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사랑의 매’ 썼다간 ‘매의 눈’에 걸립니다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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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 썼다간 '매의 눈'에 걸립니다

-체벌 미화 표현 시민 제보 ‘매의 눈을 빌립니다’ 중간결산


 세이브더칠드런이 올해 초부터 ‘매의 눈’을 빌렸습니다. 매체에서 체벌을 미화하는 표현을 제보해달라고 시민의 힘을 빌렸습니다. 이제까지 TV, 신문, 온라인, 책자를 넘나들며 제보 27건이 접수됐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담당자도 발빠르게 움직였습니다. 항의 공문 보내고 재발 방지를 약속 받았습니다. ‘매의 눈’ 캠페인은 연말까지 계속 됩니다.



 지난 1월 6일 SBS <미운우리새끼>에서 가수 김건모 씨가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는데 자막이 뜹니다.  “매를 통해 전해진 엄마의 사랑”. 시청자 김민희 씨 ‘매의 눈’에 걸렸습니다. 김민희 씨는 “예능이니 그냥 웃어 넘길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체벌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다”고 제보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담당자는 SBS 심의팀에 체벌 표현을 주의해달라고 공문을 보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 요청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는 “유사한 내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해나가겠다”고 답했습니다. 


 “탈락한 사람 사랑의 매 한번 갑니까?” 이런 자막을 띄운 JTBC <아는 형님>도 걸렸습니다. MBC <라디오스타>도 가수 양희은 씨가 고등학생 조카를 체벌한 경험을 이야기할 때 “음주 적발 후 분노의 스매싱”이라며 우스개 자막을 내보냈습니다. 


 정치권도 ‘매의 눈’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지역 민심’을 “자식 잘 되라고 회초리를 든 어머니”에 비유했습니다. 원유철 의원도 자유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비판을 ‘부모의 회초리’에 빗댔습니다. 또 지난 8월 23일엔 천정배 의원이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 당대표 출마를 비판하며 ‘사랑의 회초리’를 언급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각 당 의원실에 모두 주의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회초리를 쳐보니 여전히 ‘사랑의 매’가 뜹니다. 체벌 도구 판매, 제작 업체에 공문 발송하고 반려동물 체벌용 도구에 대응하려고 동물자유연대에 협조 요청 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유투브 키즈 채널 두 곳을 아동학대로 지난 9월 13일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한 채널에서는 몰래 카메라 형식으로 강도 분장한 아빠를 보고 공포에 떨며 우는 아이 모습을 ‘눈물의 몰카성공’이란 자막과 함께 내보냈습니다. 엄마를 잡아가겠다고 겁을 주며 노래하고 춤추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또 다른 채널에서는 5살 아이가 아빠 지갑에서 돈을 훔쳐 뽑기를 하는 상황을 연출해 띄웠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을 차로 깔아뭉개거나 아이가 실제 자동차를 운전하는 모습을 연출한 장면도 방영했다가 언론에 문제로 다뤄지자 이 동영상들을 비공개로 바꿨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고발장에 “해당 유아 뿐 아니라 영상의 주시청자층인 유아와 어린이에게도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너무 깐깐한 거 아니냐고요? 아동복지법에 ‘아동의 보호자는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폭언 등 정신적 고통을 가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올해 연말까지 제보를 받아 ‘체벌 미화 사례 보고서’를 펴낼 예정입니다. 제보 https://goo.gl/s34Ht8-


 김소민(커뮤니케이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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