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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은 편한 길이었다, 다음에는 거친 길로 오라 ― 대외협력2팀 이현승 팀장 인터뷰 페이스북 트위터 퍼가기 인쇄
작성일 2016-06-08 조회수 6544

[현장 이야기 01]


그 길은 편한 길이었다, 다음에는 거친 길로 오라 


― 대외협력2팀 이현승 팀장 인터뷰 



“말리 사람들, 그들은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었습니다.

 평화롭고 강한 삶의 의지를 가진 그들 자신들을 위해.”



아프리카 북서쪽에 위치한 말리는 참 낯선 곳입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나라 정도로 알지만, 세이브더칠드런에게는 모자보건, 해외결연 사업장인 시카소, 요로소 지역이 위치한 인연 깊은 나라입니다. 

말리는 사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입니다. 말리 인구 절반이 하루 1.25달러로 생활하고, 1000명당 영유아사망율이 122.7명(UNDP, 2015년. 주된 사망원인은 영양실조, 급성호흡기감염, 말라리아)에, 물 공급도 원활하지 않은 곳이지만, 희망의 끈을 절대 놓지 않고 있는 나라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08년부터 시카소, 요로소 지역에서 5세 미만 영유아를 위한 보건의료서비스 활동을 해왔고, 질병 치료율 증가 등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영양실조 퇴치, 임산부 대상 SP(항말라리아약) 처방, 예방접종 등의 활동을 더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에서는 영양부족으로 시력에 문제 있는 아동들에겐 안경을 보급하고 있으며, 지역주민들 또한 열심히 농사짓고 가축을 키워 그 수익을 아이들 학비, 교육인력 급여지급, 교재구입비로 지원하는 등 지역공동체가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봄, 세이브더칠드런 해외사업부와 후원개발부 직원들이 8일간 말리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말리에 다녀온 이현승 팀장(후원개발부 대외협력2팀)을 만나 현장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평화롭고 강한 삶의 의지를 가진 말리 사람들을 만났다.”고 합니다. 






아프리카 말리 출장 다녀온 지 좀 됐지요. 출장은 어땠나요? 


출장 가기 전엔 사실 걱정도 되고 무서웠어요. 수도 바마코에서 불과 몇 달 전에 알카에다 테러가 있었고 위험지역이거든요. 다행히 우리가 갔을 때 말리는 평화롭고, 아름다웠어요. 그래서 놀랐습니다. 말리가 최빈국이라고 들었는데, 의외로 평화로운 분위기라 그게 인상적이었어요. 

무엇보다 이 출장은 저로선 사업현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누군가를 위해 모금활동을 하면서 이 일을 왜 하는지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말리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코이카와 협력한 지 8년 되는 지역이에요. 이번엔 특히 보건사업장에서 모자보건, 산전검사, 위생시설, 그리고 해외결연 사업장에서는 ECCD(영유아발달)와 아이들 교육사업 등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준비할 게 많은 출장이었겠어요.


기본적인 국가개요, 사업장 이해사항 등은 사전에 기본적으로 파악했고요. 사업장에 가면 바로 현장 시큐리티 매니저가 안전교육을 진행합니다. 또 저는 우리의 협력기업들이 말리에서 과연 어떤 사회공헌활동을 할 수 있을지 유심히 살펴보고, 어떤 협력구조가 가능할까 고민했어요. 우리 해외결연 사업장도 방문했는데, 깨끗한 물이 부족한 지역이라 특히 손씻기 주전자가 준비되어 있는 모습이나 위생보건교육, 임산부 대상으로 산전교육이 이뤄지는 걸 흥미롭게 봤어요. 

 







공항 도착 이후 어떻게 일정이 진행됐나요?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바마코에 도착해 시카소 사업장까지만 해도 23시간 거리예요. 거기서 요로소 사업장은 2시간을 더 가고요. 엄청난 거리죠. 힘들게 도착했지만, 가로수가 다 망고나무였는데, 망고가 주렁주렁 달려 있던 게 참 아름다웠어요. 아프리카가 우리 생각만큼 비참하기만 한 곳은 아니라는 걸 새롭게 알았지요. 또한 이분들이 자립의지가 강한 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우리가 간 사업장에서는 소득증대 프로그램이 꽤 활발했어요. 마을 사람들이 같이 염소도 키우고 곡식도 키우고 그 수익금 20%를 지역에 기부해요. 즉, 이런 선순환 구조를 통해 지역자립과 발전을 위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거죠. 바로 아이들을 위해서요. 






세이브더칠드런이 현장에서 어떤 부분에서 잘하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 더 보완해야겠다, 느낀 점이 있다면요? 


