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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미' 현장 ②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8-01-19 조회수 649


"열심히 공부해야 해요...저는...혼자니까요"

― '스쿨미' 현장 ② '말기비 올걸스 스쿨' 소녀들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서 차로 두 시간, 포장도로가 끊기자 모든 차의 승차감을 달구지로 만들어버리는 길이 이어집니다. 차를 운전하는 세이브더칠드런 라이베리아 직원 제이콥은 “우기에는 여기가 다 물에 잠긴다”고 합니다. 라이베리아에는 사연이 없는 사람이 드뭅니다. 34살 제이콥, 그가 여섯 살 때 내전이 터져 13년 이어졌습니다. 내전 기간 식구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아버지는 내륙 지방 고향에, 엄마와 동생들은 시에라리온으로, 제이콥은 큰 형과 몬로비아로 피난 갔습니다. 전해 들은 이야기는 그랬습니다. 교육 공무원이던 아버지, 반군이 고향으로 들어온 뒤 노역을 시켰다고 합니다. “너무 피곤해.” 딱 그 한마디에 아버지는 사살됐습니다. 제이콥은 말합니다. “내가 그 장면을 보지 못한 게 얼마나 다행인지. 감사해. 만약 봤다면 평생을 분노 속에 보내며 복수를 꿈꿨을 거야.” 차는 덜컹덜컹 먼지를 일으키며 말기비주로 들어섰습니다.


‘운명의 소녀들’. 세이브더칠드런이 스쿨미 캠페인으로 라이베리아에 지은 세 학교 가운데 한 곳, 말기비주 카카타 지역 유일한 여학교 벽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이 학교 선생님 13명, 학생 1학년부터 6학년까지 365명은 운명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 '말기비 올걸스 스쿨' 학생들이 "우리는 교육이 필요하다" 등을 쓴 종이를 들고 한국에서 온 방문객을 맞아줬습니다.

에볼라에 가족을 잃은 아이, 파티
 2014년은 에볼라가 정점에 오른 시기였습니다. 2년에 걸친 에볼라로 라이베리아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추산 4천여명이 숨졌습니다.  흰 우주인 복장으로 완전무장을 한 외국인들이 온 가족을 에볼라로 잃은 소녀를 안고 나오는 사진들이 한국의 신문에도 실리던 때입니다. 몬로비아에 살던 파티(10)가 여섯 형제 자매와 부모님을 모두 잃은 해이기도 합니다. 고아가 파티는 말기비주로 와 고모네와 함께 살았습니다. 고모에게는 이미 아이가 10명 있습니다.


 ▲ 이 학교 도서관을 좋아하는 파티


3학년인 파티는 특히 이 학교 도서관을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도 좋아하는 책은 <어떤 음식이 제일 좋은가>입니다. “라이베리아 음식이 다 소개 돼 있어요.” 파티는 그림 한 장 한 장 베어물 듯 봅니다.  아침 7시에 일어나 35분 걸어 학교에 도착하는 파티는 12시30분 수업이 끝난 뒤 오후 1시부터 튀긴 바나나칩을 팝니다. 내내 빈 속입니다. 밥은 저녁에 딱 한끼 먹을 수 있습니다. 바나나칩 봉지를 뜯어 먹었다가는 저녁밥을 못 먹는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팔면 하루에 1200라이베리안 달러(약 1500원)을 법니다. 고모네 둘째는 바나나칩을, 고모는 물봉지를 팝니다. 트럭운전기사였던 고모부는 요즘 통 일을 나가지 않습니다.
파티가 좋아하는 책이 한 권 더 있습니다. <맘바가 시장에 가네>라는 라이베리아 동화입니다. 맘바라는 아이가 시장에서 온갖 재미난 것, 맛있는 것 유혹을 이겨내고 원래 계획대로 집중해 자기가 사고 싶은 걸 사온다는 이야기입니다. 파티도 그렇게 이루고 싶은 게 있습니다. “나중에 의사나 간호사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저는 열심히 공부해야 해요. 저 혼자이니까요.”


