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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바라본 체벌이야기' ④-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7-12-08 조회수 7461



"당신이 전문가니까 나에게 알려주세요. 내가 왜 그랬죠?"
 ―'인문학으로 바라본 체벌이야기' ④ 국회의원 표창원



아동 대상 폭력을 심리, 여성, 역사, 문학, 종교 다섯 카테고리로 깊게 풀어내는 자리인 ’인문학으로 바라본 '체벌’ 이야기' 네 번째 시간, 표창원 국회의원은 ‘아동학대 가해자, 우리와 다른 괴물일까?’라는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아동학대 가해자가 되며, 왜 아동학대를 저지르는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떤 대응체계를 갖춰야 하는지를 살펴보고 참석자들과 함께 토론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번 대중강연은 국내 아동 보호 ‘한 아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했습니다.



학대 가해자에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왜 그랬어요?”
“당신이 전문가니까 나에게 알려주세요. 내가 왜 그랬죠?”



"살인자와 아동학대 가해자, 누가 더 괴물인가요?"


최근 괴물이란 단어가 붙은 인물들을 떠올려 볼까요?
이영학, 조두순, 또? 강호순, 좋습니다. 다 한번 소환해 볼까요? (웃음) 유영철, 정남규.
우리가 흔히 괴물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살아온 이력을 들여다보면 100% 아동학대 피해자입니다. 이영학 주변사람들은 이미 이영학이 중학생 때부터 큰일을 저지를 것이다라고 예견했었어요. 이영학의 폭력성은 그의 아버지가 행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에서 자연스럽게 학습된 것입니다.
유영철 아버지는 두 집 살림을 했습니다. 그 사이에 있던 아들 유영철은 존중이나 배려, 인정, 애정, 관심을 받지 못했죠. 그 결과 유영철은 내면의 욕구, 불안, 불만, 충동을 납득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표출했고, 결국 죄 없는 사람들의 죽음으로 이어져 나갔던 겁니다.
한편, 유영철에게는 아들이 있습니다. 본인은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느라, 아들을 학대할 시간이 없었던 거죠. 끔찍한 범죄자이지만, 아동학대 가해자는 아닙니다. 하지만, 유영철 아버지는 살인이나 강력범죄를 저지른 적 없는 사람입니다. 단지, 아들에게 크게 사회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통제된 방식의 학대를 저질렀을 뿐입니다.



누가 더 괴물인가요?

유영철인가요? 유영철이라는 괴물을 만들어낸 그 아버지가 더 괴물인가요?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 이영학과 같은

너무 끔찍한 괴물이 길러지게 된 출발점은 바로 학대와 체벌입니다.



"괴물 같은 존재, 아동학대 가해자는 누구인가?"


아동학대를 막고, 줄이고, 예방하려면, 먼저 어리고 연약한 존재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괴물 같은 존재들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아동학대 가해자들 도대체 왜 이런 학대를 저지르는 지 많은 답을 찾기 위한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첫째. 폭력과 체벌이 학습된 사람들
정말 안타깝게도 아동학대가해자 대부분은 부모에게 가혹한 폭력을 당했거나 폭력을 예감할 때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은 두려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나는 커서 절대 아이를 때리지 말아야지’라고 결심합니다.
하지만, 아동학대가해자들은 그렇게 미워하고 혐오했던 자기 부모보다 한 발 더 진화된 폭력을 저지른 가해자가 돼 있습니다. 본인의 의지와 감정으로 폭력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해도 이를 대체할 다른 평화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을 학습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수단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몰라 자신의 부모와 똑 같은 문제에 봉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김치를 먹여야 하는데 김치를 먹일 방법을 모르니 자기가 겪고 보고 학습한 대로 때려서 먹게 만드는 거죠.
문제는 폭력을 가한 후 인간만이 지닌 강한 뇌의 힘, 바로 합리화를 한다는 겁니다. ‘내가 어렸을 땐 안 맞아도 되는 일을 했지만, 얘는 맞아야만 할 일을 한 거야’라는 식으로요. 그 순간적인 합리화가 결국 자신이 다른 수단과 방법을 알지 못하고, 배우지 못했음을 깨닫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둘째. 부정적 감정을 학대와 체벌로 표출하는 정서가 학습된 사람들
아이는 체벌하는 부모가 표출하는 분노도 학습하게 됩니다. 즉, 아이는 탓할 만한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감정을 표출해야 하는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감정을 통제 못하는 부모를 보며 학습해버립니다. 예를 들어, 거짓말 하는 아이에게 체벌을 하면서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때리는 것이라며 합리화합니다. 학대피해자에게 학대 원인과 책임을 돌리는 거죠. 그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거짓말을 하면 늘 체벌을 하고, 하지 않으면 체벌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체벌은 일률적으로, 원칙적으로, 정규적으로 작용하지 않죠. 체벌은 주로 가해자의 기분 상태에 따라 행해집니다. 대부분 가해자의 기분이 나쁜 날 약한 자녀의 존재가 그 빌미를 제공할 때 체벌이 가해집니다. 역시 그 순간에는 대단히 강하고 빠른 합리화라는 기재가 작동하죠. 자신 방어기제죠.
체벌과 학대 원인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게 있습니다. 불안, 좌절, 열등감, 분노 같은 부정적 감정이 일어날 때 음악감상, 독서나 수다를 떨며 감정을 풀어내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면 학대와 체벌은 일어나지 않겠죠. 결국, 아동학대 원인은 피해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에게 있는 것입니다.


