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사람들] “우리 아이들이 커서 알게 되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2017.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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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커서 알게 되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아이 셋 모두 나눔첫돌잔치, 선휴, 은휴, 민휴 가족 인터뷰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인 사랑스러운 아이와의 첫 만남, 아이의 첫 눈빛, 첫 웃음 그리고 첫돌. 세상의 모든 부모가 잊을 수 없는 순간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옛적부터 첫돌을 맞은 아이에게 밥그릇, 국그릇, 수저 한 벌을 마련해 조촐한 잔치를 베풀었고, 삶의 시작을 친지와 함께 축복했습니다. 소중한 내 아이의 돌잔치를 세상의 이웃과 나누기로 생각한 부부들이 있습니다. 이승호, 서효진 부부는 아이 셋의 첫돌을 모두 나눔첫돌잔치로 치뤘습니다. 셋째까지 참여한 가족은 이들이 처음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 나눔첫돌잔치는 대한민국 최초로 온라인 돌잔치를 하고 축하금을 기부하는 신개념 기부캠페인입니다. 2012년 36명의 아기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아기와 가족 489명, 친척과 지인 6,731명이 동참했습니다. “돌잡이는커녕 돌까지 살아가기도 힘든 아이들을
위해 함께 나누는 생일”이었습니다.
베풀 선 가질 휴(선휴), 은혜 은(은휴), 백성 민(민휴)의 한자를 써서 이들 셋 이름을 지었다는, 그래서 ‘먼저 베풀면 (나도) 은혜를 받고, 사람들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을 담았다는 이승호, 서효진 부부.


2013년 첫째 선휴의 이름으로 1,456만원의 나눔 축하금이 모여 아프리카 말리 등 저개발국 생명의 우물 만들기를 후원했고, 2015년 둘째 은휴 때는 니제르에 염소 20마리를 보냈고, 2017년 1월 셋째 민휴의 나눔첫돌잔치에선 책가방과 학용품 보내주기를 후원했습니다.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됐나요?
결혼 전 우연히 한 부부가 돌잔치 축하금을 기부했다는 뉴스를 보고 ‘우리도 저렇게 하자!’ 했죠. 첫째 선휴의 돌이 다가오자, 열심히 검색하다가 세이브더칠드런 나눔첫돌잔치를 찾았어요. 특히 방명록을 친지들이 쓸 수 있다는 거랑 프로그램이 좋았어요. 우리는 지인들이 직접 자신이 기부한다는 사실을 알길 바랐거든요. 무엇보다 필요한 곳에 제대로 기부가 전달되는지 수차례 검색해서 세이브더칠드런은 믿을 만하다, 판단해서 결심했어요.


소식 듣고 주변 가족과 친지 반응은?
종종 들었던 말이 있어요 ‘돌잔치 두 번은 못 하겠다.’ 부모는 부모대로 준비하랴 힘들고, 아이도 몸살 나고. 무엇보다 아이들은 그 정성 가득한 잔치를 기억 못하잖아요.
기억 못할 거라면 의미라도 남게 해주자. 기부돌잔치가 그 방법이라고 봤어요. 서운해하신 친척분들도 계세요. 돌잔치 하고 나중에 그걸로 기부하면 될 걸, 하고요. 그것도 맞지만 그분들은 기부 사실을 잘 모를 거고, 우리도 큰돈 생기면 과연 흔쾌히 기부할 수 있을까, 했어요. 잘한 거 같아요. (웃음) 사실 부끄러워요. 거액도 아니라서.


첫째 선휴는 우물 만들기, 둘째 은휴는 염소 보내기, 셋째 민휴는 학용품 보내기로 나눔하셨는데요. 이렇게 선택한 이유라도?
세이브더칠드런 나눔첫돌잔치 홈페이지에서 고르는데, 좋은 아이템이 너무 많은 거예요! 고민 많이 했어요. 그래서 선휴 때는 살아가면서 제일 중요한 게 물이니까 우물 하자, 은휴 때는 물 다음에 필요한 게 뭘까? 하다가 염소(식량과 자립), 막내 민휴 때는 먹고 살 수 있게 되면 교육받고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 생각했어요. 학용품 후원 아이템 보고 이거다! 했고요. 너무 아이템들이 마음에 들어요. (웃음)


세 아이 다 나눔첫돌잔치 한다는 건 정말 특별한 일이잖아요.
아이들이 다른 이들과 나누고 주변을 보는 경험을 바랐어요.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알게 됐을 때, 어떻게 느낄까?’ 너무 기대됐어요. 참, 나눔첫돌잔치 액자도 선물해주셨잖아요. 아이들한테 나중에 꼭 보여주고 싶어요. 너 이랬어, 너, 이름도 모르는 다른 아이들 조금 도왔어, 하면서요.



 아이 셋 모두 나눔첫돌잔치를 한 선휴, 은휴, 민휴 가족사진. 선휴, 민휴, 은휴. 모두 건강하게 자라다오! 


아이 키우기와 나눔이 닮은 점이 있다면?
특히 애 키우는 입장에서는 생명의 권리를 자주 생각해요.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일은 그래서 참 소중해요. 우리 부모가 우리를 키워주신 그 마음, 그 사랑만큼 우리도 그 몫을 아이와 세상에 다하는 거지요. 나눔은 작은 실천이 중요하고, 또 실천할 용기가 중요하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어요.


어떤 아이들로 키우고 싶은지, 또 어떤 세상을 보여주고 싶으신지?
남이 하는 건 다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지만 적어도 이기적인 사람으로는 자라지 않았으면 해요. 재물은 우리 것이 아니라 지금 내게 맡겨진 것이잖아요. 돈에 좌우되는 사람이 아니라, 이상과 더 큰 가치를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쓸 수 있는 사람, 겸손하게 세상에 나설 수 있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어요. 물론 쉽지는 않지만요. (웃음)


우리 후원자님들도 3, 40대가 많아요.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우리 같은 젊은 부모들이 작은 사랑을 실천한다면, 사회도 변하고 아이들도 변하고, 또 그 아이들이 컸을 때 더 행복한 사회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세이브더칠드런에도 감사드려요. 더 좋은 활동으로 더 넓게 알려지길 바라요. 모르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처음 좋은 취지를 잘 지켜나가시면 좋겠어요. 좋은 인연 갖게 도와주셔서, 우리 가족이 오히려 고맙습니다.


나눔첫돌잔치 액자들을 기념품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크면 보여줄 소중한 선물입니다. 아프리카에 생명의 우물 만들기, 염소 보내기, 2017년 1월 셋째 민휴의 나눔첫돌잔치에선 학용품 보내주기를 후원했습니다.


평범한 인간의 삶은 때로 선의 하나만으로도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평범하고 연약한 인간이기에 기꺼이 사랑의 힘을 알아, 세상과 타인의 고통을 보듬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나눔첫돌잔치 같은 작은 사랑에 나선 모든 가족들의 힘이요, 아름다움입니다.


글  이선희(커뮤니케이션부) 



2012년 7월 아프리카에 빨간염소 보내기 캠페인에 410만 원을 후원한 정원이(김익현, 김선정 부부)의 돌잔치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아기와 가족 489명, 지인 6,731명이 동참했습니다. 이 중 15가족은 둘째 아기까지 참여했으며, 아프리카에 염소 보내주기, 필수약품 5종
보내주기, 생명의 우물 만들기, 책가방과 학용품 보내주기, 비상식량 보내주기, 한생명을 살리는 의료비(국내의료비지원) 등을 후원했습니다. 사랑스러운 우리 나눔첫돌 아기들아, 모두 건강하게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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