행상으로 생계 유지하는 선생님들 "학교 보냅시다"
그나마 파티가 학교에 다닐 수 있었던 건 샐리 데이비스 교장선생님 덕입니다. 교장선생님이 고모를 찾아가 설득했습니다. “교복, 배지, 필기도구 다 교장선생님이 사 준 거예요.” 파티가 잘 먹지 못하는 걸 알기 때문에 데이비스 교장선생님은 빵도 챙깁니다. 그런데 학교엔 교장 선생님이 이렇게 돌보는 아이가 파티 뿐만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정말 사연이 많아요. 잘 들으면 문제를 이해할 수 있고 도울 수 있어요. 이 아이들은 정말 자기가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어요. 무엇이든지! 교육을 받으면 기회가 많아요. 여자아이들이 라이베리아를 더 좋은 사회로 만들 수 있어요! 다만 지금 도움이 필요해요.” 주황색 옷을 입은 샐리 교장선생님의 얼굴이 옷 색깔만큼 달아 올랐습니다. 강조하며 말할 때는 큰 손을 휘졌습니다. 이런 열정과 확신은 곁에 있는 사람에게 물리적 온도로도 느껴지나 봅니다.


                    ▲ 샐리 데이비스 교장선생님과 한 학생


데이비스 교장선생님뿐만이 아닙니다. 모두 여성인 이 학교 선생님들 13명이 다 그렇습니다. 그 가운데 세 명은 정부에서 일년 넘도록 월급을 못 받고 있어 수업이 끝나면 시장에 나가 행상을 합니다. 행상을 하면서 시장에서 물건 팔고 있는 소녀들을 보면 붙들고 설득합니다. 필요하면 부모, 친척 다 만나 설득합니다. “학교 가자! 학교 보내자!”



한주에 700원이라도 모은다...아이들 위해
부모님들은 뭘 하고 있을까요? ‘말기브 올걸스 스쿨’에서 차로 30분쯤 떨어진 농촌마을 마시타운, 그 마을엔 나무 상자가 하나 있습니다. 열쇠 세 개를 꽂아야 열리는 상자입니다. 각 열쇠는 마시타운 ‘부모클럽’에 가입한 마을 주민 25명 가운데 세 명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 나무 상자에 클럽 맴버들은 매주 금요일 50라이베리안 달러(약 700원)씩을 저금합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입니다.


‘말기비 올걸스 스쿨’. 아만다 졸타 카카타 지역 교육감은 이 학교가 지역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 지역 134개 학교 가운데 유일한 여학교예요. 여자 선생님들이 롤모델이 돼 주고 아이들이 더 자유롭게 자기 문제를 말할 수 있도록 언니나 엄마 같은 역할을 해줘요. 여자 선생님이 있으면 여자 아이들이 더 안전하다고 느끼고 더 빨리 배워요. 라이베리아에서는 첫 입학할 때는 여학생이 더 많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남자애들이 더 많아져요. 조혼과 가난 탓에 중간에 학교를 그만들 수밖에 없는 여자아이들이 많기 때문이죠. 집에 돈을 벌어다 줘야 하니까요. 남자애들은 언제나 결정권이 있고 여자애들은 배경 같은 존재였죠. 하지만 지금은 바뀌어가고 있어요. 여자아이들이 교육을 받아야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요. 또 친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죠. 자기가 중요한 사람이란 걸 알게 되거든요.”








"9학년까지 다니고 싶어요"
‘말기비 올걸스 스쿨’을 떠나려던 즈음, 한 여학생이 저희 쪽으로 다가왔습니다. 프린세스(12)는 긴장했는지 잠깐 호흡을 가다듬더니 작심한듯 말했습니다. “학교를 지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저희를 후원해주시는 한국분들 모두에게 신의 축복이 있길 빌어요. 그런데….학교에 도둑이 들기도 하니 담장을 만들어주실 수는 없을까요? 그리고….전 정말 이 학교를 계속 다니고 싶은데 6학년까지밖에 없어 내년에 다른 학교로 전학가야 해요. 9학년까지 만들어주시는 없을까요?” 말을 마친 프린스세의 큰 눈에는 눈물이 스쳤습니다.


 ▲ 프린세스는 6학년을 마치는 내년에 다른 학교로 가기 싫다며 9학년까지 만들어달라 말합니다.


  김소민(마케팅커뮤니케이션부) 사진 김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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