셋째. 통제라는 목적달성을 위해 학대와 체벌을 사용하는 사람들
어떤 학대피해 가해자들은 상대방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게 만들고 싶을 때 체벌을 합니다. 대화와 설득이 귀찮거나 어렵고 잘 되지 않을 때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통제방법이 바로 학대와 체벌이기 때문이죠.
감정을 주체 못해 행하는 폭력이 있는가 하면 대단히 이성적이고 차분한 계획적으로 절제된 학대와 체벌도 있습니다. 체벌보다 조금 덜 싫은 아동학대 가해자의 요구를 듣도록 만드는 겁니다. 통제라는 목적달성을 위한 의도적이고 계획된 수단으로서 학대와 폭력, 체벌을 사용하는 거죠.



“모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건 아니죠”



표창원 의원(이하 표): 일단 ‘아동학대 가해자는 다 피해자다.’라고 해도 크게 오류는 없을 거예요. 그럼 가해자가 피해자인데 그들의 가해행위에 대해 우리는 처벌해야 할까요? 원인행위가 가해자가 어렸을 때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시작됐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청중: 해야죠.
표: 그러면 조금 다른 경우인데요. 가정폭력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가해자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극심한 폭력에 시달리다 어느 날 이 가해자가 잠깐 잠이 들거나 술에 취했을 때 ‘이러다 내가 죽겠다’싶어 피해자가 가해자를 살해합니다. 그때는 어떤가요?
청중: 정당방위.
표: 그때는 정당방위입니까? 어떤 차이가 있는 거죠?
청중: 둘 다 마찬가지겠지만 모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건 아니고,
표: 모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것은 아니죠. 아주 훌륭하신, 논리적인 접근입니다. 또.
청중: 일단 직접 가정폭력 피해를 당한 사람이나 그 당시 살해를 한 사람에게 적용하는 정당방위 범위를 조금 넓게 잡아서 적용하면 될 것 같아요.
표: 그러니까 시간적인 차이가 있다. 아동학대의 피해자는 어렸을 때 당했다가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나서 지금 가해행위를 하는 것이니,
청중: 아, 그리고 또 다른 사람에게 하잖아요.
표: 다른 사람에게 했다. 나에게 피해를 준 사람은 따로 있는데 그 사람이 엉뚱한 사람에게 가해행위를 하니까 그건 처벌받아야 한다. 그런데 직접 나에게 가해행위를 한 당사자를 공격하는 건 정당방위로 봐야 된다. 박수 한번 주시겠습니까? (일동 박수)

우리는 학대피해를 입었던 사람의 가해행위를 판단할 때 피해자적 정체성과 가해자적 정체성을 같이 보고 고민하지 말아야 합니다. 피해행위와 가해행위에는 상당한 시간차가 있다는 것, 그래서 그 사이에는 얼마든지 본인이 노력해 극복할 수 있는 기회와 방법이 있다는 것, 무엇보다 모든 학대피자가 가해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학대피해를 극복하지 못해 행한 폭력이라면, 가해행위자에게 직접 행하는 반격이어야지 왜 엉뚱한 사람,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 행하냐는 것이죠. 범죄학, 법학, 심리학 등 인문사회과학에서 내놓은 결론도 똑같습니다.



“괴물로 변해 감옥에 가기 싫다면 도움을 청하라”


학대 피해자는 학대 가해자로 돌변하기 전에 자신이 학대피해를 입었고 그 아픔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리고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할까요? 도움을 청할 곳은 국가가 만들어야 해요.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죠.



세이브더칠드런,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같은 단체나 경찰, 지방자치단체 같은 공공기관이 사회적, 복지적, 사법적으로 개입해 아동학대피해로 인한 악영향이 더 커지고, 고착화되기 전에 최대한 빨리 학대피해를 발견하고 중단시켜야 해요.

이 시기에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한 학대 피해자는 우울증에 걸리거나 식이장애, 수면장애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이들을 위해선 “나 좀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할 만한 장소와 사람, 기관이 존재해야 합니다.
이보다 조금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한 학대 피해자는 자살시도를 하거나, 일탈행위, 성격이상, 가해행위 등 초기 정신적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요. 이 때를 빨리 포착해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해요.
이 모든 단계에 대한 검토가 이뤄진 후 가장 마지막 단계에 아동학대 가해자 처벌이 이뤄져야 해요. “중형 때려” 이 한 마디로 그 무수한 피해와 가해의 악순환 고리가 풀리길 바란다면 그건 너무 바보 같고 순진한 거죠.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은 당연한 얘기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해자가 왜 이 상태까지 왔는지 고찰하고 예방하려는 국가 차원의 노력과 자세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단 한 번도 자녀에게 그런 폭력적인 행동을 하지 않은 부모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내가 의도치 않게 폭력적인 말이나 행동이나 분위기를 만들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나쁘다는 걸 인지하고 반성하고 해결해 나가려 노력하면 됩니다. 저는 이런 노력이 불완전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이하중략)


* 위 콘텐츠는 <세이브더칠드런 인문학으로 바라본 '체벌'이야기>강연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정리  이정림(커뮤니케이션부)  사진  김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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