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모인 두 가정을 만나다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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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모인 두 가정을 만나다

위탁가정과 친가정의 따뜻한 동행 이야기


‘가정위탁’을 아시나요? 부모의 학대, 방임, 질병, 기타 사정으로 친가정에서 자랄 수 없는 경우, 일정 기간 아동을 다른 가정에서 보호하는 제도입니다. 위탁아동은 친부모의 양육 상황이 나아지면 친부모에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3살 소율이(가명)를 키우는 위탁어머니, 자립을 준비하는 친어머니, 두 가정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가정위탁지원센터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위탁어머니 길은아 씨가 위탁아동 소율이를 품에 안은 모습


양육 멘토, 위탁어머니 이야기

떻게 가정위탁을 하게 되었나요?

명절마다 온 가족이 고아원에 방문해서 봉사했어요. 남편이 고아원에서 자라기도 했고 종교적인 신념도 있어서 언젠가 입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더 알아보다가 가정위탁제도를 접하게 됐어요. 예비위탁부모교육을 받게 되었는데 좋아서 선뜻 가정위탁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가정위탁의 장점이 있다면?

아이가 자라서 친가정으로 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아이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는 거잖아요. 저도 위탁아동을 친가정으로 보낸 경험이 있는데요. 아이에게 잘된 일이라는 생각으로 기쁘게 준비했어요. 제가 주는 사랑만큼 친부모에게 사랑받는 것 역시 아이에게 필요하다는 걸 느꼈거든요.


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는 어떤 도움을 주고 있나요?

장난감, 기저귀, 책 등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줘요. 계절마다 연극을 보거나 여행도 가고요. 다른 위탁아동과 함께 하면서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는 친구들이 있다는 걸 아이가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친가정과도 한두 달에 한 번 만나고요.



 길은아 씨가 소율이와 소꿉놀이를 하는 모습


소율이가 향후 친가정으로 복귀한다고 들었어요. 이를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가요?

아이를 위탁받은 순간부터 친가정과 교류해요. 아이가 친가정에도 익숙해지도록 하는 거죠. 아이에게도 위탁사실을 숨기지 않아요. 아이가 사랑받고 자라면 상황을 받아들이고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겨요. 아이들이 위탁가정에서 받은 사랑을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센터에서 친가정과 위탁가정 사이 매개 역할을 해주는데요. 서로 소통하면서 양육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지지해줍니다. 소율이 어머니와도 친가정 복귀시기를 같이 점검하고 있어요.


여러 번 가정위탁을 경험한 분으로서 친부모님과 잘 지내는 노하우가 있다면?

친부모님을 진심으로 대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누군가는 아이를 맡기고 누군가는 맡아준 상황이긴 하지만 결국은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일이고 서로가 동반자라고 생각해요. 동등한 입장에서 아이에 대한 마음을 나누면 잘 통하게 돼요. 제가 먼저 연락하고 다가가요. 친부모는 아이를 맡겼다는 미안한 마음에 먼저 전화를 잘 못 할 수 있어요. 그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하고 같이 외식을 하고 자주 아이의 사진을 주고받으며 연락해요.



 친가정 성장지원프로그램 ‘연리지’에 참여한 친어머니와 소율이의 모습


양육 멘티, 친어머니 이야기

어떻게 가정위탁을 알게 되셨나요?

제가 비혼모로 아이를 낳아야 했는데 병원과 연계된 사회복지센터를 통해 가정위탁을 알게 되었어요. 아이를 낳기 전에는 가정위탁이라는 제도가 있는지 몰라서 막막했는데 알게 되면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기뻤어요.


가정위탁을 해보니 어떠한 점이 좋으신가요?

저와 아이에게 있어 위탁부모님과 가정위탁센터는 천사 같은 존재예요. 이렇게 받아도 될까 싶을 정도로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어요. 위탁부모님들은 항상 아이의 시선에서 생각해주시고 배려와 사랑으로 키워주시는 분이셔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되돌아보면 가정위탁센터를 알지 못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조차 하기 힘들 정도예요.


가정위탁센터에서는 어떠한 도움을 주고 있나요?

두 번 정도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프로그램이다양해서 아이와 유대감도 쌓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아이의 성향을 파악해가고 있는데요.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부모님들을 만나서 서로 다독이며 좋았던 것 같습니다.


향후 소율이를 다시 키우실 예정이라고 하던데 어떠한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상담사 자격증을 공부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아이와 함께 의지하면서 지내고 싶습니다. 



두 가정의 징검다리, 가정위탁지원센터

아동이 위탁가정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가정위탁에 관심이 있는 부부를 대상으로 예비위탁부모교육을 해 가정위탁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교육을 이수한 후, 가정을 방문하여 상담을 합니다. 이후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발생하면 가장 적절한 가정과 매칭해 보호합니다.

아동이 위탁가정에서 잘 적응하고 위탁부모가 긍정적인 양육을 경험할 수 있도록 위탁 1주년 이벤트, 종결 후 감사 이벤트 등을 합니다. 상담원과 심리치료사가 위탁아동, 친가정, 위탁가정을 지속적으로 상담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친가정이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지원합니다.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는 충청북도 지정 아동복지전문기관으로 위탁가정과 친가정을 연결하고 전문적인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친가정 성장지원프로그램 ‘연리지’에서는 친부모-위탁아동이 함께 하는 활동을 제공해 친밀감과 가족 응집력을 높입니다. 2017년 하반

기에는 친가정이 아동을 스스로 양육할 수 있는 능력과 사회적인 자립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 세이브더칠드런은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를 비롯하여 부산·전북·충북·대구가정위탁지원센터 총 5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서 아동 1만 2,907명이 위탁가정 1만 183곳에서 자라고 있으며, 이 중 2,428명은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지원받고 있습니다.



  김하윤(커뮤니케이션부)  취재협조 충북가정위탁지원센터  자료제공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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