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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을 멈춰주세요”…시리아 내전 6년이 남긴 ‘보이지 않는 상처’
긴급구호
2017.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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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을 멈춰주세요”
시리아 내전 6년이 남긴 ‘보이지 않는 상처’






“죽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러면 따뜻한 하늘나라에 가 먹고 놀 수 있다고요. 차라리 총에 맞고 싶다고도 해요. 다치면 병원에 가 먹을 수 있다면서..."– 마다야 지역 한 선생님


3월로 시리아 내전이 7년째 접어들었습니다. 만 6살 이하 시리아 아동 최소 300만 명이 전쟁 밖에 알지 못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시리아 14개 주에서 아동 청소년, 성인 450명을 설문조사하고 인터뷰해 전쟁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미쳤는지 밝히는 보고서 <보이지 않는 상처(Invisible Wounds)>를 발표했습니다. 내전 중 시리아에서 벌어진 가장 큰 규모의 어린이 정신건강 연구 보고서입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들이 ‘독성 스트레스(toxic stress)’에 장기간 노출돼 심각한 심리적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점점 더 공격성을 보일 뿐 아니라 야뇨증, 실어증, 자해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시리아에 거주하고 있는 아동은 약 580만 명입니다. 이 아동들을 포함한 1,350만 명이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시리아 빈곤 인구는 분쟁 전 28%에서 85%로 늘어났습니다. 시리아 아이들의 일상은 계속되는 악몽과 같습니다.



악몽 같은 나날들



“수백만 시리아 아동은 매일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집에 폭격이 떨어지진 않을까. 자신이나 사랑하는 이들이 세상을 떠나버리진 않을까. 학교에 더 이상 가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 다음 끼니는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가족들과 떨어지진 않을까.”


보고서를 보면, 성인 84%와 아동 대부분이 계속되는 폭격과 포격을 아동의 일상에 심리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첫 번째 이유로 꼽습니다. 5~7살 그룹에 속했던 소년 마르완은 인터뷰 중에 “나는 비행기가 싫어요. 우리 아빠를 죽였어요.”라고 세 차례 소리를 질렀습니다. 성인 89%는 전쟁이 지속될수록 아이들의 불안 증세가 심해지고 있고, 49%는 아이들이 항상 또는 수시로 극심한 슬픔을 느끼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아동 40%는 집 옆이라도 밖에서 놀 때 안전하다고 느낀 적이 거의 또는 한 번도 없으며, 13~17살 응답자의 60%는 부모님이 없으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이 절반이 학교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아동들은 또 두통과 흉통,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이들리브(Idlib)에서 아이들을 인터뷰를 담당한 모하메드는 “아이들은 창문이 쾅 닫히고 의자가 삐걱거리는 소리에도 스트레스 반응을 나타냈고 많은 아이들이 공공장소에서 오줌을 가리지 못했다.”고 설명합니다.



정신적 고통의 증상들



“제 아들은 한밤중에 매일 두려움에 사로잡혀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곤 합니다.  제 아들은 한 아이가 눈앞에서 살해당하는 걸 본 이후로 누군가 자신을 살해하러 오는 악몽을 꿉니다. 아이가 참수되는 현장을 목격했는데, 어떻게 두려움에 떨지 않을까요?” – 사이드의 아버지 피라스


성인 응답자의 81%가 아동들이 더 공격적이 돼 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71%는 아이들이 점점 더 오줌을 가리지 못하고 야뇨증에 시달린다고 보고했다. 응답한 성인 48%는 전쟁이 시작된 뒤 실어증이나 언어장애를 겪는 아이들을 보았다고 답했습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동 네 명 중 한 명꼴로 무섭고 슬플 때 말할 사람이 거의 또는 전혀 없다고 답했습니다. 응답자 절반이 내전 탓 경제적 궁핍과 스트레스로 가정 폭력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성인 18%는 홀로 생계를 유지하며 사는 아동을 안다고 말했습니다.

 

 기댈 곳 없는 아이들은 파괴적인 방식으로 스트레스에 대응했다. 성인 응답자 51%는 청소년들이 약물에 빠져들고 있고, 27%는 아이들의 자해나 자살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교육의 부재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더합니다. 12살 제이납(Zeinab)은 “너무나 끔찍한 상황을 많이 봤고 전쟁 말고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다”며 “나는 2년 동안 학교에 다니지 못했고 내 동생은 거의 교육이라고 받아본 적이 없는데 이 상태가 계속돼 미래 전체를 잃어버리게 된다면...”이라고 말했습니다. 성인 응답자의 60%가 교육의 부재가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독성 스트레스(toxic stress)’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독성 스트레스는 아이들이 충격적 사건을 겪고 극도의 폭력과 결핍에 일상적으로 시달릴 때 나타내는 심리적 상태입니다.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 유형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으로 손꼽힙니다.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독성 스트레스는 아동의 신체와 정신에 평생 영향을 남길 수 있다.”며, "시리아 아이들이 필요한 심리정서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상처를 치유하기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알렉산드라 첸 하버드 대학 아동 보호 및 정신 건강 전문가는 “극단적인 정신적 외상을 유발하는 사건에 반복해서 노출되는 것은 아이들을 ‘독성 스트레스’ 상태에 빠지게 한다.”며 “이와 같은 상태는 아이들의 신체 및 정신 건강에 평생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뇌를 비롯한 다른 장기 발달을 저해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 계속 놓이면 성인이 되며 심장 질환 위험과 약물 남용 위험이 증가하고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의 위험도 증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우리는 지금 당장은 분쟁의 결과를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차츰 우리는 그 결과를 볼 것입니다. 10년 이내에 우리는 완전히 붕괴한 세대를 마주할 것입니다. 그 세대는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고, 정서적으로도 무너져있죠. 우리는 새로운 시리아를 지을 수 있는 세대가 필요합니다.” – 이들리브 아동복지사 무함마드


상황은 심각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마르샤 브로피(Dr. Marcia Brophy) 세이브더칠드런 중동 정신건강 및 정서적 지원 고문은 “아이들은 회복력이 뛰어나고 인터뷰한 많은 시리아 아이들이 비행기 조종사, 의사, 선생님 등 꿈을 잃지 않았다.”며 “폭력 상황의 종결과 함께 적절한 지원과 조기 치료로 아이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시리아 10개 주와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다른 나라 캠프에서 심리치료를 돕고 있습니다. 또 시리아 내 7개 병원과 보건소 등을 지원해 예방접종을 하고 각 가정에 위생, 방한 키트 등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아동 150만 명 등 240만 명이 혜택을 받았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또한 모든 내전 당사자들이 시민 거주지역과 학교, 병원 등 민간인 이용 시설에 폭발성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세이브더칠드런과 같은 단체들이 가장 취약한 이들을 찾아가 도울 수 있도록 포위 전략을 즉각 끝내고 모든 지역에 인도주의적 접근을 가능하게 하라고 촉구합니다. 더 늦기 전에 힘을 모아 위기상황에 놓인 시리아 아동들의 정신 건강과 행복을 돕기 위해 새로운 국제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보이지 않는 상처> 보고서 보러가기


글 김소민(커뮤니케이션부), 김도화(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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