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아가 어디가 아프니…” 애타는 마음 달랩니다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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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어디가 아프니?"...애타는 마음 달랩니다

-검사 및 외래비 지원사업


 “까꿍까꿍, 루카야!” 엄마 루차(31)가 이름을 불러도 17개월 된 아기 루카는 돌아보지 않습니다. 눈을 맞추지도 않습니다. 어린이집 선생님도 “루카가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고 다른 친구들하고도 놀지 않는다”고 걱정했습니다. 귀가 안좋은 걸까? 발달에 문제가 있는 걸까? 검사를 받아 보고 싶어도 비용이 루차를 짓눌렀습니다.



페루 출신 루차는 페루에서 만난 한국 남자와 사랑에 빠져 21살이던 2007년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한국에 정이 들 때 즈음 결혼은 끝이 났습니다. 루차에겐 한국 국적 아들 둘이 곁에 남았습니다. 생활은 빠듯합니다. 한부모가정으로 정부에서 한 달에 80만원 지원 받았습니다. 루차가 동네 백반집에서 아르바이트로 한달에 10만원, 가방에 액세서리를 다는 부업으로 8만원 정도 법니다. 이 가운데 월세 30만원이 빠져나갑니다. 게다가 아기 루카가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정부 보조도 9월이면 공과금 지원 정도로 줄게 됩니다. 루차는 “마음은 급한데 돈 때문에 치료를 못한다고 생각하니 아기한테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때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상담 선생님이 “검사비, 진료비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며 세이브더칠드런 ‘검사 및 외래비 지원사업’ 협력병원인 한양대 구리병원에 연결해줬습니다. 이곳 의사도 “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내놨습니다. 아기 루카는 8월 마지막주부터 혈액검사, 한국베일리영유아발달검사, 영유아기질애착발달검사 등을 두루 받게 됐습니다. 건강보험이 있어도 39만원이 드는 검사들입니다. 루차는 “아기가 검사를 받는 걸 보려니 힘들지만 또 이제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있게 돼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습니다.



아기 루카 뿐만 아닙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전국 39개 협력병원에서 아동 223명이 이 사업으로 검사(124명)와 치료(99명)를 받았고 그 가운데 187명이 건강 상태가 나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임경숙 한양대 구리병원 의료사회복지사는 “아주 큰 병, 그것도 심해졌을 때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세이브더칠드런의 이 사업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큰 병을 막을 수 있게 돕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절차를 간소화해 신속하게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 점도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사무실에는 어느 주택가 주차장에서 발견된 아기 희영이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이 지원 사업으로 희영이는 구순구개열 수술을 받았습니다.


루카가 검사 받고 2주 뒤 '말하기 장애'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루카의 언어치료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엄마 루차는 이제 혼자가 아닙니다. “제가 바라는 건 딱 한 가지밖에 없어요. 아이들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는 거예요.”



세이브더칠드런은 ‘검사 및 외래비 지원사업’을 2007년 시작했습니다. 이제까지 3166명 아동이 혜택을 봤습니다. 첫해 3곳으로 시작한 협력병원은 올해 전국에 39곳으로 늘었습니다.


 김소민(커뮤니케이션부) | 사진 한양대 구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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