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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이브더칠드런이 위기상황에 처한 아동을 돕는 두 가지 방법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8-02-01 조회수 4160

세이브더칠드런이
위기상황에 처한 아동을 돕는 두 가지 방법


지진•태풍과 같은 자연재해, 무력 분쟁과 내전. 수많은 위기 상황에서 아동의 삶은 가장 먼저 위험에 처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동들을 물리적이고 신체적 위험에 처하기도 하지만,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래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을 돕는 초기 단계에서 구호물자를 전달하는 것 외에도 아동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돕는 다각적인 아동보호 활동을 펼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위기에 처한 아동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게 두 가지 특별한 방법을 활용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아이들은 성인과 다르게 반응하거나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연령대별로 필요로 하는 도움과 그 방식도 다릅니다. 특히, 아동의 성장 정도나 보호자와의 감정적 애착 정도 같은 것들에 따라서 어떤 방식은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위기현장에서 아동을 도우려 PFA를 사용하는 방법(영상)


그 첫 번째 방법은 ‘심리적 응급처치(Psychological First Aid: 이하 PFA)’입니다. PFA를 활용하는 직원은 위기상황에 놓인 아동을 보고(Look), 아동의 이야기를 듣고(Listen),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으로 연결하는(Link) 과정으로 아이들이 적절한 도움을 받고 심리적 상처나 스트레스로부터 회복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위기상황 초기에 아주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지원방법입니다.


이라크 콰이야라에 난민아동을 위해 개소한 아동친화공간


또 다른 방법은 ‘아동친화공간(Child Friendly Space: 이하 CFS)’입니다. 아이들에게 놀고, 배우고, 스스로를 표현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는 CFS는 특히 괴로운 경험을 한 아이들에게 알맞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계획되어 운영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이브더칠드런은 방글라데시로 피난한 로힝야 아동을 돕는 41개의 CFS를 비롯해 수많은 CF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일본의 미유키 씨(왼쪽), 세이브더칠드런 독일에서 일했던 카이 씨(오른쪽)


PFA와 CFS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세이브더칠드런 일본의 미유키 아카사카(Miyuki Akasaka: 이하 미유키) 씨세이브더칠드런 독일에서 일했던 카이 야마구치(Kai Yamaguchi: 이하 카이) 씨를 모셨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에 들어오기 전 유아 교사로 일했던 미유키 씨는 2012년부터 SC 일본에서 아동보호 전문가로서 동일본대지진 등 다수의 인도적지원 현장에서 아동보호 활동을 펼쳤고 다수의 PFA 강의와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카이 씨는 UN 등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프리랜서로 인도적지원 현장에서 14년간 아동보호 활동 경력이 있으며 작년 7월까지 SC 독일에서 역량강화 전문가로 활동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떻게 PFA와 CFS를 활용할까요? 현장에서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두 아동보호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심리적 응급처치(PFA)와 아동친화공간(CFS)이 무엇인가요?



카이 PFA는 곤궁에 빠진 아이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일을 더 잘 할 수 있게 돕는 기술(Skill Set)이에요. PFA를 통해 우리는 아이들이 보내는 위험 신호들을 찾고,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하고, 필요한 도움을 확실히 받을 수 있게 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아동을 보고(Look), 이야기를 듣고(Listen), 적절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장소나 사람에게 연결하는(Link) 방법이 기본적인 PFA 방법 중 하나입니다. PFA는 간단히 말하면 문제를 처음에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동을 돕는 아주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라 일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CFS는 특정 위기상황에서 아이들에게 회복할 수 있는 공간과 아이들이 본연의 모습으로 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실질적이고 기술적인 해결책입니다. CFS에서는 훈련받은 교사들이 아이들이 일상을 찾을 수 있게 놀이와 교육 등 다양한 활동들을 준비하고, 심리정서적 지원도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세이브더칠드런 일본은 언제 PFA와 CFS를 도입했나요?

카이 PFA 매뉴얼은 2013년에 출간되어 처음으로 PFA 훈련이 있었습니다. CFS는 PFA보다 훨씬 오래된 개념으로 2009년에 CFS에 대한 매뉴얼이 작성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미유키 세이브더칠드런 일본은 2011년 도호쿠 지방 대지진과 쓰나미 당시 처음으로 긴급 구호의 일환으로 CFS를 개소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 4월 일본 남부 규슈지방 구마모토현에 진도 7.0 지진이 있었던 당시 두 번째 CFS를 열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런 방법들을 왜 사용하죠?



