% 증가한 수치입니다. 지난해 10월~12월 시리아 내 피난율은 지난 5년 중 가장 높았고, 3개월간 백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습니다.


- 교육 시설에 대한 공격 증가: 올해 들어 1~2월에만 동구타의 학교 60곳 이상이 폭격으로 손상되거나 파괴되었습니다. 시리아 서북부에 위치한 세이브더칠드런 지원 학교들은 폭력으로 학교를 닫아야만 했던 날들이 네 배나 늘었다고 보고되었고, 학업수준 평가에 따르면 아이들은 몇 학년이나 뒤처지고 있습니다.


- 이틀에 한 번꼴로 공격받는 의료시설: 치료나 수술이 필요하거나 출산을 앞둔 임산부 등 수천 명이 생명에 직결되는 의료 서비스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구호와 지원에 대한 조직적 거부: 구호활동에 대한 조직적인 거부로 UN이 ‘접근이 어려운 지역’과 ‘포위 지역’으로 분류한 지역에서는 아동 100만 명을 포함해 200만 명 이상이 생명과 직결되는 음식과 약품을 포함한 단 한 번의 구호물자 수송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이는 기록적인 수준의 아동 영양실조와 붕대, 주사기 재사용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도화(마케팅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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