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현장에서] 필리핀 마라위 사태 3개월…“교실이 부족해요”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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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라위 사태 3개월…“교실이 부족해요”



환태평양 조산대 ‘불의 고리’에 위치한 필리핀은 태풍이나 지진이 오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합니다. 수년간 태풍과 지진 같은 재난을 겪고 또 대비하며, 재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기상 모니터링 시스템과 재난 경보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고 피난 계획도 세워져 있습니다.


그러나 건물들이 불타오르고, 사람들은 납치되고, 주거지에 끝없이 총격전 소리가 들리는 상황은 미처 대비하지 못했습니다. 네, 도시 전역이 재난 지역이 되어버린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 있는 마라위 얘기입니다. 지난 5월 23일 마라위에서 반정부 무장단체와 정부군이 대립하며 분쟁이 시작됐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3개월째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마라위. 건물이 불타고, 총소리가 들리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마라위 아이들과 가족들에게는 현실이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집 위로 헬리콥터가 날아가고 멀리서는 폭탄과 총소리가 주기적으로 들려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필리핀 마라위 지역에서 분쟁 초기부터 현장에서 사태에 대응해왔습니다. 마라위 주변 지역 학교에 임시교육공간 25곳을 열어 아이들이 계속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또한, 꼭 필요한 학용품이 들어 있는 키트 3,000개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필리핀 교육부와 함께 학생과 선생님들에게 심리·정서치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가족들이 황급히 집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지난 5월 분쟁이 발발한 후 마라위에서는 3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피난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척집에 신세를 지거나 비좁은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가족들이 집을 떠나고 석 달 동안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했습니다.


무장단체와 정부군 간 싸움이 발발하고 도시를 떠난 아동 약 6만명의 절반도 넘는 수가 학교에 다니지 못했습니다. 학교에 다시 다니게 된 아이들도 교복이나 책과 같은 수업을 듣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물품을 살 여유가 없습니다. 피난 온 아이들로 갑자기 늘어난 학생들로 교실은 기존 인원의 두 배 이상이 같이 수업을 듣고, 어떤 교실에는 학생 100명이 수업을 같이 듣기도 합니다.


한시라도 이 사태가 빨리 끝나길 바랍니다. 그러나 이 상황이 끝나더라도 어려운 시기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피난민들은 무장단체가 점령해 총알 세례가 퍼부어진 도시와 마주해야 합니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마라위 학교 최소 14곳이 부서졌거나 불탔습니다.


그 어떤 아동도 어린 시절을 전쟁으로 두려움에 떨며 교육도 받지 못한 채 보내선 안 됩니다. 고향에서 자유롭게 뛰어 놀고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며 지냈던 필리핀 아동들이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 안전하고 쾌적한 학교에서 공부하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필리핀 마라위 지역에서 분쟁 초기부터 현장에서 사태에 대응해왔습니다. 마라위 주변 지역 학교에 임시교육공간 25곳을 열어 아이들이 계속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또한, 꼭 필요한 학용품이 들어 있는 키트 3,000개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필리핀 교육부와 함께 학생과 선생님들에게 심리·정서치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제롬 발린턴 Jerome Balinton(세이브더칠드런 필리핀 인도적지원팀)
번역 및 정리 김도화(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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