미유키 한마디로 답하자면, 세이브더칠드런이 위기 상황에서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돕는데 PFA와 CFS가 필요합니다.
카이 세이브더칠드런은 수십 년간 위기상황의 아이들과 일해온 경험이 있는 아동보호 기관입니다. 그 경험을 토대로 아동에게 안전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세이브더칠드런 덴마크를 필두로 세이브더칠드런 멤버들은 CFS와 PFA를 도입하고 매뉴얼을 작성해 직원들을 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PFA와 CFS는 굉장히 합이 좋습니다. PFA는 위기상황, 자연재해, 전쟁 등의 영향을 받은 아동을 돕기 위해 설치되는 CFS에서 특히 잘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다시 놀 수 있는 공간과 시간 그리고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방법입니다.


PFA를 제공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요? 위기 상황에서 아이들은 어떤 위험신호를 보내나요?

카이 위기 상황에서 아동은 물론이고 보호자들도 위험 신호를 보냅니다. 주저함이나 우는 것, 공격성을 보이는 것, 불안이나 분노 등이 모두 위험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행동에 있어서 퇴보하는 것, 그러니까 아동의 경우 원래 잘 하던 것들을 평소보다 못하는 것들 또한 위험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명백한 신호들 말고 미묘하고 감지하기 어려운 위험 신호도 있기 때문에 PFA 방법을 배우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어떤 아이들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스트레스로부터 회복합니다. 그러나 PFA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아동친화적인 방법으로 도와준다면 회복률은 훨씬 더 향상됩니다.


CFS는 어떻게 생겼나요? CFS에는 어떤 프로그램이나 물품들이 있나요?



미유키 세이브더칠드런 일본은 여태까지 두 번 재난 상황 이후 CFS를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2016년 지진 이후에, 저희는 대피처로 지정된 초등학교에 CFS를 열었습니다. 학교 교실에서 CFS를 열 수도 있었지만, 상황이 변해 바깥에 CFS를 열어야만 했습니다. CFS에서 아이들은 자유롭게 놀 수도 있고 놀이 프로그램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지진이 일어난 직후라 각종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보다는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은 마음껏 종이접기도 하고 레고를 가지고 놀았죠. 야외에 CFS를 설치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줄넘기를 하고 놀거나 저희 직원들과 공을 가지고 놀기도 했습니다.



카이 CFS는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다른 모습을 합니다. 텐트일 수도 있고, 빌딩 안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학교에 열릴 수도 있죠.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CFS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CFS가 아이들에게 안전해야 하며(Safe), 재밌어야 하고(Fun), 모든 아이들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Inclusive) 입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CFS에 찾아와 참석할 테니까요. 즉, 외견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정말 중요한 기준은 아이들이 찾아와서, 참석하고, 안전하고 재밌게 지낼 수 있는 장소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CFS를 여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요?


세이브더칠드런이 CFS 개소를 준비하는 모습. 왼쪽이 일본, 오른쪽이 독일.


미유키 처음 CFS를 열었을 때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일본이 CFS를 연다는 걸 사람들이 잘 몰랐어요. 이 점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죠. 그러나 여러 번의 경험으로 아이들과 함께 CFS를 알리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재난지역에 CFS를 열면 당연히 모든 아이가 그 사실을 알진 못해요. 그래서 우리는 CFS를 준비하며 찾아온 아이들에게 대피소를 다니며 다른 아이들에게 마음껏 놀 수 있는 CFS를 연다는 사실을 전해달라고 부탁해요.
카이 종종 물리적 한계도 있습니다. 안전하지 않은 지역이나 건물에서는 CFS를 열 수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좋은 파트너를 찾는 것도 어려운 점입니다. CFS를 설치하는 지역에 이미 있는 조직이나 구조에 세이브더칠드런이 참여해 CFS를 열 때 아이들이 혜택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즉, 자신만의 의제와 목표가 있는 파트너를 찾아 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 어렵지만 꼭 필요한 일입니다.
미유키 제 경험에도 현장에서 협업이 가능한 잠재 파트너들을 찾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관련해 재작년 울컥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CFS를 대피소로 지정된 학교에 열게 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잦고 강한 여진으로 건물 안에 있기를 두려워해 차 안에만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아이들도 차에만 들어가 있었죠. 저희는 교실에 CFS를 꾸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 여러 명이 CFS에 처음으로 찾아왔습니다. 아이들이 하루 종일 차에만 있으면서 게임을 하는 게 건강하지 않으니 아이들을 차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CFS를 꾸리는 것을 돕겠다고 나선 선생님들, 커다란 책상으로 가득 찬 교실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가지고 놀기에 부족했던 도구들을 채워주셨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다른 교실에서 교보재와 여타 물건들을 가져와 CFS를 척척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선생님들이 CFS를 운영하는 것처럼 되었는데, 대피소에 있는 아이들과 학부모들 모두 학교 선생님들을 CFS에서 만나 참으로 기뻐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들이 CFS에 오면 어떤 반응을 보이나요?