사실 세이브더칠드런은 요로소 지역에 유일하게 들어가 있는 NGO예요.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말리의 다른 지역에는 NGO가 많은데, 특히 우리 세이브더칠드런이 도움과 지원이 더 절실한 곳, 더 열악한 곳을 찾는다는 점에서 사업지역 선정기준이 명확하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또 지역 사람들이 우리 세이브더칠드런에 대한 신뢰가 꽤 높았습니다. 말리 사업장은 현장 총책임자나 직원들을 만났을 때도, 사업효과가 좋을 뿐만 아니라 지역민과의 라포(관계)나 협력이 아주 잘 형성되어 있다는 걸 보여줬어요. 변화해야 한다는 공감대와 의지도 아주 강한 곳이었어요. 

그리고 보건사업장에 갔을 때는 현장에 구급차가 없어 긴급한 상황에서는 대처하기가 어려워 보였고 백신은 냉장 상태로 보관해야 하는데 냉장시설에 주기적으로 가스를 교체해야 해 유지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태양광 패널로 개선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보건사업장 운영과 위생보건에 대한 필요성을 잘 알고 있어서 사업적으로 효과가 있구나, 생각했어요. 특히 8년간 꾸준히 해온 곳이라 현지 세이브더칠드런 직원들의 숙련도나 역량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거나 다름없는 수준이라고 해요.(웃음) 

다만 그래도 산전검사율이 낮긴 해서 말리 정부와의 협력을 우리가 더 높여야겠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또 문해율, 특히 엄마(여성)들의 문해율이 높아져야 아이들을 위해 더 바람직한 변화를 만들 수 있고요. 할 일이 여전히 많지만, 대단했습니다.









지역 사람들 사이에서도 지역 발전에 대한 공감대가 높다지요? 


말리는 대부분 무슬림이기 때문에 임산부들이 산전검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 자신의 몸을 의사에게 보여주는 걸 꺼려요. 그러면 마을에서 자원봉사단을 꾸려 끊임없는 설득과정을 거친다고 해요. 이때도 의사소통이 어려워 2~3개 언어를 통해야 되더라고요. 프랑스어->밤바라어(Bambara, 말리에서 600만이 사용하는 토속어)->지역 사투리 순서인데, 그래서 이해를 위해 사진, 그림을 엮은 자료집도 만들었대요. 임산부가 초기산전검사를 안 하면 ‘꼭 산전검사 받아야 해!’ 설득하고, 그래도 거절하면 마을 대표한테 가서 말해요. 그럼 그 대표가 남편을 설득하죠. 이슬람의 가부장적 문화에서 보건의식이 생겨나고, 또 서로를 위해 가가호호 방문하는 이런 자발적 주민모임이 있다는 게 대단한 변화라고 봐요. 

또 아까도 말했지만 수익을 기부해 자신들의 지역에서 지속적인 변화를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걸 목격했어요. 그게 참 좋았습니다. 마을잔치도 해주셨는데 재밌었어요. 






출장 다녀오면서 제일 좋았다고 느낀 점, 다음에 간다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NGO에서 오래 일했지만 저 역시 아프리카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어요. 비참하고 척박해서 힘들기만 한 곳이라고…. 그런데 개인적으론 이번에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어요. 그들은 부족할 뿐이지, 가난하지 않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물론 인프라가 거의 없고, 아주 힘겹고 어려운 상황도 많지만, 그래도 그들이 의지가 없는 건 절대로 아니라는 점에서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다음에 다시 간다면, 아이들과 직접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너의 꿈은 뭐니?”라고 묻고 싶어요. 












아프리카 사업장 방문을 원하는 후원자님들도 많으신데, 그분들을 위해 한 마디 해주세요.


저도 항상 다짐하는 건데요, 어딜 가더라도 우리의 후원과 도움을 받는다고 그들이 우리보다 낮은 곳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거요. 어렵다고 그들을 동정하는 게 아니라, 그냥 같이 웃어주기를 바라요. 서로를 존중하고, 부족한 것을 우리가 서로 채워간다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 그게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말리에 갔을 때, 세이브더칠드런 한국 직원들에게 한 마을 아저씨가 물었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어떤 길로 이 마을에 왔나요?” 

그래서 포장된 큰 길로 차를 이용해 왔다고 했더니 그분이 말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온 길은 편한 길이었습니다. 다음에 올 때는 우리 마을 사람들이 다니는 거친 길로 한 번 오시지요.” 

이현승 팀장이 출장에서 본 것 역시 광활한 아프리카의 단면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생생함을 우리가 알았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마음이 이야기에서 생생히 묻어났습니다. 서울의 세이브더칠드런 본부 사무실에 있을 때보다 반짝이던, 갓 출장에서 돌아온 눈빛이 기억납니다. 평소보다 더 생기 넘치고, 세이브더칠드런이 우리의 후원자들과 같이 아프리카에서 만들어내는 변화에 한껏 의욕이 솟구친 모습이었습니다. 

후원자님과 우리는 그런 일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그곳의 아이들, 마을 사람들의 솔직한 환대를, 미소를 다시 한 번 떠올립니다. 

인간 대 인간으로, 우리 만나서 참 반가웠습니다.



 이선희(후원관리부)        사진 이현승(후원개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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