미유키 지난 2016년, 지진이 있고 난 뒤 CFS를 열자 아이들이 찾아와서 노는데 정말 신나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42명의 아이가 몰려와서 놀면 얼마나 시끌벅적할지 상상이 가실 거예요. 그렇게 놀기 시작해서 한 2시간 정도 지났나? 갑자기 정적이 흐른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 많은 아이들이 모두 집중해서 놀고 있었던 거죠. 어린아이뿐 아니라 중학생도 매트 위에서 레고를 가지고 놀고 있었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그 순간이 많이 기억나요.



카이 독일에서는 시리아 난민 위기 상황에서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긴 기간 동안 CFS를 운영했어요. 저희는 CFS를 운영하며 부모님들로부터 아이들의 상태가 어떻게 좋아졌는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특히 주저함의 정도, 좌절감, 수면 수준 등에 있어서 많이 개선되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고 매우 뿌듯했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CFS를 열거나 PFA를 제공하면서 있었던 잊지 못할 기억이 있다면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미유키 먼저 제가 PFA를 잘 활용했던 순간을 말씀드릴게요. 마찬가지로 세이브더칠드런이 진도 7.0 지진이 온 뒤, 여진이 계속해서 오고 있는 마을에 CFS를 열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저는 CFS를 꾸린 뒤 아이들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5살쯤 되는 소년이 나이 많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구석에 가서 울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 아이를 잠깐 지켜본 뒤 빨간색 풍선을 들고 천천히 다가가 물었습니다. “이 풍선을 가지고 놀래?” 그러나 그 아이는 제 얘기를 듣지도, 저를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대답도 없었죠. 저는 PFA 기술을 활용해 강요하지 않고 아이 근처에 가만히 앉았습니다. 약 5~6분 정도 침묵이 흐르고, 아이는 제게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구마모토현에 지진이 있었어요.” 저는 PFA에 속해있는 적극적 경청(Active Listening) 기술을 이용해 대답했습니다. “맞아, 지진이 있었지.” 그리고 아이는 다시 얘기했습니다. “두 번이나 흔들렸어요.”, “응 두 번이나 흔들렸어.” 그러자 아이는 곧 바닥에 갈라진 금을 가리키며 “지진 때문에 이런 거예요?”하고 물었지만 저는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또 약간의 침묵이 있은 뒤, 아이는 “풍선 가지고 놀고 싶어요!”라고 다시 말을 걸었고, 결국 풍선을 가지고 운동장에 돌아가 신나게 놀았습니다.
저는 이 사례가 PFA를 가장 잘 설명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을 돕기 위해 이러한 친근한 방법으로 PFA 기술을 사용합니다.


그리스에 도착한 난민 아동들과 함께 놀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 직원과 자원봉사자들


카이 저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실제로 급박한 위기 상황에 있는 아이들과 직접 만나 일하는 상황은 별로 없었지만, 곤경에 처한 아이들과 함께 일하는 수많은 사람과 함께 일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저는 특히 CFS에서 PFA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가르쳤습니다.
제게 훈련을 받은 직원들이 현장에 나가고 한 달쯤 뒤 배웠던 PFA 기술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제게 감사를 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현장에서 아이들을 돕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그들을 고무할 수 있는 일을 했다는 것이 매우 행복했습니다.



미유키 마지막으로 CFS를 운영하며 기억에 남는 일을 말씀드릴게요. 이것도 2016년 구마모토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저희는 당시 현장에 찾아가 CFS를 열었는데 한 모녀가 CFS가 닫는 시간에 찾아왔습니다. 어머니는 CFS를 닫는 것을 보고 아쉬워하며 “이렇게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미처 몰랐다”고 말했죠. 저는 그래서 내일 아침 9시에 다시 연다고 답했고 어머니는 내일 다시 오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색종이를 아이에게 건네며 “가지고 놀 수 있게 이 색종이를 줄까?”하고 물어보자 그 어머니는 감사하다며 아이에게 “OO야, 이 색종이 가지고 놀고 오늘 밤에 푹 잘 수 있겠다, 그지?”라고 말했습니다. 몇 장의 색종이 만으로 한 소녀의 기분이 훨씬 나아진 것입니다. CFS를 운영하며 참으로 잊지 못할 순간이었습니다.


■ 최근 지진 등 한국 내에서도 재난피해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국내에서 재난이 일어났을 때 피해 상황에 있는 아이들이 적절한 도움을 받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심리적 응급처치(PFA)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아동친화공간(CFS)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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